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에 남은 장인 이름...성균관 대성전 지붕서 '공사 기록' 확인
목재에 남은 장인 이름...성균관 대성전 지붕서 '공사 기록' 확인
  • 정상원 기자
  • 승인 2024.07.25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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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서울 문묘 및 성균관' 대성전 보수 공사 중 상량 묵서 찾아
보물 '서울 문묘 및 성균관' 대성전에 상량묵서가 발견된 중앙칸 종도리 하부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보물 '서울 문묘 및 성균관' 대성전에 상량묵서가 발견된 중앙칸 종도리 하부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뉴스토피아 정상원 기자]공자를 비롯한 유교 성현의 위패를 모신 서울 성균관 대성전 지붕에서 400여 년 전 건축 공사 과정을 기록한 흔적이 확인됐다.

국가유산청은 보물 '서울 문묘 및 성균관' 내 대성전의 지붕을 보수하던 중 1602년에 기록된 상량 묵서(墨書·먹물로 쓴 글씨)를 발견했다고 25일 밝혔다. 상량은 목조 건축물에서 종도리를 올려놓는 일을 뜻하고 상량묵서는 목구조의 최상부 부재 종도리에 묵으로 건축 과정 관련 정보들을 쓴 기록이다.

이번에 발견된 상량묵서에는 1602년 10월 26일에 상량하였다는 내용과 목수들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 기다란 목재 위에는 '만력 이십구년시월이십육일(1602년 10월 26일을 뜻함) 상량목수편수 김순억 김몽송 강향'이라는 글이 적혀 있어 상량 날짜와 목수 이름으로 추정된다.

보물 '서울 문묘 및 성균관' 대성전 중앙칸 종도리 하부에서 발견된 상량묵서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보물 '서울 문묘 및 성균관' 대성전 중앙칸 종도리 하부에서 발견된 상량묵서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1869년 이후 여러 차례 대성전을 수리 공사했으나 상량 묵서가 발견됐다는 기록은 없다. 기존 자료 등을 볼 때 상량 묵서가 발견된 건 처음일 듯 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대성전은 1407년 재건되었으나 1592년 임진왜란으로 전소되었다가 선조 35년(1602년) 7월에 중건 공사를 끝냈다고 전해졌다. 두 기록 간에 몇 개월의 오차가 있고, 목수와 관련해서도 당대 국가적 건축공사를 담당했던 숙련된 솜씨의 장인들임에도 아직까지 다른 기록에는 같은 이름을 발견할 수 없어 향후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국가유산청은 전했다.

보물 '서울 문묘 및 성균관' 대성전에서 확인된 옛 단청(①)과 현대에 보수된 단청(②)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보물 '서울 문묘 및 성균관' 대성전에서 확인된 옛 단청(①)과 현대에 보수된 단청(②)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아울러 대성전의 내부 천장에서는 옛 단청도 새로 확인됐다. 지붕 내부를 해체하면서 드러난 단청은 조선 숙종(재위 1674∼1720) 시기 이전에 시공된 것으로 추정되며, 향후 단청 기법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전망이다.

과거 수차례 이어진 대성전 수리공사 과정(1869년, 1971년, 1973년, 1991년, 2001년)에서도 상량묵서가 발견되었다는 기록이 없고, 숙종 이전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단청이 그대로 종도리 부재에 남아있어 이번에 처음 그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더하고 있다.

보물 '서울 문묘 및 성균관' 대성전 지붕 내부 천장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보물 '서울 문묘 및 성균관' 대성전 지붕 내부 천장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다만, 묵서는 추후 연구·조사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유산청은 "묵서와 실록 기록 간에 몇 개월의 오차가 있고, 목수와 관련해서도 다른 기록에서 같은 이름을 발견할 수 없어 추가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도리 해체 단계에 있는 대성전 보수공사는 2025년 2월 마무리될 예정이며, 매주 목요일마다 수리현장을 국민들에게도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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