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태소녀하늘을날다> ‘다름’과 ‘틀림’의 차이를 알 수 있는 사회를 꿈꾸며...
<변태소녀하늘을날다> ‘다름’과 ‘틀림’의 차이를 알 수 있는 사회를 꿈꾸며...
  • 김영식 기자
  • 승인 2014.05.1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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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 학내 공식 자치단위, <이화 성소수자 인권운동모임 변태소녀하늘을날다>

20세기 후반부터 LGBT 운동(성소수자 인권운동)이 활발히 일어나면서 전 세계 10여 개 국가에서 개인의 행복추구권과 평등권에 기초하여 동성 간 결혼을 전면적으로 혼인의 형태로 인정하고 이를 법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그밖에도 20여 개 국가에서 동성애 동반자 관계를 혼인관계와 유사하게 법적으로 보호하는 시민 결합(civil union)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 이화여대 <변날>의 마스코트 '망구스' ⓒ 사진 변성진 기자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성소수자에 대한 인권운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마포레인보우연대 현수막 사건’(2012.12~2013.10), ‘민주당 차별금지법 발의 철회’(2013.4.19.), ‘동성애자 군 병사 자살 사건’(2013.1.7.), ‘군형법 폐지 운동’(2013.3~6), ‘김조광수·김승환 공개 결혼식’(2013.9.7.) 등 수많은 사회적 이슈를 통한 담론 활동을 거쳐 지금은 상당 부분 성소수자 인권 문제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다.

하지만 이화 성소수자 인권운동모임인 <변태소녀하늘을날다>(이하 변ㆍ날) 측의 입장은 ‘아직 그렇지 않은 것 같다’라고 전하고 있다. 사회적 분위기가 겉으로 보기에는 동성애자에 대한 인식 개선이 많은 부분 진전된 것처럼 얼핏 보이지만 아직까지 일반 대중들이 이들을 대할 때 ‘척’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이들은 느끼고 있다. 단지 ‘다름’이 있는 사람들에게 ‘틀림’으로 대할 때, 나아가 폭력적(언어 포함)이고 비민주적인 행동 방식들로 대할 때 이들은 더욱 큰 상처를 받는다고 전한다. 그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동성애자 문제가 단지 ‘타인’의 이야기이면 크게 문제 삼지 않지만, 그것이 ‘나의 이야기, 내 가족 이야기’이면 그들의 태도가 180도 변하게 되는 왜곡된 사회적 경향이 문제라고 이들은 지적하고 있다.

▲ '이화 성소수자 인권운동모임 변태소녀하늘을날다' ⓒ 사진 변성진 기자

<변ㆍ날>은 동성애자에 대한 왜곡된 편견을 담은 단어 중 하나인 ‘변태’를 자칭하고 있다. 이로써 <변ㆍ날>은 편견을 내포한 언어의 폭력에 정면으로 맞서는 동시에, 어떠한 차별에도 <변ㆍ날> 스스로의 존재에 당당하고 이를 통해 오히려 긍정적인 확신을 가질 수 있다고 전한다.

<변ㆍ날>은 이화여자대학교 재학생으로 구성된 이화여대 학내 레즈비언 인권운동모임으로 2001년에 결성되어 2002년 자치단위로 인준받아 올해로 14년 째를 맞고 있다. <변ㆍ날>은 학생회비와 공간을 배정받는 학내 공식 단체 중 하나이다. 특히, <변ㆍ날>은 학내 문화제, 강연회, 영화제, 캠페인, 모니터링, 언론기고 등 다양하게 성소수자의 권익 신장 활동을 하고 있으며,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 행동’과 ‘차별금지법 제정연대’, ‘가족구성권 네트워크’  등 학외의 연대활동에도 참여, 활발하게 인권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 <변날>은 사회와의 소통을 원하고 있다. ⓒ 사진 변성진 기자

또한 매년 레즈비언 문화제를 개최, 작년에 11회 문화제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 문화제는 1년 중 가을에 한 번 진행하고 있으며, 학우들과 함께 하는 전시회, 영화제, 강연회, 파티, 토론회 등 많은 프로그램을 회원뿐만 아니라 학우들과 공감함으로써 학내에서 호평을 이끌어 내고 있다. 작년 11월에 개최한 ‘제11회 레즈비언 문화제’는 ‘Marry Me’라는 주제로 ‘성소수자들의 결혼’에 대한 진지한 고찰을 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았다. 한편, 대중들의 평가를 잣대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변ㆍ날>은 각종 행사 진행 후 온라인 설문조사를 하고 이를 <변ㆍ날> 공식 블로그(blog.naver.com/ewhabyunnal)를 통해 대중평가 결과를  아울러 게시하고 있다.

<변ㆍ날>의 활동가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우리는 너희들과 다르지 않아. 그리고 우리는 어디에나 있어. 이 말을 대중들이 당연하게 생각해 주는 것, 그것만 바랄 뿐이야.”

청춘이기 때문에 말 못할 것, 오히려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것들이 더욱 더 많다. 이들은 아직 어리다. 아직 어리고 여리며 얼굴을 드러내어 놓고 크게 활동하기에는 아직 부끄럼을 많이 탈 수 밖에 없는 여대생들이다. 그러나 <변ㆍ날>의 한 활동가는 “학내에서만큼은 제 재학 기간 중에 학생 인식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당찬 포부 또한 밝히고 있다. 이렇듯 작은 날갯짓으로 시작해 대한민국 사회가 좀 더 다원화되고 이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이 되는 그 날을 성소수자 인권단체 <변·날>을 통해 기대해 본다. 

※ <변ㆍ날> 소개 동영상 :  http://share.ewha.ac.kr/content/?i=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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