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쌓은 벽
자녀에게 쌓은 벽
  • 남희영 기자
  • 승인 2017.03.0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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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언제든 깰 수 있어요!”
▲ 축복으로 키우던 자녀가 성장할수록 부모는 차마 꺼내지 말아야할 저주스러운 말들로 상처를 입히고, 부모와 자녀에 사는이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기기 시작한다. 각박하고 치열한 세상에서 점점 외로워지는 청소년들은 허세 또는 침묵으로 벽 너머로 멀어져만 간다. ⓒ123RF

[뉴스토피아 = 남희영 기자] 옛말에 ‘철나자 망령 난다(基覺始矣 老妄旋至·기각시의 노망선지)’는 우스갯 속담이 있다. 부모는 ‘철이 난 아이’를 원한다. 공부만 잘하면 성공한다고 믿었던 시대에는 스스로 공부하는 ‘모범생’이 그러했다. 어른을 공경하고, 가족을 위해 희생하거나, 주로 어른스럽게 행동하는 아이들에게 어른들은 ‘철이 들었다’며 칭찬한다. 반대로 ‘아이가 아이다워야 한다’며 자유분방함을 강조해서 ‘버릇없는 아이’로 만드는 어른도 있다. 축복으로 키우던 자녀가 성장할수록 부모는 차마 꺼내지 말아야할 저주스러운 말들로 상처를 입히고, 부모와 자녀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기기 시작한다. 각박하고 치열한 세상에서 점점 외로워지는 청소년들은 허세 또는 침묵한 채 벽 너머로 멀어져만 간다. 세상에 훌륭한 부모는 있어도, 완벽한 부모는 없다. 자녀와의 사이에 벽이 쌓이지 않도록 노력하지 못했다면 이제라도 벽돌하나라도 빼보자. 그들은 벽이 허물어지기만을 바라보고 있는 것 뿐이다.

내 아이가 끊임없이 보내는 신호들
두 돌이 갓 지난 수혁(가명, 27개월 남)이는 말이 서투르다. 엄마는 수혁이에게 간식으로 빵과 쥬스를 챙겨주고는 베란다에서 빨래를 널고 있었다. 약간 배가 고팠던 수혁이는 혼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엄마가 간식으로 준 빵과 쥬스를 보고 신이 났다. 평소에 ‘어른 먼저 드세요’라고 말한 엄마의 말이 떠올라 엄마에게 주려고 빵조각을 가져가다 그만 바닥에 흘리고 말았다. 

방금 청소를 끝낸 엄마는 돌아다니면서 먹는다며 수혁이를 야단친다. 그런데 평소에는 애교로 잘못을 인정하던 아이가 말이 없어 이상하다고 여긴 엄마는 ‘수혁이가 나에게 빵을 주려고 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는 수혁이에게 다가가 “엄마 갖다 주려고 그랬어?”라고 말하자 아이는 서럽게 한참을 운다. 

자신의 마음을 몰라준 부모에게 아이는 신호를 보냈다. 말을 하지 못하는 유아기에는 울음이나 표정으로 신호를 보낸다.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아이는 언어로도 신호를 보낸다. 부모는 아이를 지켜보면서 그 신호를 알아챈다. 수혁이의 엄마는 평소에 아이의 행동과 다름을 눈치채고 아이의 마음을 알아줬다. 엄마가 빵을 흘려 바닥을 어지럽힌 것만 생각했다면 판단이 미숙한 수혁이는 어른에게 먼저 줘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아이가 게임에 빠졌다면? 가출을 했다면? 폭력적으로 변했다면? 그 원인이 있을 것이다. 교육전문가들은 자녀들의 이 같은 행동은 ‘부모와 자녀간의 소통이 단절되면서 시작된 병’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부모들은 너나없이 억울해한다. 부모는 자신이 자녀에게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모와 대화를 거부하는 아이가 전문상담자에게는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드러낸다. 잘못을 지적하며 뜯어 고치겠다는 마음으로 자녀를 대하는 부모와 다르게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다가가기 때문이다. 부모들은 자녀가 보내는 신호를 점점 놓치면서 관계를 막는 벽을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 채 벽돌을 하나둘씩 쌓아 간다.

