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내미세요! 손을 잡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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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대윤 기자
  • 승인 2017.03.02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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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孤獨死)’…결코 노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뉴스토피아 = 정대윤 기자] 최근 급격히 늘어난 고령화와 가족 해체 현상으로 ‘1인 가구’도 급증하고 있다. 혼자가 되면서 ‘고독사’의 위험에 노출되는 이들도 늘고 있다. 또한 ‘독거(獨居)’로 인한 외로움 못지않게 가정불화나 무관심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웃, 가족과의 관계가 단절되면서 외부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외롭게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 삭막한 인간 관계와 치열한 생존 경쟁에 우리 모두가 점점외로워지고 있다. 이제 ‘고독사’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행정 지원이 필요한 사회적 문제이다. 또한 독거인의 스스로의 적극적인 인식전환 역시 필요하다. 주변에 도움의 손을 당당히 내밀고, 그 손을 언제든 잡아줄 수 있는 우리 모두의 노력과 변화가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고독사, 전체 70% 이상이 65세 미만
최근 65세 미만의 청장년층의 ‘고독사’가 전체 대비 7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과거 노인층에서 주로 발생했던 ‘고독사’가 최근에는 청장년층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지난 달서구 상인동의 한 아파트에서 김모(55) 씨가 숨져있는 것을 김씨의 아들(29)이 발견했다. 숨진 지 5개월 정도로 추정되는 김씨는발견당시 백골상태였다. 앞서 1일에도 한원룸에서 이씨(68)가 숨진 지 60여일이 지나서야 발견된 바 있다. 이씨는 10년전 이혼 후 자녀들과 연락없이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 사회적 관심이 노인과 여성에 대한 권익보호에 집중된데 비해 상대적으로 40~50대 남성들은 국가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123rf

또한 지난서울 관악구의 한 고시원에서 혼자 살던 29살 황모(여, 언어 치료사) 씨가 숨진 지 보름여 만에 발견됐다. 건물 관리인이 월세를 받으러 갔다가 인기척이 없자 문을 열고 들어가 발견하게 된 것이다. 황 씨는 최근 일이없어 생활고에 시달려 월세는 두 달치가 밀렸고, 휴대전화도 정지 상태였다. 광진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기초생활수급자인 민씨(61)가 보일러 비용을 아끼기 위해 전기장판을 틀고 한겨울을 버티려다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서울 용산에서는 아내가 집을 나간 뒤 혼자 폐지를 주워 생계를이어가던 맹씨(52)가 숨진 지 보름 이상 지나서야 발견된 일도 있었다. 모두 지단 달에일어난 일들이다.

‘1인 가구’ 급증…40~50대 위험한 중년男
고독사의 증가는 ‘1인 가구’의 증가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어 보인다. 고독사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부족한 실정이지만 무연고 사망자 통계를 통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확인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무연고사망자는 총 2천 279명으로 2011년 682명,2012년 719명, 2013년 878명에서 지난해에는 1008명으로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는 무려 15%가량이나 증가했다.

보건복지부 무연고 사망자 통계에 따르면40대 이하의 무연고 사망자수도 2013년도에 비해서 2014년도에 약 60%, 59.82%로 대폭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연령대별 비율은 40대가 18.6%, 50대가 27.8%, 60대가 24.5%, 70세 이상이 20.3%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65세 미만의 청장년층 고독사가 전체 대비 7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청장년 고독사가 급증하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우리나라 고독사의50%이상이 40~50대이며, 그중 남성이 8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창 일할 나이인 40~50대 남성들이 외롭고 쓸쓸하게 생을 마감한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사회적 관심이 노인과 여성에 대한 권익보호에 집중된데 비해 상대적으로 중년 남성들은 국가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여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고독사의 충격적인 사례를 가까이서 지켜보는 한 유품정리 업체 직원은 “사고를 당하고 나서야 친·인척들이라는 사람들이 나타나 보증금을 찾아가는 씁쓸한 현실을 지켜보면서 고인의 외로움이 더 절실히느껴진다”고 말했다.

