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다리는 ‘의사’, 걷기는 ‘약’
두 다리는 ‘의사’, 걷기는 ‘약’
  • 정상원 기자
  • 승인 2017.03.1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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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노화도 막는 ‘걷기’···앉아서 일하는 사람은?

[뉴스토피아 = 정상원 기자] “걷기 속도 느려지면 ‘인지기능 저하’ 의심”

보행속도가 느려지면 치매 등 노화로 인한 인지기능 저하를 의심해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신철 고려대 안산병원 수면장애센터 연구팀은 한국인유전체조사사업에 참여한 성인 2천222명의 4m 보행검사와 노인 인지기능 평가를 수행한 결과, 평균 0.83㎧ 정도로 느리게 걷는 그룹이 평균 1.02㎧ 이상 보통 속도로 걷는 그룹보다 노인 인지기능 평가점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4m 보행검사는 시작 지점을 설정한 뒤 일직선으로 도착 지점을 정하고, 평소 걷는 속도로 시간을 측정했다. 보통 건강상으로 문제가 없는 65세 이상 노인의 보행속도는 1㎧ 정도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걷기 등의 운동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인지기능을 비롯해 다수의 장기 및 근골격계의 복합적인 건강 기능 상태의 손상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연구에서 수면 무호흡 증상을 가진 환자가 더 느리게 걷는 경향이 관찰돼 ‘수면 무호흡 환자’의 인지기능 저하도 더 빠르게 나타나는 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신철 교수는 “걷는 행동은 우리 몸의 에너지·운동 조절을 비롯해 심장·폐·혈류·신경·근육 등 다양한 장기의 복합적인 건강 상태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보행속도 감소는 노화로 인한 인지기능 저하를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노인의학’(Age and Aging) 최근호에 게재됐다.

▲ ⓒ뉴스토피아 DB

꾸준한 걷기 운동, 치매 예방도...

무엇보다 걷기를 꾸준히 하면 치매가 예방된다는 반가운 연구 결과도 있다.

2014년 2월, 영국의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은 미국 피츠버그 대학 의과대학 신경과 전문의 커크 에릭슨 박사팀이 55세에서 80세까지의 남녀 120명에게 일주일에 3회, 40분씩 걷도록 하는 실험을 1년 동안 진행한 결과 기억충추인 해마를 포함한 뇌의 핵심 조직이 최대 2%까지 커졌다는 결과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반대로 단순히 스트레칭 운동만 한 그룹은 일반적인 뇌의 노화 속도 그대로 1.5%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가 남긴 명언 가운데 하나인 ‘최고의 운동은 걷기고 최고의 약은 웃음이다.’라는 문구처럼 걷기는 이미 의학적으로 큰 효과가 입증된 셈이다.

사무직, 건강 ‘적신호’···공공 보건 문제로 다뤄야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습관은 허리, 목 등 관절 건강에 좋지 않다는 연구가 많다. 인간의 신체는 진화적으로 오래 앉은 자세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앉아서 일하는 사무직에서 허리둘레 수치가 높고 심장 건강도 좋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위릭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이 ‘국제비만학 저널’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사무직 노동자들은 그렇지 않은 노동자에 비해 허리둘레선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으며 심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도 높았다.

연구팀은 비흡연자이고 심장질환을 앓은 전력이 없는 건강한 우체부 111명을 조사했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의 활동량을 관찰했을 뿐만 아니라 심혈관 건강을 확인하고자 혈액샘플을 수집해 분석했다. 참가자 중 55명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내근직이었고, 56명은 편지를 배달하는 외근직이었다.

분석 결과 외근직의 평균 허리둘레선 수치는 94㎝인 반면 사무직은 97㎝였다. 하루 동안 앉아 있는 시간이 5시간이 넘고 그 후에 1시간이 추가될 때마다 콜레스테롤 수치에도 변화가 있었다. 내근직은 이른바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부르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하며, ‘좋은 콜레스테롤’이라 부르는 HDL 콜레스테롤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었다.

허리둘레선 증가와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는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 역시 높였다. 외근직의 경우 앞으로 10년 동안 심혈관 질환이 발병할 확률이 1.6%였지만 내근직은 2.2%로 근소하게 높았다.

이런 결과는 공공 보건 문제를 다룰 때 노동자의 업무형태와 습관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나타낸다. 앉은 자세로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허리둘레가 늘어나고 중성지방이 증가하며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져 심장병 위험이 커지며, 이런 위험 요소를 없애려면 하루에 1만5000보는 걸어야 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또한 공중 보건의 목표는 앉아 있는 것만이 업무를 하는 유일한 방식이 아니라는 점을 전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뉴스토피아 DB

좋은 걷기, 올바른 방법은?

전문가들은 걷기도 관절을 이용한 운동이므로 운동 전 맨손체조나 준비운동을 통해 체온이 적당히 오른 후에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또, 배에 힘을 주고, 걸을 때는 ‘발뒤꿈치- 발바닥- 발가락’ 순으로 바닥에 닿도록 한다. 올바른 걷기 방법은 발뒤꿈치를 먼저 땅에 대고, 엄지발가락으로 지면을 밀듯이 걷는 것이다.

이때, 허리를 곧게 펴고 팔을 크게 흔드는 것이 중요하다. 발이 바깥쪽이나 안쪽을 향하지 않게 11자를 유지하면서 걷고, 보폭을 너무 넓게 할 경우 허리에 무리가 갈 수 있으니 자신의 키에서 100㎝ 정도를 빼거나 어깨너비 또는 그보다 작은 보폭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또한 보폭은 평소보다 약간 넓게, 속도는 옆 사람과 대화를 하면 숨이 차 불편할 정도로 약간 빠르게 걷는 게 좋다. 꽃샘추위가 막을 내리면서 날씨가 제법 따뜻해 졌다. 점심식사 후 가벼운 걷기나 휴일 나들이로 건강을 챙기는 것은 어떨까?


[뉴스토피아 = 정상원 기자 / jsw@newstop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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