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감당하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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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국
  • 승인 2019.01.2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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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정대윤 국장
발행인 정대윤 국장

[뉴스토피아 편집국] 대한민국의 대학입시를 소재로 한 JTBC의 금토드라마 ‘SKY 캐슬’로 인해 입시 열풍에 기름을 부어버린 듯하다.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제품과 가구, 패션뿐만 아니라 ‘입시 코디’ 등을 따라하는 시도와 문의가 잇따르면서 매회 화제를 일으켰다. 대한축구협회는 축구 경기로 인해 드라마가 결방된데 대해 사과까지 했다.

배우 김서형이 연기하는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 캐릭터의 말투가 유행하고 스타들의 스타일을 따라하는 유행은 늘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현행 대입 제도를 비판하고 과열되고 왜곡된 사교육에 눈살을 찌푸리다가도 드라마 속 학부모들의 부정적인 방법을 따라하고 욕망을 쫒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대한민국 상위 0.1% 명문가 출신 부자들이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처절한 욕망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현실을 다소 과장되게 반영했다. 최근 학원가에서는 ‘SKY 캐슬’ 속 공부법을 내세우며 마케팅에 활용하느라 여념이 없다. ‘감당하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저를 전적으로 믿으셔야합니다’ ‘절대 너 자신을 믿지 마’ 냉철한 대사처럼 명문대에 들어가는 게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학연과 지연에 대한 우월감은 그야말로 하늘처럼 높아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를 가리키는 ‘SKY’. 오죽하면 신분관계를 나타내는 ‘출신’이라는 말이 붙지만 자식 과외비로 고액을 썼다거나 명문대에 입학한 것을 자랑하는 모습이 비춰지더라도 마냥 부러워만 할 필요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 현실에서 국내 500대 기업 중 ‘SKY 출신’ CEO의 비중은 40%로 낮아졌다. 4차 산업혁명은 새로운 직업군을 창조해내거나 학벌이나 열정이 아닌 전문성과 위기대처능력으로 기회의 문턱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교육열 못지않은 중국에서도 ‘SKY 캐슬’ 열풍이 불고 있다. 대학으로 일생이 좌우된다는 일부 기득권층의 인식이 왜곡된 자식 사랑과 무한 경쟁의 주도층의 모습이기도 하다. 결국 사회적 인식의 문제다. 정치인과 법조인, 의사 등이 고소득 직업군에 속하지 않는 덴마크, 핀란드 등 북유럽국가에서는 직업을 ‘성적’이 아닌 ‘적성’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살인적인 입시 교육을 추구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불평등은 대부분 부의 기준으로 문제의 심각성을 말한다. 하지만 새로운 제도를 만들고 부를 공정하게 분배해도 불평등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바로 ‘비도덕 사회’의 문제이다. 어릴 때부터 평가를 거듭하며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그 객관적 ‘기준’을 결정짓는 것은 사회이다.

‘미투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검사는 가해자인 안태근 전 검사장의 징역 2년 선고에 대해 “제 사건의 수사·재판 과정은 오히려 검찰이 개혁될 수 없는 조직이라는 걸 보여줬다”고 말했다. 아직은 진실을 이야기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사회라는 것이다. 주류와 비주류로 나눠서 주류를 지향해 힘을 실어주는 기득권 민낯의 일부를 ‘SKY 캐슬’ 통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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