아동·노인학대,가족의 곁에서 맞는 ‘고독사’될 수도
가족이 없거나있더라도 왕래가 없어홀로 외로이 지내다가 쓸쓸히죽음을 맞이하는 ‘고독사’. 가족과 함께 살고 있더라도 없는 것만 못한 상황도 있다. 지난해 게임 중독 아버지에게 학대당한 11살 A양이 집에서 탈출해 한 슈퍼마켓에서 과자를 집어 먹다 발견된 사건이 있었다. A양은 아버지와 동거녀에게 폭행과 감금 등 오랜 시간 학대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 우리나라 10대 청소년들의 사망 원인 중 1위는 자살이다ⓒ영화 ‘우아한 거짓말’ 스틸컷

A양은 학교도 가지 않은 상태였지만 학교에서는 자치단체에 통보만 했으며, 자치단체는 거주지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방치했다. A양이 탈출하기 전까지 이웃조차도 학대 사실은커녕 아이가 있다는 것도몰랐다고 했다. A양의 아버지처럼 게임중독에 빠져 자신의 3살짜리 아들을 살해하고, 부부가 PC방에서 게임을 하느라 백일 남짓된 아기를 굶겨 죽인 ‘인면수심(人面獸心)’의 사건도 있었다.

심각한 사회문제인 ‘노인학대’도역시 증가 추세다. 2014년에발생한 노인학대 사건만도 5772건에 달한다. 아동학대와 마찬가지로 노인학대의 80%이상이 가정 내에서 이뤄지고있다. 그런데 피해를 당한 부모는 명백한 범죄행위를 저지르는 자신의 자녀에게 피해를 줄까봐 신고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요양시설이나 복지시설 내에서도 보호자 또는 본인의 동의를 얻었다는 이유로 인권 침해가 자행되거나 강금·방치되는 사례가해마다 들려온다.

우리시대 청소년들의 자살과 왕따 문제를다루며 그 때문에 야기되는 심각한 사회 문제를 지적하는 메시지를 담은 작품 ‘우아한거짓말’은 현재 학교의 현실과 ‘요즘의 청소년들은 어른을 능가하는 깊은 사려를 지녔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자신의 부모를 실망시키거나 걱정 끼치기 싫어서, 혹은 후
한이 두려워서 등의 여러 가지 생각에 사로잡혀 설움과 감정도 억누르며 자신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묵언해 버리는 반면, 온몸으로 자신의 어려움을 드러내는 아이들의 입장을 잘 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부모들은 그런 아이들이 그저 ‘사춘기라서...’라고 인식해버리는 것 또한 사회적 문제라
는 것을 시사한다. 우리나라 10대 청소년들의 사망 원인 중 1위가 ‘자살’이라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 사회가 이러한 아동·노인학대, 무관심 등의 심각성을 깨닫고 주변의 이웃을 살펴야 하며, 또한 이를 발견하는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우리의 작은 관심이 ‘한 생명’을 구할 수도 있다.

韓, 인구 8명 중 1명 ‘노인’, 5명 중 1명 ‘독거노인’
통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독거노인이 2015년 138만명으로 노인 5명 중 1명이 독거노인이다. 이는 2000년 54만명과 비교하면 2.5배 이상 늘어난 수치이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의하면 독거노인은 2020년 174만5,000명(21.6%), 2030년 282만명(22.2%), 2035년에는 343만명(23.2%)으로 급증할 것으로추정된다.

올해 광복 70년을 맞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인구는 광복 후 2.4배로 증가해 4799만 명으로 집계됐다.(2010년 기준) 아시아 국가 중에서 13번째, 세계에서 26번째다. 유소년(0~14세) 인구 비중이 급격하게 낮아진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두 배 이상 늘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추계인구는 2030년 5216만 명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2060년에는 4396만 명이 될것으로 예상된다. 무려 820만 명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 고령자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는 656만9000명으로 10년 전인 2005년(436만5000명)보다 220만 4000명 증가했다.또한 고령자의 사망원인 1위는 암으로,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10만명 당 827.4명이 암으로 사망했다. 심장질환, 뇌혈관 질환, 폐렴도 고령자의 주요 사망원인이었다. 그리고 65세 이상 고령자의 자살에 의한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55.5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80세 이상의 자살 사망률이 인구 10만명당 78.6명으로 가장 높았다. 남자의 자살률은 여자보다 2.7배 높았다.