▲ 교육의 가장 큰 의미는 인간답게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가정교육’은 인격형성의 가장 기본이 된다. 아이모는의 부 감정표현을 그대로 배운다. 감정을 추스르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기에 부모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도 것중요하다. ⓒ123RF

“너랑 똑같은 애 낳아서 한번 키워봐”
신호를 놓친 것도 모자라 부모는 자녀에게 어떤 말과 행동으로 상처를 입힌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부모는 자녀들에게 상처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이는 때로는 ‘저주’의 말로 표현되기도 한다. 흔히 하는 말이 “너랑 똑같은 자식을 낳아서 한번 키워봐라.” 일 것이다. 농담인 듯 진담처럼 하는 이 말을 내뱉는 부모는 대부분 그 말을 듣고 자랐을 것이다.  

아이에게 분노를 쏟아내고 협박을 일삼는 부모가 의외로 너무도 많다. 특히, 부모의 의지가 약할수록 이러한 현상은 더 심하게 나타난다. 훈계라는 이름으로 자녀에게 하는 설교와 잔소리가 옳다면 자녀들이 어긋날 이유가 없다. 그러나 대부분 부모자신도 모르게 ‘감히’ ‘니가 그렇지...’ ‘너는 대체 왜?’ 등의 말로 아이가 수치심을 갖게 만든다. 아이에게 매를 들지 않더라도 원망적, 경멸적 언어를 쓴다거나 비교 또는 차별하는 행위는 ‘정서적 아동학대’에 해당된다. 속마음은 아닌데 입으로 나오는 언어는 참 모질기도 하다. 

이는 자제력이 부족한데서 나오는 것이다. 삶의 질을 좌지우지하는 것이 바로 이 ‘자제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에게 ‘니가 받은 상처는 무엇이니?’라고 말할 기회를 주는 것이 관계회복의 첫걸음일 것이다. 아이들은 자신이 보낸 신호를 놓친 부모가 언제라도 눈치를 채면 마음을 열 수 있다. 
 

▲ 교육의 가장 큰 의미는 인간답게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가정교육’은 인격형성의 가장 기본이 된다. 아이모는의 부 감정표현을 그대로 배운다. 감정을 추스르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기에 부모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도 것중요하다. ⓒ123RF

거의 무조건 긍정적인 언어로 아이를 대하는 때가 바로 태아에서 유아기가 아닌가 싶다. 자식에게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 거의 모든 부모는 아이를 ‘축복’하느라 여념이 없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며 축복의 대상으로 여기던 아이에게 부모들은 자신의 힘든 처지만을 생각하며 무시무시한 저주를 내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부모의 ‘사고’와 아이의 ‘감정’이 싸운다
유치원에 다니는 딸 하나를 두고 있는 주부 이씨(35세, 부천)는 얼마 전 충격적인 상황을 목격했다. 아이를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유치원에 데려다 주고 집으로 가던 길에 등교하는 초등학생 여자아이의 말을 듣고 한참을 멍하니 서있었다고 한다. 아파트 3층에서 두 아이 중 한아이의 엄마로 보이는 여성이 베란다 문을 열고 “너 오늘은 놀다가 학원 늦지 말고 시간맞춰서 가!”라며 소리쳤다.

여자아이는 신경질적으로 “아~ 알았어!”라며 대답했고, 아이의 엄마는 숙제얘기로 잔소리를 하는 듯 했다. 이씨는 ‘우리 아이도 초등학교 들어가면 학원에 보내야 하나?’라는 생각으로 피식 웃어넘기고 아이들 곁을 지나가려는데, 그 여자아이가 옆에 있는 친구에게 “저 미친X, 또 지랄이야!”라고 말한 것이다. 이씨를 의식한 아이의 친구가 힐끗 쳐다보더니 둘이 장난을 치며 웃고 뛰어갔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중·고등학생을 일컫는 ‘청소년’의 법률적 연령은 9세 이상부터 24세 이하까지를 규정한다. 독립된 어른이 되기 위해 몸과 마음의 변화가 시작되는 시기이다.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의 심리학자 N. Darling 박사는 10대에 부모와의 논쟁이 보편적임을, 논쟁을 통해 부모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부모-자녀 관계가 공고해짐을 보고했다. 한마디로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소년은 성인과 뇌도 다르단다. 청소년은 감정을 느끼지만 성인은 사고를 한다. 

