서울·경기 일부 지역 집값 상승률 10% 이상 급등세 지속
정부, 토허제 연장 및 대상 확대 신중 검토 입장 유지
[뉴스토피아 정상원 기자]수도권 주요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지정 기한이 올해 12월31일 만료를 앞두고 연장 여부가 부동산 시장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정부는 지난해 10·15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수원장안·팔달·영통, 성남수정·중원·분당, 안양동안, 과천, 용인수지, 광명, 하남, 의왕)을 토허구역 및 규제지역으로 지정했다. 이들 지역에서 주택을 매입하려면 지자체 허가가 필요하며, 허가 후 4개월 이내 입주해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해당 조치는 주택시장 과열 방지를 목적으로 시행됐으며, 효력은 올해 말까지다.
토허구역 지정 이후에도 집값 상승세는 이어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셋째 주부터 이달 첫째 주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10.42% 상승했다. 성북구(16.51%), 서대문구(14.40%), 강서구(14.39%), 영등포구(13.55%), 관악구(13.49%) 등 중하위 지역이 상승을 주도했다. 경기 지역에서는 올해 들어 광명(16.70%), 수원 영통(16.19%), 성남 분당(16.01%), 용인 수지(15.56%)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반면 강남(-0.95%), 서초(0.81%), 과천(1.31%) 등은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신규 입주 물량 감소와 실거주 의무로 전세 매물까지 줄어들면서 임차 수요가 매매로 이동해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은 지난해 10월15일 2만4369건에서 이달 17일 2만996건으로 13.9% 감소했다. 올해 4월 초에는 1만5200건까지 줄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9.96% 상승했다.
토허제로 인해 갭투자 등 투기 수요는 억제됐으나, 임대차 시장 불안이 커지며 전세·월세·매매 가격이 모두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평가가 있다. 무주택자가 임대 중인 주택을 매수할 경우 실거주 의무를 갱신계약까지 유예하는 보완책이 도입됐지만, 효과는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일부 지역의 토허구역 해제가 전월세 시장에 숨통을 틔울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으나,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전월세 매물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입주물량 급감을 지목하며, 토허제가 집값 급등을 억제하는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7일 국정감사에서 토허제 시행으로 집값 상승이 일정 수준에 머물렀다고 언급했다.
반면, 토허구역 해제 시 억눌렸던 수요가 급증해 집값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지난해 2월 서울시가 잠실·삼성·대치·청담동의 토허구역을 해제했을 당시 가격이 급등했고, 매수세가 마포·용산·성동구 등으로 확산됐다. 이에 서울시는 35일 만에 강남3구와 용산구 전체를 토허구역으로 재지정했다.
최근 화성시 병점구, 수원시 권선구, 부천시 원미구, 안양시 만안구, 군포시 등 경기 남부 비규제지역에서 집값이 주간 0.5% 이상 오르는 등 상승세가 뚜렷해 이들 지역의 추가 지정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특정 시·도의 집값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1.3배를 넘으면 조정대상지역, 1.5배를 넘으면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검토할 수 있으나, 토허구역은 정량적 기준 없이 투기 우려에 따라 지정한다.
이전에도 규제지역 지정 후 매수세가 인근 비규제지역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바 있다. 서울과 경기 12곳이 토허구역으로 묶인 후 화성 동탄 등 인접 지역으로 매수세가 옮겨갔고, 지난 7월에는 동탄·구리·기흥이 추가로 포함됐다. 그럼에도 인근 비규제지역에서는 신고가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토허제 연장과 대상 지역 확대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홍지선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토허제 연장 및 지역 확대에 대해 주택가격 상승률, 청약 경쟁률 등 다양한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