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화병 예방 프로젝트!
화 : 화가 난다. 동료도, 친구도, 이 사회도. 서로 너무 함부로 대하는 것 아냐?
가 : 가만 생각하면 별일도 아니다. 누구나 겪는 일, 이 정도 무례함이야 사소하다면 사소한 것!
난 :난 잘못한 거 없다며 허공에 발길질이나 날리지만,
다 : 다른 사람 탓만 하기엔 맙소사! 나도 문제
[무례하다] : 태도나 말에 예의가 없다. 즉, ‘나를 함부로 대한다’는 뜻이다.
직장 생활 도중, 친구들과의 만남 도중, 가족과 대화 도중 ‘확 김에’ 해버리는 나를 괄시하는 상대방의 말과 행동에 우리는 화가 난다. 혹은 내 자신을 향해 돌직구를 던질 때도 ‘참 못났다’라는 생각에 화가 난다.
우리는 종종 누구보다 소중한 내 자신을 위해서 나를 중심으로 이 세상이 돌아갔으면 한다. 그러나 현실 속에서의 내 인생은 “내 것인 듯 내 것 아닌 내 것 같은 너~”라는 노래 가사처럼 애매하고 아리송하기만 하다.
5월 말에 출간된 <화가 난다>는 지하철에서 길에서, 회사에서 집에서, 다양한 일상에서 마주치는 갖가지 무례함들이 대거 등장한다. 어떤 장면에서는 물개박수를 치며 ‘맞다, 맞아!’ 공감할 것이고, 어떤 장면에서는 뭐 이런 것까지 화를 내며 사느냐고 ‘쯧쯧쯧’ 혀를 차고 코웃음을 칠 수도 있다. 그리고 ‘혹시 나도…?’ 하며 마음 한 구석이 뜨끔할 수도 있다.
한 욱하는 아버지 성격을 그대로 물려받아 시시때때로 화를 내 주변인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저자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는 에세이<화가 난다>는,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별의별 행동들 때문에 맞닥뜨리게 되는 별의별 불합리한 상황들에 대해 얼굴까지 벌게지며 열변을 토해내는 일상 속 이야기들이다.
사실 사소하다면 사소한 것들이다. ‘남이 보기엔’ 말이다. 그러나 남들이 괜찮다 한들 무슨 소용인가? 내가 이토록 화가 나는데.
속속들이 따지고 들자면 겸연쩍기까지 한 일도 있다. 그러나 오히려 대수롭지 않은 일들이기 때문에 치사하고 옹졸하다는 소리가 듣기 싫어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아” 결국 속앓이에 전전긍긍일 때가 허다하다. 저자는 불쑥불쑥 나타나 뒷목 잡게 하는 분노 유발자들의 ‘꼬장거림’에 화병 돋는 우리를 위해서 그동안 치사해서 차마 말하지 못 했던 이야기들을 작심하고 떠들어 준다.
그러나 여기서 숙지해야 할 것 하나, 그녀가 하루에도 몇 번씩 “화가 난다!”를 외치며 하고자 하는 이야기 속에는 결국 ‘예의’에 관한 문제가 신랄하게 지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타인에 대한 예의, 자신에 대한 예의. 곧 사람이 지켜야 할 예절과 배려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당신의 주변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회사 그만두고 꽃이나 기르고 살면 좋겠다.” “시골 내려가서 농사나 짓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 팍팍한 서울살이에 지친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그렇지, 사방이 꽉 막힌 답답한 사무실에 갇혀서 평생을 상사 눈치도 모자라 부하 눈치까지 봐가며 사느니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에 가서 남의 눈치 안 보고 살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런데 가뜩이나 화가 많은 내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문제는 바로 저 ‘~이나’다. 꽃이나? 농사나? 허, 퍽이나! - <꽃이나 기르고 살아볼까?> 중에서
[뉴스토피아 = 이애리 기자 / aheree@newstop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