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피아 = 이애리 기자] 오직 ‘쓰는’ 작가 김연수. 그가 말하는 창작의 비밀과 신인新人의 비밀
서사적으로 말해서 우리는 인생을 두 번 산다. 처음에는 그냥 닥치는 대로 살고, 그다음에 결말에 맞춰서 두 번의 플롯 포인트를 찾아내 이야기를 3막 구조로 재배치하는 식으로 한 번 더 산다. 인생이 그렇다면, 소설도 마찬가지겠지.(…중략…)처음부터 잘 사는 사람은 누구도 없다. 그건 소설도 마찬가지다. 모든 이야기가 끝난 뒤에야 비로소 소설은 시작된다. - p.091~092 ‘다리가 불탔으니 이로써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 中에서
김연수의 신작 산문집 『소설가의 일』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페르난두 페소아의 말이 떠오른다. “산문은 모든 예술을 포괄한다. 한편으로 단어는 그 안에 온 세계를 담고 있기 때문이고, 다른 한편 자유로운 단어는 그 안에 말하기와 생각하기의 모든 가능성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소설을 쓸 때보다 쉽고 자유로울 단어들로, 김연수는 이 책에서 생각하기와 말하기, 쓰기의 비밀뿐 아니라 이 生을 살아내기 위해 필요한 삶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2012년 2월부터 2013년 1월까지, 꼬박 일 년 동안 문학동네 네이버 카페에 연재되었던 『소설가의 일』은 말 그대로 ‘소설가의 일’에 대한 글이다.
소설은 보고 듣고 맛보고 냄새맡고 만질 수 있는 단어들로 문장을 쓰는 일이다. 생각이 아니라 감각이 필요하다.(…중략…)사랑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쓰지 마시고, 연인과 함께 걸었던 길, 먹었던 음식, 봤던 영화에 대해서 아주 세세하게 쓰세요. 다시 한 번 더 걷고, 먹고, 보는 것처럼. 우리의 마음은 언어로는 직접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 p.217~218 ‘펄펄 끓는 얼음에 이르기 위한 5단계’ 中에서
[뉴스토피아 = 이애리 기자 / aheree@newstop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