지난 10월 청담동 20억 아파트를 소유한 70대 노인의 쓸쓸한 고독사의 배경도 가족들과의 교류단절이었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가정불화로 인해 최근 가족과 왕래가 없었던 노인은 혼자 샤워 중 심장 쪽에 이상이온 것으로 전해진다.
 

▲ 몸이 쇠약한 만 75세 이상 ‘후기 노인’은 아픈 곳이 늘어나는 반면 안정된 소득원이 없어 더 쉽게 빈곤의 늪빠에지 는 게 현실이다ⓒ123rf

일본, ‘고독사 대비보험’ 출시, 세입자 죽음 뒷수습
가까운 일본의 경우 우리보다 먼저 ‘고독사’에 관심을 기울였다. 최근 일본에서는 ‘현대판 고려장’이라 불리는 ‘고독사’를 대비한 보험이 출시됐다. 혼자 사는 노인을 세입자로둔 집주인이 드는 보험으로 가족과 연락이안 되는 고독사 노인의 뒷수습을 위한 보험이다. 보험사는 시신 처리와 집안 청소·유품 정리를 대신 맡는다.

집주인을 대상으로 가족이나 친척이 없는 입주자가 사망할 경우 발생하는 손실을 보상해주는 ‘고독사 특화 상품’을 내놨다. 이는 고독사로 인한 주택 개보수 비용과 세입자의 죽음으로 예상되는 임대료 감소분을 보장해주고, 임대료월 60만원을 보장해주며 보험기간은 2년이다. 보험료는 방 1개당 월 2000원선으로 비교적 저렴해 도교해상측은 연간 약 4만 건이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미
쓰이스미모토해상화재보험, AIR소액단기보험, 에이스손해보험 등의 보험회사들은‘집주인 안심보험’을, 부동산 투자회사 시노켄그룹도 ‘고독사 원상회복 비용보험’을내놨다.

일본의 고령화는 갈수록 심화되고 세입자의 고독사에 대한 임대주택 주인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실정을 반영한‘고독사 대비 보험’은 출시됨과 동시에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고독사가 늘어나면서 이를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일본에서 먼저 생겨난 고독사 유품정리업체. 우리나라도 빠른 속도로 고령화와 1인 가구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이제 곧 우리나라에도 ‘고독사 대비 보험’이 출시될까? 이미 사망보장 없이 보험료가 저렴한 실손의료보험이나 간병비를 보장해주는 간병보험이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한 보험으로 준비되고있다. 고령화 시대로 ‘나홀로’ 삶이 길어지면서 ‘1인 가구’들의 노후 대책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외롭고 쓸쓸한 ‘고독’, 사람이 해결책
그나마 질병이나 빈곤은 사회적 제도로 어느 정도 문제해결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바로 ‘외로움’이다. 세상에 홀로 떨어져 있는 듯이 매우외롭고 쓸쓸한 ‘고독’은 ‘사람’만이 해결할수 있는 문제이다. ‘고독사’는 사회와 단절된 채 살아가는 ‘1인 가구’에 대한 대책이 시급함을 말해준다. 영국 버밍엄대 재닛 로드박사에 따르면 배우자와의 사별 후 느끼는 상심은 면역체계를 약화시켜 심할 경우 본인의 건강도 악화될 수 있다. 특히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 등 이후 친구나 이웃 등 다른 사람의 처지와 비교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우울한 감정을 억제
하기보다는 누군가에게 말하거나 혼자 집에 있는 것을 피하고 지속적으로 만날 수 있는 모임에 참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최근 고독사가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노인들의 고독사 방지를 위해 외부와 단절될 생활을 하는 노인들끼리 친구를 맺어주거나 모임을 갖도록 지원해주는 지자체도 있다. 또한 독신이나 싱글인 노인들에게 이성친구 만남을 주선해 재혼이나 결혼으로 이어지도록 유도하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 될수 있다. 홀로 남은 여생을 보내는 것보다 애정을 주고받고 고독을 느끼지 않도록 짝을 찾아주는 것이다. 최근 황혼이혼이 늘어나면서 이를 주선하는 업체들도 늘어났다. 그러나 무엇보다 고독사는 위급한 상황에 도움을 받지 못해 죽음으로 이르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변에서의 꾸준한 관심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실제로 서울의 한 교회에서는 혼자 사는 노인의 집 앞에 매일 우유 1개씩을 배달해 우유가 2개 이상 쌓여 있으면 문제가 발생한것으로 판단해 배달부가 즉시 신고하는 시스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독거노인의 고독사를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되고 있다.

