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피아 = 이애리 기자]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는 데에 창작 동화만한 것이 없다. 올해 3월 거북이북스가 출간한 <짜증방>은 이야기 소재가 매우 참신한 책이다. 출간 이래로 줄곧 아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 책은 이제 겨우 2학년인 도도의 심한 짜증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도도의 짜증은 엄마, 아빠는 물론 그 누구도 감당하기 힘들다. 특히 매일같이 이어지는 아이와의 몸씨름과 입씨름에 지칠대로 지친 도도의 엄마는 어린 아이의 두 팔로도 충분히 허리가 감싸질 정도로 앙상하게 말랐고 또래 아이들 엄마보다도 주름이 깊어 훨씬 늙어 보인다. 그렇다면 아빠는 어떤가? 아빠 역시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왕 짜증쟁이 도도’ 때문에 신경성 위경련, 사고 등 안 좋은 일들이 떠나질 않는다.

저녁 때, 중국에 간 아빠로부터 전화가 왔어요. 엄마는 통화가 끝나자 도도를 노려봤어요.
“아빠 신경성 위장병 도졌단다. 약 부쳐 달래.”
도도는 어깨를 으쓱하고 자기 방으로 들어갔어요. 아빠는 신경이 예민해서 배탈이 자주 나거든요. 어른이니깐 약 먹고 병원 가면 되죠 뭐. - >p.023 두 번째 이야기 ‘돈가스 먹을래’ 中“에서…>

어느 날 도도는 길을 걷던 중 이상한 할머니와 마주하게 된다. 할머니는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하고 눈은 회색빛을 띠며 어딘가 모르게 수상쩍다. 평소와 똑같이 별 것 아닌 일에 잔뜩 짜증을 부리며 집으로 돌아간 도도는 자신의 집 안에서 다시 한 번 낯선 사람과 만나게 된다. 그런데 맙소사! 그 사람은 다름 아닌 길에서 만난 수상한 할머니가 아닌가!

엄마, 아빠, 친구, 심지어는 짱구도 못 말릴만큼 심한 도도의 짜증. 그런 아이 앞에 나타난 마귀할멈 같은 할머니…. 그러나 이상한 모습과 괴상한 느낌의 할머니 때문에 도도의 앞날에도 조금씩 변화가 생기게 되는데….

책은 저자인 소중애 작가가 자신이 선생님이었던 시절에 겪었던 경험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작가는 전국 곳곳에 퍼져있는 짜증쟁이들의 짜증내는 버릇이 고쳐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썼다. <짜증방>은 짜증이 심한 아이들에게는 재미와 교훈을 선사하고 짜증쟁이 아이들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한 엄마, 아빠에게는 ‘우리 아이를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에 대한 좋은 팁을 준다.

아빠는?”
“도도가 며칠 사이에 철들었네. 아빠 안부를 다 묻고. 아빠는 괜찮아. 다리를 다쳤는데 깁스하고도 공장에 나가. 대단한 아빠 아니니?”
도도가 고개를 끄덕였어요. - <p.116 스물다섯 번째 이야기 ‘엄마, 미안해요’ 中에서…>

참신한 소재, 탄탄한 내용 구성과 더불어 등장인물들의 특징을 잘 잡아낸 그림은 마술적으로 아이들을 책 속으로 빨아들인다. 평소에 책읽기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도 ‘뚝딱’ 읽어 내려갈 만큼 책의 흡입력은 대단하다.

[뉴스토피아 = 이애리 기자 / aheree@newstop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