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완성된 맛 지닌 독자적 음식...채소절임 단계 파오차이와 달라”
“김치, 완성된 맛 지닌 독자적 음식...채소절임 단계 파오차이와 달라”
  • 정상원 기자
  • 승인 2023.04.24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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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파오차이와 다른 독자적 발효식품"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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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피아 정상원 기자]한국의 김치는 중국의 파오차이와 엄연히 다른 독자적 발효식품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24일 동북아역사재단에 따르면 박채린 세계김치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최근 ‘동북아역사 리포트’에 실은 ‘음식도 발효를, 생각도 발효를’이라는 글에서 채소절임 단계와 김치가 분화되는 과정을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인류는 오래전부터 남는 식재료를 저장하기 위해 염장을 시작했다고 설명한 박 책임연구원은 “혹한기 채소를 장기 보관해 두고 필요할 때 먹고자 부패를 막는 효과가 큰 소금에 절여둔 것”이라며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았던 ‘원시형 절임’은 인류 보편적인 문화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1∼3세기부터 발효 문화가 형성되면서 절임 원료나 방식이 달라졌다. 박 책임연구원은 "발효 절임 시기부터 중국과 한국은 각자의 노선을 걸었다. 중국에서는 발효 기술이 적용된 식초, 술 등을 활용한 방법 위주로 발달했고 한국은 소금과 장(醬)을 절임 원료(절임원)로 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옛 문헌에도 한국과 중국 두 나라의 차이가 분명히 나타난다고 분석하면서 "중국 최초의 농서로 알려진 '제민요술'(齊民要術) 등을 보면 중국에서는 채소절임을 만들 때 식초, 술, 술지게미 등의 재료를 쓴 것으로 파악되나 고대 한국의 채소절임에는 이를 활용한 흔적이 없다"며 "중국과 한국의 절임원이 전혀 다르기에 중국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파오차이는 채소절임 단계에 머물렀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중국은 절임 채소를 다시 볶거나 요리 재료로 활용하기에 조리 단계에서 맛을 더할 수 있지만, 한국은 채소 절임을 조리하지 않고 반찬으로 바로 먹기에 그 자체로 완성된 맛이라고 했다. 박 책임연구원은 그 근거로 젓갈과 각종 향신 채소의 영향을 꼽으며 "김치는 동물성 발효식품인 젓갈을 사용해 짠맛, 신맛 외에 '맛있는 맛'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동물성 감칠맛을 가미(加味)하고 맛과 영양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면서 독자성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2020년 11월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절임 채소 ‘파오차이’가 국제표준화기구(ISO)로부터 국제표준 인가를 받았다며 “중국의 김치 산업이 국제 김치 시장의 기준이 됐다”고 주장해 우리나라 국민들로부터 공분을 샀다.

이같은 '김치 종주국' 논란과 관련해 박 책임연구원은 "단지 음식 문화, 역사 논쟁에 국한된 게 아니다"며 "역사적 근거에 기반한 김치의 변천 과정을 확고히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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