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피아 정상원 기자]가계부채가 사상 최대치를 연신 갱신하고 있는 가운데, 급전이 필요한 다중 채무자가 주로 이용하는 카드론 잔액도 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지난달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35조3952억원으로 6월(34조8468억원) 대비 5483억원 증가했다. 급전이 필요한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저축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수요가 카드론에 몰리는 것이란 해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장의 자금수요에 따라 카드론 잔액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며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저신용자나 취약차주에 대한 자금공급도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여러 측면에서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카드론 금리가 15% 안팎에 달해 중저신용 차주의 이자 부담이 높다는 점이다. 카드론 금리는 7월 말 기준 BC카드가 15.27%로 가장 높다. 이어 ▲하나카드 14.60% ▲삼성카드 14.50% ▲롯데카드 14.36% ▲국민카드 14.30% 등도 14%를 넘었다.
현금서비스 역시 7월 말 기준 6조4078억원으로 6월보다 772억원 늘었고, 일시불로 물건을 산 뒤 카드 대금의 일부만 먼저 결제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는 리볼빙 잔액은 7조3090억원으로 전달보다 392억원이나 증가했다.
이처럼 대출 규모가 크게 늘면서 카드사들의 건전성 우려 역시 제기되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카드사의 연체율은 1.58%로 전년 말보다 0.38%포인트 상승했다. 신용판매 연체율은 0.87%로 전년 말보다 0.22%포인트, 카드대출 연체율은 3.67%로 0.69%포인트 증가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회사별로 리스크 관리 판단에 따라 대출을 늘리거나 줄이는 것으로 안다"며 "저축은행 등 타 업권에서 대출 규모를 줄이면서 유입된 자금수요가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금감원은 하반기 카드사들에 부실채권 매각, 채무 재조정 등을 통한 자산건전성 관리를 지도하고, 여전채 발행 시장 및 카드사 유동성 상황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