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보다 3배까지 높은 ‘여성 우울증’...“이렇게 극복해 보세요”
남성보다 3배까지 높은 ‘여성 우울증’...“이렇게 극복해 보세요”
  • 정대윤
  • 승인 2024.03.2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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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피아 정대윤 기자]여성은 주요 우울 장애의 비율이 남성보다 1.5~3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성과 남성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요? 사실 우울증의 증상이나 경과, 치료 반응, 기능 변화에서 성별 차이는 뚜렷하지 않고, 여성에서 자살 시도의 빈도가 높으나 실제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는 남성보다 낮다고 합니다. 남성과 비교하여 여성에게 더 뚜렷하게 발생하는 우울증에는 산후 우울증과 갱년기 우울증이 있습니다. 둘 다 대체로 여성 호르몬과 여성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는 시기입니다.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출산 후 85%에 달하는 여성들이 일시적으로 우울감을 경험하지만, 대다수는 일상생활에 장애를 초래할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습니다. 보통 우울, 불안, 짜증, 잦은 눈물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대개는 자연적으로 호전됩니다. 그러나 산모의 10~20%는 산후 우울증으로 이어질 정도로 심각한 우울감을 경험하게 됩니다.

산후 우울증은 일반적으로 출산 이후 4주 전후로 발생하나 출산 후 수일 이내 및 수개월 이후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발병 3~6개월 후에 증상이 호전될 수도 있지만, 잘 치료받지 않을 때에는 1년 넘게 지속하기도 합니다. 방치할 경우 산모 자신뿐만 아니라 자녀의 성장발달 및 가족관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산후 우울증의 증상에는 아이의 건강염려 및 사고가 발생하는 것에 대한 과도하고 부적절한 걱정, 아이에 관한 관심 상실, 아이에게 적대적이거나 폭력적인 학대 행동, 스스로나 아이에게 해를 끼칠 것 같은 반복적이고 강박적인 두려움 등이 있습니다. 엄마의 산후 우울증이 제때 치료받지 못하면 아이도 영향을 받아 기질적으로 부정적 정서를 보이고,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하며, 학업 수행이나 지적 능력의 저하를 보이고, 또래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안정적 애착을 형성하지 못하게 됩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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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갱년기 우울증은 ‘가슴에 열이 뻗쳐오른다.’, ‘불안하고 화가 나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그동안 실체가 없는 것으로 여겨졌던 ‘화병(Hwa-byung)’은 1970년대 국내 연구를 통해 전 세계 학계에 정신 의학 용어로 올린 바 있습니다. 당시 보고에서 화병은 가정주부에 많으며, 가정 문제로 화가 날 충격적인 일들을 겪고 갈등과 체념의 기간을 거치며 분노를 억제하거나 신체적으로 투사(projection)한 결과 나타난 만성 질병이라고 하였습니다.

중년 여성들은 종종 스스로 화병이 낫다고 하며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하는데, 그들의 증상의 많은 부분은 여성들이 가정과 사회에서 ‘참는 게 미덕이다’라는 풍조로부터의 압박으로 인해 발생한 것입니다. 사회에 만연한 가부장적 문화는 여성들을 우울증에 더욱 취약하게 만들고 이때쯤 폐경이 찾아와 호르몬 변화까지 겹치게 되면 우울증이 새롭게 발생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일반적으로 중년 여성에게 폐경 전후는 대개 자녀의 독립이나 만성적인 가족 갈등, 사회적 성취의 한계, 노후에 대한 걱정 등이 다양하게 겹치는 시기이며, 이때 그동안 수행했던 자신의 역할을 다시 재정립하게 됩니다. 그러나 갱년기 우울증 환자들은 새로운 역할을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원래의 역할을 잃으면 인생의 의미가 다 없어졌다고 느끼고 이에 자신감과 자존감이 낮아지며 외로움, 공허감을 크게 경험하게 됩니다.

증상이 너무 힘들고 속이 상할 때 잠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히게 되면 병원을 방문해서 진료를 받아보아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산후 우울증과 갱년기 우울증 환자들은 대개 이전 삶에 애착이 있고 매우 열심히 살았으며 자아 기능이 좋던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기본적인 치료로도 반응이 좋아 상당한 호전을 기대할 수 있으며 초기에 잘 조절된다면 이전 수준으로도 충분히 돌아갈 수 있습니다.

 

산후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1. ‘내 역할은 “OO 엄마”뿐만이 아니며 나는 하나의 인격이고 소중한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OO 엄마는 내 인생의 수많은 역할 중 하나일 뿐입니다. 엄마로서 아이를 잘 돌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 자신을 잃지 않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고생하는 스스로 선물을 주거나 간단한 취미 활동을 즐기거나 하루를 정리하고 돌아보는 시간을 꼭 가져 스트레스를 예방합니다.

2. ‘처음부터 쉬운 일은 없고 완벽할 수도 없다. 남들과 비교하지 말자’는 생각도 중요합니다. 내가 다른 사람보다 모성애도 없고 엄마의 자질이 부족해서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아이를 돌보는 일은 여러분뿐만 아니라 모두에게도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3. ‘필요할 땐 꼭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아이를 돌보는 일은 매번 행복하지만은 않고 어렵거나 부담스러운 일도 많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으면 혼자 해결하기가 버겁다면 남편이나 양가 부모님, 친척들에게 도움을 당당하게 요청해 보세요. 엄마라고 해서 혼자 모든 일을 해결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실제로 혼자 모든 일을 다 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아울러 갱년기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1.‘너무 참아서 이렇게 됐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지 중요합니다. 마구 화만 내는 것도, 무조건 참기만 하는 것도 정신 건강에는 좋지 않습니다. 화도 ‘잘’ 내야 합니다.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러니?” 보다는 “나는 네가 그렇게 해서 참 속상했어.”와 같은 나-메시지(I-메시지)로 내 감정을 표현해보면 의외로 갈등이 쉽게 해결될 수도 있습니다.

2. ‘평소에 스트레스를 잘 풀자’입니다. 힘든 상황을 피할 수 없다면 그것 또한 어쩔 수 없이 내 인생의 한 부분임을 받아들이고, 다른 즐거운 상황을 몇 가지 만들어보세요. 본인만의 취미, 종교 생활, 휴식 등 어떠한 것이든 좋습니다. 갑친한 친구들이나 이웃들과도 즐겁게 수다를 나누는 것도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됩니다.

3. ‘힘들 땐 꼭 병원에 가자’입니다. ‘내가 정신병도 아니고 정신과를 왜 가?’, ‘정신과 다니는 거 알면 남들이 뭐라고 할까?’라고 생각하다가 치료할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꼭 약을 먹지 않더라도 일단 본인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속이 시원해지고, 여러분에겐 그런 곳이 필요합니다. 집 근처에 있는 정신과 의원에서 정신과 전문의와 상의하거나, 지역별 정신건강증진센터 또는 정신보건센터를 방문해서 치료가 필요한지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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