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법 개정안 9월 제출 예정, ISA 및 주가 평가 기준 추가 논의 진행
[뉴스토피아 남희영 기자]정부가 일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계약기간 제한과 납입한도 이월 폐지 방안을 철회하는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해당 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지시한 데 이어 여당이 기존 ISA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재정경제부는 일반 ISA의 계약기간을 최대 5년으로 제한하고, 연간 2000만원인 납입한도의 미사용분 이월을 폐지하는 세제개편안을 기존 수준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개편안에는 생산적금융 ISA 신설과 함께 일반 ISA의 계약기간 제한, 납입한도 이월 폐지 등이 포함됐다.
이후 투자자들은 장기간 자산 운용에 따른 복리 효과 감소와 소득이 불규칙한 가입자의 납입 선택권 제한에 대해 반발했다. 정부는 과세 형평성 제고와 적립식 투자 유도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으나 논란이 이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일 관련 보고를 받은 뒤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으며, 준비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 지도부도 기존 ISA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9일 기존 ISA를 건드릴 필요가 없으며, 생산적금융 ISA 도입은 선택적으로 추진하면 된다고 밝혔다.
국회에 발의된 6건의 ISA 관련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역시 납입한도 이월과 계약기간 연장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5년 계약기간 제한과 납입한도 이월 폐지가 원안대로 추진될 가능성은 낮아졌다. 다만, 현행 제도를 그대로 유지할지, 계약기간 연장 시 소득 요건 확인 등 추가 장치를 마련할지는 논의가 필요하다.
생산적금융 ISA의 투자 대상 확대와 납입한도 이월 허용 여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재경부 관계자는 ISA 한도이월과 만기연장 관련 내용을 개편안 이전으로 두는 방안도 검토 중이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상속·증여세 절감을 위한 '주가 누르기' 방지책의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 평가 기준을 강화하는 방향도 논의하고 있다. 정부안은 최근 13개 반기 중 12개 반기 이상 PBR이 코스피 업종별 하위 25% 또는 코스닥 하위 10%인 기업을 주가 누르기 의심 대상으로 분류한다. 해당 기업이 판정되면 상속·증여재산 평가 시 현행 평가액의 1.3배와 과거 장기 평균주가 등을 비교해 가장 높은 금액을 적용한다.
그러나 장기 저PBR 기업의 경우 과거 평균주가도 낮아 대주주의 주가 관리 유인이 부족하고, 일부 반기의 PBR만 높여도 요건을 피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래에셋증권 분석에 따르면 정부안의 요건을 충족하는 코스피 상장사는 80개사, 이소영 의원안의 적용 대상은 505개사로 나타났다. 시가총액도 정부안은 48조원, 의원안은 506조원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주가 누르기 방지책이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며 재검토를 주문했다. 한정애 정책위의장도 도입 취지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재경부에 전달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장기 저PBR 선별 기준을 완화하거나, 순자산가치와 연동한 평가하한 도입, 경영난 기업에 대한 예외 규정 마련 등을 논의 중이다.
여당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은 적용 기준과 평가하한을 법률에 직접 규정하고 있다. 이소영 의원안은 최대주주가 보유한 상장주식의 시가가 순자산가치의 80% 미만이면 비상장주식 평가방식을 적용하고, 평가액이 순자산가치의 80%보다 낮아질 수 없도록 했다. 이훈기 의원안도 순자산가치의 80%를 평가하한으로 설정하고, 상장 자회사와 손자회사부터 단계적으로 평가해 모회사 주식가치에 반영하는 내용을 담았다. 자본잠식, 회생절차 등 불가피하게 주가가 하락한 기업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최대주주 주식에 대한 20% 할증평가 폐지, 상장주식 물납 허용 등도 포함됐다. 재경부는 비상장주식 평가방식을 상장사에 일률 적용할 경우 실무 부담과 시장 신인도 저하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세법 개정안을 20일까지 입법예고하고, 이후 의견을 반영해 수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27일 차관회의, 다음달 1일 국무회의를 거쳐 9월 3일 이전 국회에 제출된다. 국회에서는 재정경제기획위원회와 조세소위원회 심사를 받게 되며, ISA 계약기간·납입한도 이월·주가 누르기 적용 대상과 평가하한 등은 이후 과정에서 다시 조정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