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피아 고천주 기자]대통령 주치의까지 했던 국군수도병원 소속 70대 의사가 자신이 과거 치료했던 여군 장교를 성폭행하려다 구속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10일 YTN 보도에 따르면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지난 8일 ‘군인 등 강간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국군수도병원 군무원 신분인 노모(73)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지난해 노씨는 과거 군내 성추행 피해로 자신에게 치료를 받았던 여성 장교 A씨를 상대로 성폭행을 시도하고 2차 가해까지 시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2017년 국군수도병원에서 근무하던 중 육군 부사관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당한 뒤 당시 신경과 과장으로 재직하던 노씨에게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3년이 흘러 국군수도병원을 다시 찾은 A씨에게 노씨는 성추행 사건을 거론하면서 '조언을 해주고 싶다'며 식사를 제안했다. 며칠 뒤 저녁식사를 한 후 만취한 노씨는 태도가 돌변해 A씨를 근처 자기 집으로 끌고 가 성폭행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할아버지 연배의 노씨가 자신이 심각하다고 여긴 일들에 대해 "괜찮다" "스트레스 때문이다"는 등 편안하게 말을 해줘 안심하고 있었다가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폭행 시도 당시 노씨가 치마 속에 손을 넣고 스타킹을 벗기려 하고 A씨의 손을 자신의 성기에 계속 가져다댔다고 주장했다.
집 밖으로 달아난 A씨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해리성 기억상실증, 마비 등 증상을 겪다 일주일 만에 노씨를 부대에 신고했다. 사건 발생 7개월 만에 전역한 A씨는 지금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과정에서 범행을 부인하던 B씨는 아파트 CCTV에 찍힌 강제 추행 장면을 본 뒤에야 범행을 인정했다. 그는 A씨가 접근하기 쉬운 여자로 보여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노씨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선처해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씨는 의료계에서 저명한 뇌졸중 전문의로 서울대 의대 교수, 대한신경과학회 회장 및 이사장, 대한뇌졸중학회 회장 등은 물론 대통령 주치의도 여러 차례 역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던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