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라면을 끓이며
[추천] 라면을 끓이며
  • 김유위 기자
  • 승인 2015.10.30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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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의 지옥을 헤매는 '보통 사람들'의 일상 생활 이야기
▲ ⓒ문학동네

[뉴스토피아 = 김유위 기자] 소설가 김훈의 산문이 출간되었다. 이 책에는 그의 가족 이야기부터 기자 시절 그가 거리에서 써내려간 글들, 최근에 도시를 견디지 못하고 동해와 서해의 섬에 각각 들어가 새로운 언어를 기다리며 써내리견 글에 이르기까지, 김훈의 어제와 오늘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먹고 산다는 것의 안쪽을 들여다 보는 비애

여전히 원고지에 육필로 글을 쓰고, 자가용 보다는 자전거에 몸을 싣고, 두 발로 바퀴를 구르며 세상을 나아가는 그가 기록한 세상과 내면의 풍경들. '밥벌이의 지겨움' '아들아, 다시는 평발을 내밀지 마라' 등 길이 회자되는 김훈의 명문장들을 읽는 기쁨과 함께, 국가가 국민을 지켜주지 못하는 시대, 진영논리에 휩싸여 악다구니를 벌이는 권력가들에게 그가 '슬프고 기막혀서' 써내려간 글, 여전히 먹고살기의 지옥을 헤매고 있는 '보통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김훈 산문의 정수가 이 책에 담겨 있다.

나는 오랜 세월 동안 소외된 노동으로 밥을 먹었다

책의 표제글이 된 '라면을 끓이며'는 매 해 36억 개, 1인당 74.1개 씩의 라면을 먹으며 살아가는 평균 한국인들의 '삶에 관한 이야기'이자, '거리에서 싸고, 간단히 혼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이 세상에는 식사와 사교를 겸한 번듯한 자리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고상한 사람들도 있지만, 거리에서 밥벌이를 견디다 허름한 분식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 달 벌어 한 달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라면'은 뻔하고도 애잔한 음식일 터. 이 책은 김훈의 지난 날을 이룬 다섯 가지의 주제에 따라 5부로 구성되어 있다. 밥, 돈, 몸, 길, 글. 이 다섯개의 주제는 그의 문체처럼 간단명료하며 정직하다.

김훈은 저자 인터뷰에서, 책의 제목에 대해 "처음엔 제목을 '누항사(陋巷詞)'라고 했었다. '낮고 누추한 거리의 이야기'라는 뜻이다"라며 "출판사에서 어렵다고 해서 '라면을 끓이며'라는 제목으로 가게 됐다. 그래도 같은 계통의 제목이다"라고 전했다.

덧붙여 김훈은 책이 5부로 구성되어 있는 것에 대해 "밥, 돈, 몸, 길, 글 모두 다 인간의 일상을 말하는 것이다"라며 "매일 매일의 생활을 하나의 부(部)로 삼은 것이다. 나는 일상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글이나 정치나 철학이 생활의 바탕을 상실하면 그것은 다 허상이거나 관념이거나 인간과 동떨어진 언어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뉴스토피아 = 김유위 기자 / kyw@newstop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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