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토피아 정인옥 기자]코로나19 유행이 엔데믹(endemic·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을 맞은 지난해 코로나19를 제외한 전체 감염병 환자는 오히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3 감염병 신고 현황 연보'에 따르면 작년 전수감시 법정감염병(1~3급) 신고환자 수는 10만9천87명으로 2022년(9만2천831명)보다 17.5% 증가했다.
연보에는 총 89종의 법정감염병(제1~4급) 통계가 수록돼 있으며, 2023년에는 전수감시 대상 감염병인 1~3급 감염병 총 66종 중 42종의 감염병이 신고됐고, 24종은 신고 건이 없었다.
2023년 전수감시 법정감염병 신고환자 수는 562만6627명으로, 2022년 2851만7180명 대비 80.3% 감소했으나 코로나19 환자를 제외하면 전년 대비 17.5% 증가했다.
다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신고환자 수는 40% 이상 감소한 것이고, 신고된 42종 중 25종 이상이 코로나19 이전보다도 감소했다.
질병청은 코로나19로 인한 감염병 위기 단계가 작년 6월1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되고 야외활동이 활발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수두, 유행선이하선염, 백일해, 성홍열 등 호흡기감염병이 주로 증가했다. 해외여행이 늘면서 모기를 매개로 감염되는 뎅기열, 말라리아 등도 늘었다. 반면 결핵, A형·C형 간염, 후천성면역결핌증(AIDS)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코로나19를 제외한 법정감염병으로 인해 사망한 사람의 수도 증가했다. 전년(1천456명)보다 10.2% 늘어난 1천604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가 가장 많았던 감염병은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목(CRE) 감염증(663명)이었고, 그 다음이 결핵(557명), AIDS(158명), 폐렴구균 감염증(80명), 줄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38명) 순이었다.
코로나19를 제외하고 법정감염병으로 인한 사망자는 2023년 총 1604명으로 전년(1456명) 대비 10.2% 증가했다. 코로나19 유행 이전과 비교하면 훨씬 적은 편이다.
방역 당국은 모두 89종을 1~4급의 법정감염병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 중 1~3급에 대해서는 의료기관 등의 신고를 통해 전수 감시를 하고 있고, 4급은 표본 감시 대상이다. 작년 1~3급 감염병 66종 중 24종에 대한 신고는 1건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