건강 악화와 無소득,벼랑 끝에 선 ‘후기 노인’
만 75세 이상인 사람 10명 중 6명이 ‘빈곤한상태’에 놓여 있다는 통계는 국내 노인복지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 준다. 몸이 쇠약한만 75세 이상 ‘후기 노인’은 아픈 곳이 늘어나는 반면 안정된 소득원이 없어 더 쉽게 빈곤의 늪에 빠지는 게 현실이다. ‘후기 노인’은 75세 이상의 노인을 뜻한다. 65세 이상을모두 ‘노인’으로 묶어 계산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선진국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등에서는 노인 빈곤율 등 통계를 전·후기로 구분해 산출한다. 평균수명 증가로 과거보다 노인계층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고 이를 통해 보다 밀도 있는 분석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전기노인(65~74세)은 여전히 건강을 바탕으로 직접 돈을 버는 경우가 비교적 많은 반면 후기노인은 건강 악화 등으로 연금에만의존하는 비율이 높아진다. 후기노인 인구는 지난해 286만 1673명으로 전기노인(438만 2900명)의 3분의2 수준이었지만 한 해 쓴진료비는 9조 8814억원으로 전기노인(9조
9419억원)과 거의 비슷했다.

국가로부터 받는 연금 등 공적이전소득이 전기노인의 경우 월평균 28만 2000원이었지만 후기노인은 26만 1000원이다. 1988년 도입된 국민연금제는 11년이 지난 1999년에야 전 국민 대상으로 확대됐기 때문에 현재의 후기 고령 노인은 가입할 틈이 없었다. 벼랑 끝에 내몰리다 보니 막다른 선택을 하
는 비율도 ‘후기노인’이 높다. 우리나라 노인(65세 이상)의 자살률은 10만명당 55.5명수준이지만 75~79세는 66.5명, 80세 이상은78.6명이었다.
 

▲ 전국적으로 독거노인이 2015년 138만명으로 노인 5명 중 1명이 독거노인이다ⓒ뉴시스

‘준비할 것 많은 100세 시대’라고 전해라~
최근 ‘백세인생’을 부른 가수 이애란이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이애란은 SBS 모프로그램에 출연해 “노래가 ‘백세인생’인데 가사에 150세까지 있다. 어떻게 된 것이냐?”라는 물음에 “2013년 발표 당시 원래 가사에는 100세까지만 있었다. 이후 작곡가가 요즘 고령화 장수시대에 맞춰서 150세까지는 살 수 있다고 해서 늘려주셨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100세 시대를 맞아 준비해야 할 것도 많아졌다. 2030년에는 ‘1인 가구’의 비율이 전체 가구의 3분의 1로 증가한다. 이제모두가 혼자 살 수 있는 능력을 키움과 동시에 ‘공동체 의식’으로 이웃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필요한 시대이다. 그런데도 전통적인 가족관계에 익숙한 부모들은 ‘알아서 잘 하겠지’라는 생각으로 아무런 법적 장치도 마련하지 않은 채 덜컥 자녀들에게 재산을 증여한다. 그러나 재산을 받은 뒤 태도가 돌변하는 자녀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최근 부모를 잘 모시는 조건으로 각서를 쓰고 부동산을 물려받은 아들이 ‘효도 계약’을 어겼으니 재산을 다시 돌려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04년 151건이었던 부양료 청구 소송은2014년 262건으로 10년 사이 두 배 가까이늘었다. 이젠 자녀들에게 한 푼이라도 더 물려주기 위해 빈곤한 노후를 보낼 것이 아니라, 문화생활·취미 활동을 즐기며 노후를 안정적으로 보내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 아무리 과학이 발달한들 몸이 다시 젊어질 수는 없다. 그러나 정신은 변화할 수 있다. 젊은 마음을 갖도록 만드것는은 실제로 젊어지는 요인일 가능성이 높다.ⓒ123rf