학원에 늦게 않게 가야한다는 엄마의 ‘사고’와 친구와 노는 것이 더 좋은 아이의 ‘감정’과 갈등을 빚은 것이다. 만약 학원에 늦게 간 날 옆에 있던 친구와 놀았다면 친구에게 괜히 미안한 ‘감정’까지 더해지면서 엄마의 ‘사고’가 납득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또한 엄마가 자신의 ‘사고’를 아이에게 표현할 때 똑같은 말을 했다면 아이가 전혀 이해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왜 자신을 친구에게 ‘미친X’이라고 말했는지 그 아이의 엄마가 언젠가는 알게 되어야 할 것 같다. 자녀가 부모의 잘못을 언제든 용서할 수 있는 것도, 부모와 언제나 싸울 준비가 되어 있는 것도 모두 ‘감정’의 지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 완벽한 부모는 없다’
예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국이지만 그 예의에서 벗어났을 때는 지나치게 가혹한 잣대의 기준을 두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옛날 조선의 양반가문에선 아버지와 겸상을 하지 않는 철칙이 있었다. 그런데 중종 때 조선시대 최고의 범죄인 강상죄를 적용한 ‘이동(李同)의 아버지 살해사건’이 있었다는 충격적인 기록이 있다고 한다. 아버지와 아들의 겸상은 정상참작의 대상이 될 정도로 ‘중대한 행위’였다는 이 사건으로 인해 아버지와 아들이 같은 상에서 밥을 먹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끔찍한 사건은 현대에도 이어진다. 몇 년전 수억원의 보험금을 타기위해 후배들을 시켜 부모를 살해하려 한 10대 소년의 패륜사건, “왜 애기 취급하냐”며 부모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20대 조울증 청년, 부천 백골 여중생 사건등 최근 아동학대가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사건들이 잇따르고 있다.
교육의 가장 큰 의미는 인간답게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가정교육’은 인격형성의 가장 기본이 된다. 아이는 부모의 감정표현을 그대로 배운다. 감정을 추스르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기에 부모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 전문가들은 어릴때부터 실패를 견디고 일어서는 훈련이 된 아이는 성장할수록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대인관계는 학물업론성취도도 높으며, 어른이 되어서도 사회적응도가 높다. 또한 행복지수도 높다고 말한다.ⓒ123RF

교육정보가 넘쳐나지만 그 정보를 받아들이는 부모가 ‘실천’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지만 교육서적에 등장하는 다양한 교육법을 지키지 못해 아이에게 ‘죄인’이 되어 부모로써의 권위까지 잃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가장 힘이 센 아빠와 제일 예쁜 엄마가 세상의 전부가 아니었다는 것을 커가면서 알게 된다. 그런데도 계속해서 가장 힘이 센 아빠로, 제일 예쁜 엄마로 남으려는 부모에게 그저 실망감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자녀들은 자신의 실수와 잘못에 대한 용서를 구하는 부모를 분명 용서할 것이다. 세상에 훌륭한 부모는 있어도, 완벽한 부모는 없다는 것을 아이들도 알기 때문이다.
 
‘알파걸’과 ‘베타보이’...남녀평등시대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속담은 최근 들어보지도 못했다. 여자아이들이 ‘제 꿈은 현모양처’라고 말했던 20여년 전만해도 반장은 남학생, 부반장은 여학생이 맡았고, ‘여자의 팔자는 두름박’이라며 시집을 잘가는 것이 최고의 출세처럼 여겨지던 시대였다. 그러나 지금은 전업주부 남편인 ‘하우스허즈밴드’ 역할이 필요한 ‘알파걸’의 시대가 왔다. 물론 ‘알파보이’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긴 하다.

