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피아 정상원 기자]경찰이 “짜장면이 먹고 싶다”는 내용의 112 신고를 받고 위기에 처한 신고자라고 판단해 기지를 발휘, 성폭력 피해자를 구출한 사실이 알려졌다.
12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112종합상황실은 지난 11일 오전 2시30분쯤 “아빠, 나 짜장면 먹고 싶어서 전화했어”라는 다소 엉뚱할 수 있는 내용의 신고를 접수했다. 이후 신고 여성은 연달아 전화 4통을 걸었다. 전화를 한 여성은 첫번째와 두번째 통화에서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고 세번째 통화에서는 “모텔”이라고만 말했다. 그는 네번째 통화에서 “아빠, 나 짜장면 먹고 싶어서 전화했어”라고 말했다.
이에 이 여성이 위기 상황에 처했다고 직감한 경찰관은 신고자의 아빠인 척 대화를 이어가면서 여성이 서울 노원구의 한 모텔에 머물고 있음을 확인하고 인근의 경찰을 출동시켰다.
출동한 경찰은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문제의 모텔 1층에서 맨발로 울고 있는 피해자를 발견했고, 그로부터 2명의 남성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후 경찰은 모텔 객실 안에 있던 남성 2명을 특수강간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노원경찰서는 정확한 사건 경위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과거에도 경찰이 비슷한 상황에서 놓인 신고자를 구출한 사례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앞서 경기남부경찰청 기동대 소속 강승구 경위는 최근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2018년 종합상황실 근무 당시 “모텔인데요, 짜장면 2개만 갖다 주세요”라는 신고 전화를 받고 데이트 폭력 피해를 막은 일화를 공개한 바 있다. 이때도 전화를 받은 강 경위는 “혹시 남자친구한테 맞았어요? 짜장면집이라고 하면서 저한테 말씀하시면 돼요”라고 응답해 신고자의 위치를 파악했다. 이후 현장 출동 경찰관도 배달온 것처럼 들어가 가해자를 체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