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인정(認定) 받고 싶은 사람들
[발행인 칼럼] 인정(認定) 받고 싶은 사람들
  • 편집국
  • 승인 2016.12.19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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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인 정대윤

[뉴스토피아 = 편집국] ‘설마’가 대한민국 국민들을 잡았다. 국민들에게 혼란과 통합을 동시에 안겨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이제 더 이상 의혹이라는 수식어도 필요 없게 됐다. 그러나 주범이자 피의자인 박 대통령은 아직도 자신이 공범인 측근들에게 배신을 당한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영국의 철학자이자 정치가이자 법률가인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1561.1.22~1626.4.9)은 ‘인간은 진실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을 믿으려든다’고 했다. 심리학에서도 보통 사람은 자기 자신을 실제보다 훨씬 높게 평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자신을 객관적이라고 믿는 이러한 착각을 깨닫지 못하면 끊임없이 정당화하게 된다. 결국 이러한 생각의 왜곡은 판단과 해석을 미묘하게 변화시킨다.

게다가 어떤 동기가 생기면 그 믿음은 더욱 왜곡된다. 노름에 빠진 사람들이 노름을 그만 두 지 못하는 이유는 ‘잃는다’는 사실보다 ‘딸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과 믿음 때문인 것처럼 말 이다. 그래서 베이컨은 ‘아는 것이 힘이다’라며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경험을 통해 지식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과거로부터 얻은 잘못된 지식이나 편견을 모두 지워야만 올바른 지식을 쌓고 인류가 발전한다고 했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선 안 된다’는 얘기다. 박 대통령은 결국 최씨라는 우물 안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한 술 더 떠서 외모 가꾸기를 마치 자신이 여성으로써 지켜야 할 사생활이라 생각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얼마 전 SBS ‘영재발굴단’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리듬체조 소녀 11살 서유나 양이 한 말 이 생각난다. “열심히 하는 걸로 안돼요, 잘 해야 돼요.” 부상으로 슬럼프에 빠져 있던 11살 소녀가 고강도 훈련을 버텨내며 울먹이던 모습이 필자를 부끄럽게 했다. 그런데 드라마 애청자인 박 대통령인데 그 소녀를 과연 봤을까? 알면 성공하고 모르면 실패하게 마련이다. 꿈을 향한 11살 소녀도 아는 진실을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과거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대통령의 무지함은 감춰놓았던 힘까지 모두 잃었고, 결국 실패했다.

대통령의 역할을 먼저 신경쓰고 잘하려고 노력이라도 했다면 최소한 보톡스나 필러, 파마 따위의 의혹이 사실이라고 해도 믿을 사람이 없었을 것이다. 필자와 주변 지인들도 ‘세월호 7시간’에 박 대통령이 미용시술을 했을 것이란 최초의 추측이 언론에 보도되기 전까지만 해 도 ‘그건 좀 심했다’며 웃어넘겼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무서운 사실은 그 중요한 시간동안 ‘평소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다른 일을 했다’는 것이다. 또한 청와대에는 4년이란 긴 시간동안 대통령에게 바른 소리를 내뱉은 충신(忠臣)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숨어서 녹취와 기록을 한 이들도 있지만, 의로우면 외로워지는 세상인데 그 모든 사실이 세상 밖으로 밝혀져 제대로 심판을 받을지도 의문인 상황이다.

베이컨도 출세를 향해 물불을 가리지 않은 권력욕과 부패 행태를 벌였고, 뇌물수수사건으로 의회의 탄핵을 받아 관직에서 쫒겨났다고 한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관찰과 실험에 바탕을 둔 학문을 진흥시키기 위한 일종의 수단이었다고 할 만큼 이후 그의 학문은 진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역대 정권마다 국정 농단과 비리 사건은 반복되어 왔다. 얼마 전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의 백악관 입성을 두고 정경유착 가능성을 염려하는 것을 보면 이는 우리나라만의 얘기는 아닐 것이다.

우리는 이미 소를 잃었으나 그래도 도둑은 잡은 셈이다. 이제 다른 소가 지내게 될 외양간을 고치는 것에 집중해야 할 때이다. 반복되는 대통령 측근의 비리 때문에 개헌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는 도둑을 없애는 방법과 함께 해야 한다. 더군다나 잃어버린 소의 용도를 모르고 있었다면 외양간을 고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닌 10번째 이뤄지는 보수작업일 뿐이다. 이제 박 대통령은 국민의 뜻에 의해 탄핵의 수순을 밟게 됐다. 다음 순서는 대선이다. 야권 대선주자들은 자신들이 고구마, 사이다, 김치, 밥이라며 굶주린 국민들을 유혹하는데 여념이 없다. 국민들을 대표하는 국회라는 자리 역시 단순히 열심히 하는 걸로 안 된다. 잘 해야 된다. 다리를 찢으며 고통스런 훈련에 눈물로 얼룩진 소녀의 얼굴 앞에서 얼굴과 머리를 매 만지진 말자. 인정(認定)은 해주거나 받는 것이지 갖고 싶다고 갖게 되는 것이 아니다


[뉴스토피아 = 편집국 / ntpress@newstop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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