미국 하버드대 댄 킨들런(Kindlon·아동심리학) 교수가 2006년 출간한 ‘새로운 여자의 탄생-알파걸’이란 저서에서 처음 정의된 ‘알파걸’은 모든 방면에서 남자에게 뒤지지 않는 엘리트 소녀들을 일컫는 말이다. 킨들론은 저서에서 “전통적인 성 역할에 구애받지 않고, 똑똑하기로는 어떤 남학생에게도 뒤지지 않는 여학생들이 이젠 더 이상 예외적 존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반대로 ‘알파걸’의 반대되는 개념인 ‘베타보이’는 여러 방면에서 여성들에게 뒤처지고 상대적 열등감에 시달리는 찌질한 남성을 의미한다. 여전히 ‘베타걸’도 있다. 

한마디로 ‘남녀평등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남녀의 역할이 바뀐 것이 아니라 동등해진 것이다. 잘난 딸이라고 다른 아들들을 무시하거나, 잘난 아들이라고 다른 딸들에게 자격지심을 갖게 하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제 진짜 ‘아들 딸 구별 말고 잘 키워야’ 할 시대가 왔으니 그냥 받아들이면 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아이가 
‘똑똑한 아이’

‘똑똑하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로는 ‘사리에 밝고 총명하다’라는 뜻이다. 대부분의 부모는 내 아이가 똑똑하길 바란다. 그에 앞서 부모 스스로도 똑똑해야 한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키우는 일과도 같다. 그만큼 어려운 역할이 바로 ‘부모’이다. 

내가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지 항상 불안한 부모들은 좋은 부모가 되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죄책감’을 갖게 마련이다. 경쟁이 심한 한국 사회에서 ‘똑똑한 아이’의 기준은 ‘적응력이 뛰어난 아이’로 해석해야 할 것 같다. 전문가들은 어릴때부터 실패를 견디고 일어서는 훈련이 된 아이는 성장할수록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대인관계는 물론 학업성취도도 높으며, 어른이 되어서도 사회적응도가 높다. 또한 행복지수도 높다고 말한다.

지난 한국심리학회지에 발표된 ‘어머니의 반응성 상호작용이 아동의 중심축 행동과 지능 및 다중지능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아이의 행동에 부모가 어떻게 반응하고 행동하는지가 지능발달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12년 미국 워싱턴대 조안 루비 교수도 3~5세 때 부모로부터 지지적 양육을 받은 아동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7~13세 학령기에 기억능력을 담당하는 뇌의 해마 부위의 부피가 더 크게 자란 걸 발견했다고 한다. 격려가 똑똑한 아이를 만드는 것이다. 

사춘기, ‘외로움’의 다른 이름
중학생이 되면서 부쩍 말이 줄어든 아들 때문에 걱정이 많아진 김씨(45, 서울)는 친구같은 엄마가 되려고 나름대로 노력한다. 김씨는 스마트폰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는 것 같아 속상하기도 하지만 ‘중2병이 시작 되었구나’ ‘우리 아들이 사춘기구나’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애쓴다. 그런 김씨의 노력을 아는지 아들의 친구들은 부담없이 집에 자주 놀러온다.

친구들과 함께 있으면 조금 밝아지는 아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조금 어지르고 땀냄새를 풍겨도 친구가 집에 오면 항상 웃고 꼬박꼬박 간식을 챙겨준다. 몇일 전 아들이 쑥스러워하며 무슨 말을 하려다가 멈칫거리기에 농담으로 “너 좋아하는 여자 생겼니?”라고 물었더니 “어! 아빠한테는 말하지마!”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김씨는 자신에게 고민을 말해준 아들에게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그 후 김씨는 아들에게 진심어린 조언도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가 늘었다. 또 평소 무뚝뚝한 남편에게 성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지 의논했다. 김씨 부부는 자연스럽게 아들에게 연애시절 얘기를 하며 다정한 모습을 보이려 노력하다보니 부부관계도 좋아진 것 같다고 말한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을 맞는 부모들도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은 필요하다. 청소년들의 가정생활 만족도를 살펴보면 65.3%는 만족(매우 또는 약간 만족)하는 반면 8.4%는 불만족(매우 또는 약간 불만족)스러워 한다는 조사결과다. 

