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0년 전 ‘한글편지’ 보물 지정...군관 나신걸이 아내에 쓴 편지
530년 전 ‘한글편지’ 보물 지정...군관 나신걸이 아내에 쓴 편지
  • 남희영 기자
  • 승인 2023.03.0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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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창녕 관룡사 불상·서울 청룡사 괘불도 등 3건 보물 지정
나신걸 한글편지 (사진=문화재청 제공)
나신걸 한글편지 (사진=문화재청 제공)

 

 [뉴스토피아 남희영 기자]500여년 전 조선 초기의 한 군관(軍官)이 그의 아내에게 한글로 쓴 편지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글 편지로 가치를 인정받아 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한글편지이자 훈민정음 반포의 실상을 알려주는 '나신걸 한글편지(羅臣傑 한글便紙)'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했다고 9일 밝혔다.

편지는 2011년 대전시 유성구 금고동에 있던 맹씨 묘에서 출토됐다. 두 장으로 구성된 편지는 맹씨의 머리맡에서 여러 번 접힌 상태로 발견됐다. 묘에서는 의복 28점을 비롯한 총 41점의 유물이 나왔다. '나신걸 한글편지'는 조선 초기 군관(軍官) 나신걸(羅臣傑, 1461~1524)이 아내 신창 맹씨(新昌 孟氏)에게 한글로 써서 보낸 2장의 편지다.

편지는 아래, 위, 좌우에 걸쳐 내용이 빼곡하다. 어머니와 자녀들에 대한 그리움부터 철릭(조선 시대 무관의 의복) 등 필요한 의복을 보내주고, 농사일을 잘 챙기며 소소한 가정사를 살펴봐 달라는 게 주된 내용이다.

편지의 작성시기는 편지 내용 중 1470~1498년 동안 쓰인 함경도의 옛 지명인 '영안도(永安道)'라는 말이 보이는 점, 나신걸이 함경도에서 군관 생활을 한 시기가 1490년대라는 점을 통해 이 때쯤 작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은 이 편지로 1446년 훈민정음이 반포된 지 50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한양으로부터 먼 변방지역까지 한글이 널리 보급된 실상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선 시대에 한글이 여성 중심의 글이었다는 기존 인식과 달리, 하급 무관 나신걸이 유려하고 막힘없이 쓴 것을 보면 조선 초기부터 남성들 역시 한글을 익숙하게 사용했음을 보여 주는 자료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이 편지는 현재까지 발견된 한글편지 가운데 가장 오래된 자료이자 상대방에 대한 호칭, 높임말 사용 등 15세기 언어생활을 알려주는 귀중한 사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앞으로 조선 초기 백성들의 삶과 가정 경영의 실태, 농경문화, 여성들의 생활, 문관 복식, 국어사 연구를 하는 데 있어 활발하게 활용될 가치가 충분하며, 무엇보다도 훈민정음 반포의 실상을 알려주는 언어학적 사료로서 학술적, 역사적 의의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또한 '창녕 관룡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 '서울 청룡사 비로자나불 삼신괘불도'도 보물로 지정했다. 17세기 활약한 조각승 응혜의 대표작인 '창녕 관룡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은 관룡사 명부전(법당)에 봉안한 17구의 불상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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