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안, 비거주자 공제 축소로 전월세 시장 불안 우려 제기
국민 의견 반영해 세제개편안 보완 작업 다음달 국회 제출 예정
[뉴스토피아 정상원 기자]정부가 비거주 1세대 1주택자의 실거주 인정 예외 사유에 육아와 가족 돌봄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최근 세제개편안 보완 과정에서 비거주 1주택자가 직장 발령, 자녀 교육, 육아, 부모 봉양, 임대차계약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실제 거주하지 못하는 경우를 예외로 인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는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비거주 사유에 대한 국민 반발과 세 부담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이어진 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3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는 기존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되지만, 비거주 1주택자는 9억원으로 하향 조정된다. 이 안이 확정될 경우 공시가격 20억원 주택 기준으로 거주 1주택자는 기본공제 후 과세 대상이 6억원으로 줄지만, 비거주 1주택자는 11억원으로 늘어난다.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불가피하게 비거주자가 된 사정까지 반영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직장 발령, 자녀 교육, 가족 돌봄, 임대차계약, 재건축·재개발 등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거주하지 못하는 경우까지 일괄적으로 세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비거주 1주택자의 향후 실제 거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며, 정책 설계 단계에서 다양한 불가피한 사정을 충분히 검토해 예외 규정을 마련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에서 4일부터 진행 중인 종합부동산세 관련 입법예고에는 비거주 1주택자의 거주 인정 요건을 완화해 달라는 의견이 다수 제출됐다. 공무원 발령, 장애 자녀 교육, 부모 봉양 등으로 거주하지 못하는 경우 실거주로 인정해달라는 요구가 대표적이었다. 육아나 가족 돌봄, 리모델링 등 불가피하게 집을 비우는 상황 역시 거주기간으로 인정해달라는 의견도 많았다.
비거주자에 대한 세 부담 강화가 전월세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장기보유특별공제와 종합부동산세 혜택을 받기 위해 집주인이 기존 임차인을 내보내고 직접 입주하는 사례가 늘면 전세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집주인이 실제 거주를 이유로 계약 갱신을 거절할 수 있어 세입자 주거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날 오전 11시10분 기준으로 종합부동산세 입법예고에 5786건의 국민 의견이 접수됐으며, 소득세법(2700건)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646건)까지 포함하면 9일 만에 9000건 이상의 의견이 모였다.
여당에서도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과도한 세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서 이번 세제 개편안이 전월세와 매매 가격을 모두 올려 주거 안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남근 민주당 의원도 언론 인터뷰에서 일시적 비거주에 대해 폭넓은 인정을 논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최근 당정 협의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실거주 인정 예외 사유에 육아를 포함하는 방안을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입자가 있어 즉시 입주가 어렵거나 재건축 등으로 실제 거주가 불가능한 경우 예외 인정 기간을 늘리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임대사업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 특례 축소 역시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민주당은 주택시장 안정화 태스크포스 회의에서 불가피한 비거주 사유를 폭넓게 인정하는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입법예고 기간 제기된 국민 의견과 국회 논의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며, 비거주 1주택자의 실거주 인정 요건 등 다양한 보완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주식시장 관련 세제도 조정하고 있다.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생산적금융 ISA' 신설과 함께 기존 일반 ISA의 납입한도 이월 폐지, 계약기간 5년 제한이 포함됐으나, 투자자 반발로 기존 혜택 유지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또한 '주가 누르기 방지법'에 대해 납세자 소명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돼, 정부는 전문가 토론 등을 거쳐 평가 기준과 적용 대상을 보완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