여성가족부가 청소년이 있는 2000가구의 주양육자와 만 9~24세 청소년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4년 청소년유해환경 접촉 종합실태조사’에 따르면 성별에 따른 차이는 크게 없으나, 교급별로는 중학생의 가정생활 만족도가 더 높았다. 평소 자신과 부모님 사이의 관계에 대해 청소년들 중 75.9%는 ‘관계가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5.2%는 ‘관계가 나쁘다’고 답했다. 이 또한 학년이 올라갈수록 관계의 나쁜 정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학교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55.9%가 만족(매우 또는 약간 만족)하는 반면, 불만족(매우 또는 약간 불만족)하는 경우는 11.3%로 나타났다. 이는 중학생이 고등학생보다 높았으며 학년이 올라갈수록 만족도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모든 부모가 ‘사춘기’를 겪었다. 요즘의 사춘기 아이들은 예전보다 더 큰 부담과 유혹들에 둘러 쌓여있다. 한 전문가는 “사춘기는 요즘 아이들이 심각하게 느끼는 외로움의 다른 이름일 뿐”이라며 “예방하고 또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한다. 

▲ ‘청소년유해환경 접촉종합실태조사’ 유해환경 생이경험률 (자료=여성가족부)

청소년 유해환경, 
얼마나 차단하고 있나?

2015년 ‘청소년유해환경 접촉종합실태조사’에서 매체 이용, 업소 이용, 폭력피해·가출·성관계, 음주·흡연·약물이용 등으로 나눠 ‘유해환경 생이경험률’의 비율을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그 중에서도 성인용 영상물 경험률이 65.5%로 가장 높다. 휴대폰 성인물이 52.6%, 성인용 간행물 34.1%, 성인용 게임 33.1%, 컴퓨터 성인물 2.6%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러한 유해영상물을 접하는 경로는 케이블 성인용 TV프로그램이 42.7%로 가장 많았다. 

최근에는 인터넷과 케이블TV, PC 등이 하나로 연결된 방식이다. 평소 TV시청에 주 용도로 사용하고 연령제한을 등록해 놓았다고 안심해선 안된다. 인터넷, 유투브 등을 통해 성인물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부모들도 많다. 또한 가정용 인터넷에 유해사이트 차단, 이용시간 설정, 이용내역 조회 등의 ‘사용제한 프로그램’을 설치한 경우는 28.6%에 불과했다. 
성인물을 경험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처

음 이용한 시기를 조사한 결과 평균 초등학교 6학년 말경으로 분석됐다. 한편 성인용 게임은 5학년 말로 이용시기가 더 빨랐다. 청소년 금지업소 이용은 중학교 3학년이 17.1%, 고등학교 1학년이 16.9%였다. 그러나 성인가족이 자녀들을 동반해 초등학교 시기에 이용했다는 응답이 높았다. 이는 초등학생의 조사대상을 고학년인 5~6학년으로 한정한 결과이다.
 
폭력 피해의 대부분은 중학교 이전, 초등학교 시기 및 그 이전에 경험했다는 응답이 55.2%로 가장 많았다. 평균 5학년 말 경에 폭력 피해를 경험했다고 보여진다. 또한 첫 가출의 경우 초등학교 시기가 31.6%고 가장 많았고, 중학교 2학년 시기가 23.2%로 뒤를 이었다. 음주는 평균 12.9세, 흡연의 경우 평균 12.6세로 나타났으며 흡연이 습관화된 때는 평균 13.5세로 나타났다. 음주와 흡연은 2012년과 비교해서 각각 3.5%p, 3.2%p 감소한 수치이다.

