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주요 지역 전세 수요 급증하며 가격 동반 상승
세제 강화와 입주 물량 감소가 전세난 심화 요인
[뉴스토피아 정인옥 기자]서울 아파트 전세난이 경기권으로 확산되면서, 경기 주요 지역의 전셋값 상승과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KB부동산 7월 전국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7억458만원으로 1년 전 대비 8.49% 상승해 처음으로 7억원을 돌파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 기준 2만800건으로 1년 전보다 10.4% 감소했다.
서울 내 전세 매물 감소 폭은 자치구별로 차이를 보였다. 중랑구가 81.3%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고, 금천구(-69.5%), 동대문구(-65.6%), 도봉구(-63.8%), 노원구(-63.0%) 순이었다. 서울 전체 전세 매물의 약 66%가 강남3구에 집중돼 중저가 전세를 찾는 실수요자들의 전세품귀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서울을 떠난 전세 수요가 경기 광명, 화성 동탄, 수원 영통, 안양 동안, 용인 기흥 등으로 몰리고 있다. 이로 인해 광명과 동탄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들어 8% 넘게 오르는 등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비 전셋값 상승률 상위 10개 지역 중 절반이 경기 지역이었다. 서울 성북구가 8.21%로 가장 높았고, 경기 광명시(8.11%), 화성시 동탄구(8.03%), 수원시 영통구(6.82%), 안양시 동안구(6.73%), 용인시 기흥구(6.21%) 등이 뒤를 이었다.
전세 매물 부족이 심화되면서, 경기권 일부 단지에서는 집을 직접 확인하지 않고 계약금부터 거는 '노룩(No Look) 계약'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래미안안양메가트리아' 단지 내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최근에는 매물이 나오면 직접 집을 보기도 전에 계약금을 먼저 넣겠다는 세입자들이 많아졌다"며, "전셋집 구하기가 워낙 어려워 마음에 드는 매물이 나오면 일단 계약부터 서두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액을 9억원으로 낮추고,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축소하는 등 세 부담을 강화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세입자를 내보내고 직접 거주하거나 주택을 처분하려는 집주인이 늘면 전월세 매물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또한,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 3만2370가구에서 올해 1만7210가구로 줄었고, 내년에는 1만3019가구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비거주 1주택자가 전월세로 공급하던 물량이 줄어들 경우 임차인들은 상대적으로 주거비 부담이 낮은 경기 지역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며, "집주인들도 늘어난 보유세 부담을 임대료에 반영할 가능성이 있어 서울에서 시작된 전세난이 경기권으로 번지면서 주요 지역의 전셋값을 추가로 밀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