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에도 특수교육·다문화 학생 수는 크게 증가
교육재정 축소 우려 속 교육계, 안정적 재정 확보 촉구
[뉴스토피아 정인옥 기자]정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 개편과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교육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는 55년간 유지된 내국세-교부금 자동 연동제를 폐지하고,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해 추가 세수분을 초중등 교육에 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1972년 도입된 내국세-교부금 연동제는 2001년 13.0%에서 2020년 이후 20.79%로 상승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개편이 이뤄질 경우 내국세 연동제가 폐지되고, 최근 3개년 평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을 35% 수준 반영하는 새로운 산식이 도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도 국세 수입이 500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내국세 비중을 90%로 가정하면 내국세는 45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개편 전 교부금은 100조원에 육박하나, 개편 후에는 약 20조원이 줄어든 80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내년 미래대응기금은 반도체 기업 실적에 따른 법인세수 증가와 교부금 개편으로 확보되는 재원이 더해져 100조원을 넘길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교육부는 내국세 연동제가 폐지되더라도 현행 연동률에 준하는 교육재정을 법률로 보장하고, 미래대응기금을 초중등 교육에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반면 기획처는 기금을 영유아, 고등·평생교육, 인공지능(AI) 및 첨단 분야 인재 양성 등에 사용해야 한다는 방침을 고수해왔으나, 교육계 반발이 커지자 교육부 입장을 일부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354개 교육단체로 구성된 '긴급행동' 대표 10여명은 20일 오후 청와대를 방문해 교부금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긴급행동은 청와대 방문 전 내국세 연동제 폐지 방침이 알려지자, 전날 성명을 통해 의견 수렴 전에 결론부터 정한 교부금 개편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재정당국은 학령인구 감소를 내국세-교부금 연동제 폐지의 주요 근거로 들고 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최근 10년간 학령인구가 175만명 줄어드는 동안 교육교부금은 40조원, 78% 증가했다며, 한정된 국가 재원의 효율적 배분 책임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교육계는 학령인구는 줄었지만 특수교육과 다문화 학생 등 공교육 수요는 오히려 늘고 있다며, 안정적 교부금 확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특수교육 대상자는 2015년 8만8067명에서 2025년 12만735명으로 10년간 약 37% 증가했고, 다문화 학생은 10년 전 8만2536명에서 지난해 20만2208명으로 145% 늘었다.
교부금에서 인건비 비중이 크기 때문에 교부금이 감소하면 다른 사업비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전국 시도교육청 교육비 특별회계 총세출은 93조708억원이며, 이 중 인건비가 58조5047억원으로 총세출의 63%를 차지한다. 학교 운영비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4223억원이었던 학교 전기요금은 2024년 7260억원으로 72% 증가했다.
송수연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학생 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교육 수요는 더 다양하고 복잡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초학력 지원, 정서·행동 위기학생 지원, 학교 안전, AI·디지털 교육, 고교학점제 등 새로운 교육정책에 필요한 투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원, 학부모 등 교육 관련 시민단체 354곳이 모인 긴급행동은 21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