그러나 케이블 TV를 이용한 경험률은 15.8%p, 휴대폰을 통한 경험률은 32.1%p 증가했다. 이는 청소년들이 성인물을 접하는 매체의 이용경로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된 것이다. 반면 가출, 성행동 등의 경우 소폭 증가했으나 비슷한 수준의 경험률을 보였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한민국은 가출 청소년 20만 시대라고 불릴 정도로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직업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사람 1위 ‘부모’

인구보건협회가 공개한 ‘2016년 저출산 인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0~50대 결혼한 남녀 중 37.2%는 자녀가 미래에 가졌으면 하는 희망 직업 1위가 ‘공무원’이다. 지난 2월 전국의 기혼 남녀 1천335명을 대상으로 모바일로 조사한 결과다. 공무원에 이은 직업이 의료인(16.5%), 교사(14.8%), 법조인(7.5%), 연예인(3.8%) 등 이었다. ‘아이가 희망하는 직업’을 갖기를 원한다는 답변은 114명뿐이었다.

▲ 부모의 바램은 아이들의 진로선택에 큰 영향을 준다. 청소년시기 직업 결정에 영향을 주는 사람 1위가 ‘부모’인 것으로 나타났다.ⓒ123RF

이러한 부모의 바램은 아이들의 진로선택에 큰 영향을 준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초·중·고 1,200곳의 학생 등을 대상으로 ‘학교 진로교육 실태’를 조사한 결과, 청소년시기 직업 결정에 영향을 주는 사람 1위가 ‘부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은 43%가 ‘부모’를 선택했고 뒤이어 ‘역사적 또는 현존하는 인물’을 꼽은 한편, 중·고등학생은 5명 가운데 1명꼴로 ‘부모’라고 응답했고 다음으로 ‘학교 선생님’을 꼽았다. 장래희망도 뚜렷해져 초등학생 91.3%, 중학생 73%, 고등학생 81.7%가 꿈이 있다고 응답했고, 중·고등학생 대다수가 희망하는 직업 업무를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제 제4차 산업혁명으로 기대수명이 100세인 시대가 된다. 제4차 산업혁명은 우리의 행동양식뿐 아니라 정체성도 변화시킨다. 부모들은 예전보다 더 자녀와 후손이 자신보다 더 나은 삶을 누리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절망에 빠져들지도 모르겠다. 부모들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최대한 다양한 직업을 경험해야한다며 각종 체험에 열을 올린다. 아이의 미래를 위한다는 이러한 체험이 ‘격려’가 아닌 ‘우려’의 잣대로 행해진다면 자칫 아이에게 ‘편견’을 심어줄 수도 있는 노릇이다.

디지털 혁명의 역사를 수십 명의 혁신가들 이야기로 담은 ‘이노베이터’의 저자이자 ‘타임’ 편집장, CNN 최고경영자를 지낸 세계 최고의 전기 작가 월터 아이작슨은 “혁신은 외톨이의 일이 아니다”라며 “혁신은 고독한 천재의 머리에서 전구가 반짝 켜지는 순간보다는 팀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또한 디지털 기기와 인간의 융합으로 펼쳐지는 새로운 시대를 ‘제4차 산업혁명’이라고 이름 붙인 슈밥 교수는 “결국 모든 것은 사람과 문화, 가치의 문제로 좁혀지는 만큼 문화와 국가, 소득계층을 넘어 모두가 제4차 산업혁명과 그것이 가져올 문명사회의 문제점에 인식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상은 이제 혼자서는 살아가기 힘든 ‘협업’의 시대로 변해 가는데 우리의 아이들은 점점 외로워져 간다. 그 무엇이 세상을 바꾸더라도 그 중심에 있는 것은 ‘사람’일 뿐이다. 혼자서 공부하는 아이가 아닌 절대 외롭지 않은 아이가 좋은 세상을 이끌어 갈 것이다. 모든 아이들은 언제든 어른과의 벽을 깨부술 준비가 되어있다. S


[뉴스토피아 = 남희영 기자 / nhy@newstop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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