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피아 고천주 기자]경기도 오산시의 한 국공립어린이집 원장이 학부모에게는 비밀로 하라면서 아이들에게 특정 종교를 교육한 것으로 밝혀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해당 어린이집 원장이 다니던 교회는 교단에서 이단과 사이비로 규정한 곳으로 알려졌다.
8일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경기 오산시에 있는 국공립어린이집 원장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는 학부모 동의 없이 원아들에게 특정 종교를 교육해 아이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YTN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아이들은 어린이집을 다녀온 뒤로 뱀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선악과 이야기를 하거나 ‘죽음’ ‘지옥’ 등의 낯선 단어를 꺼내는 등 행동이 조금씩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한 아이는 부모에게 “커피를 많이 마시면 지옥에 간다”라고 말해 부모를 놀라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놀란 부모가 “지옥 이야기는 누가 알려줬느냐”고 묻자, 아이는 “원장 선생님”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아이는 “선생님이 ‘집에 가서 엄마, 아빠한테 말하지 마’ 이렇게 했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해당 어린이집에는 1세~5세 아이들 30여 명이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종교 강요 등 행위가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종교 수업을 한 것은 인정했지만 “아동학대는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어린이집 내부를 촬영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하는 한편,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의견도 검토할 방침이다.
관리 책임이 있는 지자체 관계자는 “최근 A씨가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한 뒤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 보육을 빨리 정상화하는 게 최선이기 때문에 거기 초점 맞춰서 지금 대체 원장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