성인 우울증,역병보다 무서운 사망원인 될 것
세계보건기구는 2020년에 이르면 전 세계 성인 인구의 30%가 우울증의 영향을 받게 되면서, 두 번째로 높은 사망 원인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우울증이 역병으로자리 잡게 된다는 무서운 이야기이다. 삶의대한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하는 현실과 개인주의로 치닫는 문화 속에서 일상의 스트
레스와 문제 등을 혼자 감당해야하며, 가족이나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 결여는 깊은 유대관계를 맺지 못하게 되면서 우울증을 앓게 되는 요인이 점점 많아진다는 게 바로 그이유이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2011년부터 운영해 온 자살예방 긴급상담전화인 ‘SOS 생명의 전화’의 4년간 운영실적의 결과내용에 따르면 자살 충동을 느끼는 사람들의 고민거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대인관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말까지 모두 3천 679명에게서 상담 전화가 걸려
왔으며, 상담내용을 살펴보면 자살을 시도하는 이들이 가장 큰 고민거리로 털어놓은 주제는 대인관계(28.7%)였다. 대인관계 중에서는 이성교제가 614건(54.8%)으로 가장비중이 컸고, 친구관계(24.3%), 사회적응 문제(7.9%)도 주요 고민거리였으며, 대인관계 외에는 입시와 진로문제(25.1%)의 비중도 높았다. 고독·무력감(17.5%), 가족과의 갈등(14.8%)도 자살을 고민하게 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밝혀졌다. 이 중 경제적인 문제로 자살을 고민하는 이들의 비중도 8.1%였다.

현실, 보는 방식에 따른 인식의 결과,
‘언제나 바뀔 수 있는 것’

20년 가까이 ‘행복’에 관해 연구한 소냐 류보머스키 교수(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UCR 심리학과)의 연구결과에 따르면흔히 사람들이 원하는 좋은 인간관계, 직장에서의 좀 더 많은 권한과 자유, 더 나은 새직장, 좀 더 자상한 배우자, 아기의 탄생, 회춘, 공부를 잘하는 자녀, 질병이나 장애의
치유, 더 많은 시간,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알아내는 것 등은 인간을 더 행복하게 해주지 못한다. 그런데도 이러한 요인들에 사람들은 불안해한다. 한편으로는 인간이 갖게 되는 이러한 불안은 더 나은 삶을 향해 나가고자 하는 욕망의 표현일 수도 있지만 현실적인 불안을 바라보는 인식의 결과가 행복과 불행의 각기 감정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철학자 에픽테토스의 말처럼 “인간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사물 자체가 아니라 그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는 노화에 대한 인식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의사들이 말하는 ‘플라시보 효과’와 ‘노시보 효과’는 이러한 인식의 ‘믿음’이 주는 강력한 힘을 보여주는 예라고 볼 수 있다. 플라시보 효과는 환자가 의사를 절대적으로 신뢰해 치료의 효과를 믿으면, 약리적인 효과가 전혀 없는 치료라 하더라도 환자의 몸에서 100%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나 병이호전되는 것을 말한다.

그 반대가 노시보 효과이다.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차이로 나타나는 이러한 현상은 종종 ‘기적’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할 만큼 강력하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한들 몸이 다시 젊어질수는 없다. 그러나 정신은 변화할 수 있다.객관적인 수치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수많은 생각들로 이뤄진 ‘정신(마음)’은 본인 스스로의 힘으로 젊게 바뀔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정신은 신체에 생물학적인 영향을 미친다. 젊은 마음을 갖도록 만드는 것은 실제로 젊어지는 요인일 가능성이 높다.

현실은 우리가 바라보는 방식에 따라 인식된 결과이기도 하다. 우리가 선택적으로 해석하기 때문에 똑같은 현실을 경험하더라도 사람마다 느끼는 현실이 달라지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직면하게 되는 불행한 현실도 언제나 바꿀 수 있다. 고독한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현실을 바꿀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사회적 지원과 도움의 손길이다.


[뉴스토피아 = 정대윤 기자 / nwtopia@newstop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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