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토피아 정상원 기자]역대 왕의 초상화를 모시며 조선 왕실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궁궐 건물의 '이름표'가 일본에서 환수돼 국내로 돌아왔다고 복수의 언론이 전했다.
복수의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지난해 라이엇게임즈의 후원을 받아 경복궁 선원전(璿源殿)에 걸렸던 것으로 추정되는 편액을 환수했다고 3일 밝혔다.
선원전은 궁궐내 있던 왕실의 사당으로, 역대 왕들의 어진을 봉안하고 의례를 지내던 곳이다. 선원전 편액은 고종 시기 1868년 경복궁 중건시 걸렸던 것으로, 나무로 제작된 세로 140㎝×가로 312㎝ 크기다.

실제 조선 왕실은 경복궁, 창덕궁, 경운궁(지금의 덕수궁)에 선원전을 각각 뒀는데 임금이 거처하는 곳을 옮길 때는 어진도 함께 옮겨 지극한 예를 갖춰 모셨다. 국가유산청은 "각 궁궐의 선원전 건립 및 소실과 관련한 정황, 기록 등을 고려하면 1868년 재건된 경복궁 선원전에 걸렸던 편액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과 재단은 2023년 일본의 한 경매에 유물이 나온 사실을 확인해 추적에 나섰다. 경매사 측은 유물이 '19세기 경복궁 선원전의 편액'이라며 일제강점기 초대 조선 총독을 지낸 데라우치 마사타케(寺內正毅·1852∼1919)와의 연관성을 언급했다.
경매사는 데라우치 총독이 고향으로 돌아왔을 당시 "경복궁 일부 (건물을) 철거하고 이전했다"며 "1942년 태풍으로 건물이 파괴됐으나 철거 작업을 한 직원이 보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소장자 측에 조선 왕실의 문화유산인 선원전 편액이 반드시 한국으로 돌아와야 하는 당위성을 전달하고 적극적으로 설득해 협상했다"고 말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환수가 13년째 ‘국가유산지킴이’로 활동하는 게임사 라이엇게임즈의 도움이 컸다고 설명했다. 라이엇게임즈는 2012년부터 국가유산청과의 협약을 통해 문화유산 분야의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하고 있으며, 국외 문화유산의 환수·활용 등을 위해 국외재단에 기부금을 지원해 왔다.
국가유산청과 재단은 이달 27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편액 실물을 공개할 예정이다.
국가유산청 측은 "선원전 편액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소장한 뒤 체계적으로 관리할 것"이라며 "향후 학술 연구·전시 등 다양하게 활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