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한 안보 바탕으로 남북관계 개선 기대
튼튼한 안보 바탕으로 남북관계 개선 기대
  • 편집국
  • 승인 2014.01.1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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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14년도 남북관계는 엄중할 것이며, 우리에게 다양한 도전과 우려를 제기할 것입니다. 2014년에도 우리 정부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중심으로 이러한 도전에 응해나갈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평화를 지키고 비핵화를 모색하면서, 북한 주민이 겪고 있는 의생활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2013년은 핵위협과 전쟁위협으로 시작되었습니다. 5월부터 9월까지 잠시 동안 남북 당국간에 생산적 접촉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9월 들어 북한이 이산가족상봉을 일방적으로 중단하면서 남북관계는 또 다시 단절되었습니다.

2014년에 대한 전망도 그 다지 밝지만은 않습니다. 2013년 말 김정일은 자신의 고모부이자 ‘제2권력자’라고 할 수 있던 장성택을 처형했고, 우리에 대해서는 ‘전쟁은 미리 광고하지 않는다’고 협박을 강화했습니다. 2014년에도 북한은 이러한 행태와 언사를 크게 변화시키지 않을 것 같습니다.

북한은 2014년 대내외적으로 증가된 어려움에 직면할 것입니다. 대내적으로는 장성택 처형의 여파로 수많은 고위간부와 중하층 간부가 추가 숙청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장성택이 차지하던 비중을 볼 때, 특히 고위 간부의 거의 대부분은 장성택과 크고 작은 인연이 있었을 것입니다. 과거의 경험에서 볼 때, 숙청은 단번에 대규모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이루어집니다. 또한 장성택 처형과 관련하여 일반주민에 대한 통제도 현저히 강화되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 북한은 2014년을 모든 주변국과의 관계가 악화된 상태에서 시작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과의 관계 악화가 북한에게는 치명적일 것입니다. 3가지 이유에서 북한의 중국에 대한 우려와 불만은 최근 현저히 증가했습니다.

먼저 중국은 북한이 핵 무기 보유를 고수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2013년 중국은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해 상당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습니다만 실패했습니다. 그 중대한 이유가 북한이 비핵화라는 어젠다를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비핵화라는 어젠다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중국은 새로운 지도자인 김정은이 베이징을 방문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둘째, 북한은 중국이 북한문제를 놓고 한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 상당한 두려움을 느낄 것입니다. 한중 협력은 과거와 비교할 때 2013년 들어 상당히 강화되었습니다. 2012년과 2013년에 있었던 장거리미사일 실험, 3차 핵실험, 한국에 대한 군사적 긴장고조, 개성공단 폐쇄 등과 같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중국은 이례적으로 격한 거부감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셋째, 장성택 처형으로 중국의 김정은 정권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커졌을 것입니다. 장성택은 북한과 중국 간의 경제관계에서 상당한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중국은 상대적으로 온건파인 장성택의 역할에 대해 일정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이러한 장성택을 제거한 것, 그리고 잔혹한 제거 방식은 매우 실망스러운 것입니다.

2014년 북한은 신년사에서 한국에 대해 ‘남북관계 개선의 분위기 조성’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전통적이고 상투적인 협박을 중단하지 않았습니다. 2013년에도 북한은 신년사에서 ‘남북간 대결상태의 해소’를 말해 놓고, 3차 핵실험을 했고, 5월까지 군사적 긴장을 고도로 높이는 행동을 했습니다. 이를 보면, 북한이 진실로 ‘남북관계 개선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관심이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만약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의 분위기 조성’에 진실성이 있다면, 우리에게 그 진실성을 보여줄 수 있는 정도의 신뢰성있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조치에 해당하는 것을 두 가지만 거론해 본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북측은 1월 6일 우리정부가 공식 제안한 ‘이산가족상봉’ 재개에 긍정적으로 호응하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보다 핵심적인 것은 진실되고 신뢰성있는 조치를 취하면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에 복귀하는 것입니다. 북한은 최근 들어 한국, 미국, 중국간에 북한 비핵화에 대한 합의가 한층 더 강화되었다는 것을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2014년 비핵화 궤도 복귀에 대해 긍정적으로 대답하지 않는다면, 한국과 미국 뿐 아니라 중국으로부터도 북한에 대한 압박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하면, 2014년 남북관계의 상황은 엄중할 것이지만, 남북 간에 초보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 과정이 시작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물론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의 초보적 과정은 위태로운 것으로서 번복과 곡절이 발생하는 것은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더구나 2014년 북한에서 내부적으로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될 수 있습니다. 내부가 불안한 경우, 북한 당국이 대남 정책과 관련한 일관된 내부 합의를 유지하고 조치를 취하는 것이 어려울 가능성도 있습니다. 내부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또는 내부의 불만분자에 의해 한국에 대해 돌발행동을 취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을 주동적으로 펼치면서도 튼튼한 안보를 유지해야 할 것입니다.

2014년에도 우리 정부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해 북한이 제기하는 여러 도전과 우려에 대처해 나갈 것입니다. 2014년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는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구상 발표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핵심과제는 한반도 통일시대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해결되어야 하는 가장 중대한 과제는 북한의 비핵화입니다. 아울러 우리는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강화할 것이며 민간교류를 확대할 것입니다.

또한 통일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DMZ 세계평화공원을 건설하는 작업과 함께 유라시아 철도를 연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 일 것입니다. 이밖에도 북한의 농업과 축산업에 대한 지원, 유럽 NGO와 한국 NGO의 협력 사업도 구상되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의 내부 사정과 태도를 볼 때 이러한 진전이 있을지 낙관할 수만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진전이 있어야 분단 70주년이 되는 2015년을 희망과 함께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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