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계좌 이용률 저소득 청년은 3.1%에 불과
세액공제율 인상, 노후자산 형성 지원 목적
[뉴스토피아 정상원 기자]정부가 청년층의 노후자산 형성을 위해 연금계좌 세액공제율 인상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추가 감세 혜택의 대부분이 소득 상위 10% 청년에게 돌아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추가 감세액의 99% 이상이 고소득 청년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재정패널 데이터를 바탕으로 15~34세 근로소득자 2029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총급여 5500만원을 초과하는 청년은 전체의 10.3%로 집계됐다. 이 집단의 연금계좌 활용률은 33.9%로, 총급여 5500만원 이하 청년의 3.1%와 비교해 약 1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낮은 청년은 연금계좌 자체를 이용하는 비율이 낮아 세액공제율 인상에 따른 실질적 혜택을 받기 어려운 구조다.
연금계좌 세액공제는 연금저축이나 개인형퇴직연금(IRP) 등에 납입한 금액의 일정 비율을 산출세액에서 직접 차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연금저축은 연간 600만원, IRP 등과 합산한 전체 연금계좌는 900만원까지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된다. 현행 제도에서는 총급여 5500만원 이하 근로자에게 15%, 초과 근로자에게는 12%의 세액공제율이 적용된다. 정부가 내놓은 개편안은 청년층에 한해 총급여가 5500만원을 넘더라도 15%의 공제율을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해당 청년의 세액공제율이 기존보다 3%포인트 높아진다.
재정패널에서 실제로 연금계좌 세액공제를 받은 청년을 대상으로 개편안을 적용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추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청년은 약 18만8000명으로 전체 청년 근로소득자의 3.5%에 해당했다. 이 중에서도 총급여 5500만원을 초과하는 청년 가운데 약 34.0%만이 추가 혜택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금계좌에 납입하지 않은 청년의 경우 공제율이 올라도 즉각적인 추가 혜택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청년 근로소득자를 소득별 10개 분위로 나누어 보면, 추가 수혜자의 97.6%가 소득 상위 10%에 해당하는 10분위에 집중됐다. 전체 추가 감세액 중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99.1%로 집계됐다. 이는 개편 대상이 총급여 5500만원 초과 청년으로 한정된 영향이 크다. 실제로 총급여 5500만~7000만원 구간 청년 중 추가 수혜자는 21.3%였으나, 7000만~9000만원 구간은 52.2%, 9000만원을 넘는 청년은 54.3%로 소득이 높을수록 연금계좌를 활용해 세액공제를 받고 있는 비율이 높았다.
이번 개편에 따라 연간 추가 감세액은 약 231억원으로 추정됐다. 수혜자 1인당 평균 추가 세액공제액은 12만3000원, 중위값은 10만8000원으로 나타났다. 연금계좌 세액공제 한도인 900만원을 모두 납입한 경우, 공제율 3%포인트 인상으로 최대 27만원까지 추가 공제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처럼 최대 금액을 받는 청년은 전체 수혜자의 5.4%에 불과했다.
정부가 세액공제율 인상을 추진하는 목적은 청년층의 연금계좌 가입과 납입을 촉진해 장기적인 노후자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분석 결과, 연금계좌 이용률 자체에 이미 소득에 따른 격차가 커서 공제율만 인상할 경우 당장의 세제 혜택이 고소득 청년에 집중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이번 분석은 재정패널에서 파악된 소득과 연금계좌 이용, 세액공제 현황이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 이뤄진 모의 결과다. 제도 개편 이후 연금계좌 신규 가입이나 납입액 증가 등 행동 변화는 반영되지 않아 실제 수혜자 규모와 세수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