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지극히 내성적인
[신간] 지극히 내성적인
  • 편집국
  • 승인 2016.04.0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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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불안과 관계의 균열을 포착하는 작가의 섬세한 감각

▲ ⓒ(주)창비
[뉴스토피아 = 편집국] 2012년 단편소설 「팜비치」로 창비신인소설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최정화. 그의  첫 소설집 『지극히 내성적인』이 출간됐다.

이 책은 일상 속의 균열과 파동을 예민하게 감지하는 작가 최정화가 등단 이래 활발한 활동으로 쌓아온 열편의 소설이 묶였다. 온전해 보이는 세계 안에 스며 있는 불안의 기미를 내성적인 사람들의 민감한 시선으로 날렵하게 포착해내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자세가 야무지고 미덥다.

“나는 소설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혹은 나에게 소설이란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서 고민하기보다는 소설을 잘 쓸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하는 쪽을 언제나 더 좋아한다. 나는 삶의 의미를 이해하려고 하기보다는 하늘을 보거나 음악을 들으며 몸을 움직이거나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이 나와 얼마나 비슷하고 다른지에 대해서 매번 새삼 놀라며, 그 사람들 사이에서 어떤 일들이 발생하고 그 일들이 어떻게 진행되면서 부풀어오르고 사그라드는지, 또 어떤 방향으로 전환되고 엉뚱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혹은 자기가 모르는 사이에 다시 제자리로 되돌아오는지, 그런 것들을 경험하는 것을 좋아한다. 현실에서 무슨 일인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내 경우에는 소설 속에서도 일어나기 힘들다. 이건 현실에서 받은 그 자극들을 그대로 쓴다는 뜻은 아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나는 며칠 전에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복도에 서 있다가 어떤 남자가 휘파람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는데 그 소리는 멜로디가 명랑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굉장히 소름 끼치는 구석이 있었다. 그러면 나는 그 소리를 들은 경험을 가지고 소설을 시작할 수 있다. 그리고 완성된 소설에는 그 기이한 휘파람 소리 같은 것은 삭제되었을 수 있다. 삶과 소설 사이에는 그런 정도의 연관성만으로도 충분하다.

(…)

소설의 의미 같은 것은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썼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설이 무엇인가에 대해 정말 아무런 생각이 없다고 한다면 오히려 거짓말일 것이다. 나는 소설을 쓰기 위해 고민하는 것들이 결과적으로는 소설이 무엇인가에 대한, 그래서 삶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줄 거라는 낙관적인 희망을 품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바람이 있다면 내 소설을 읽는 사람들이 소설을 읽는 동안 잠시 현실을 떠났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왔을 때 무언가 달라진 점이 있길 바란다. 하다못해 앞서 걷는 사람의 걸음걸이에 이상하게 자꾸 신경이 쓰여 가던 길을 멈추기라도 했으면 좋겠다. 만약에 그렇지 않다면, 읽기 전과 똑같다면 나는 실패한 것이다. 내 이야기가 내 이야기를 읽는 이들의 삶에 변화를 일으키기를 원한다. 그 변화는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좋지만—때로는 거창한 것을 꿈꾸기도 한다—전과는 분명히 어딘가 달라져 있기를 바란다. (후략)“ -저자의 말 中에서


[뉴스토피아 = 편집국 / ntpress@newstop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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