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밀물에 익사는 사고 예방 안 한 지자체 책임”
법원 “밀물에 익사는 사고 예방 안 한 지자체 책임”
  • 정인옥 기자
  • 승인 2025.06.02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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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의 기적’ 보러 갔다 밀물에 익사…지자체에 ‘손해배상’ 청구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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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피아 정인옥 기자]간조 때면 육지와 연결되는 인천 옹진군 목섬에 걸어 들어갔다가 물이 차올라 숨진 40대 여성의 유가족이 옹진군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 1심과 항소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2일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민사2부(신종오 부장판사)는 A(사망 당시 40세)씨의 유가족이 인천시 옹진군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옹진군은 안전 장비 설치 등 필요한 조치를 충분히 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면서 10%가량의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며 옹진군에 2600여만원과 이자를 A씨 유가족에게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A씨는 2021년 1월 19일 오후 3시 30분쯤 인천시 옹진군 선재도에서 목섬 방향으로 걸어 들어갔다가 바다에 빠져 숨졌다. 그는 당시 서울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선재도에 온 뒤 바닷물이 차오르는 목섬 방향으로 걸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목섬은 간조 때에는 바다가 갈라지듯이 모랫길이 드러나지만 만조 때는 육지와 분리되는 무인도다. 목섬은 이른바 '모세의 기적'을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인기를 끌면서 관광객이 많이 찾고 있으나 사고 당시에는 조수간만 차이로 인한 사고 위험을 알리는 표지판이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목섬 인근은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장소로 물때를 모르는 외부인이 접근했다가 갑자기 물이 차올라 사망하거나 고립되는 등 사고가 계속 생겼다”며 “고인에게 조현병이 있었다고 해도 안전시설 설치 등 사고 예방 조치를 하지 않은 옹진군의 잘못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원고가 고인을 적절히 보호·감독하지 않은 잘못은 피해자 측 과실로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하는 데 반영했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앞서 옹진군은 재판 과정에서 "지적장애가 있는 고인이 갑자기 물이 차올라 익사한 게 아니라 위험한 상황에서 스스로 걸어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며 "인근에 안전 표지판 등을 설치했더라도 고인이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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