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한 편의 영화같은 단편집 '이방인'
[신간] 한 편의 영화같은 단편집 '이방인'
  • 남희영 기자
  • 승인 2015.10.01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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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출판 푸른향기
작가/ 권준형
시집/ ‘작은 이야기’‘가을 단상’
‘바이올린을 위한 시’
‘小品集’(교보문고 ebook)
‘무제’ ‘소나타’
장편소설/ ‘잭의 모험 이야기 새의 나라’
중편소설/ ‘31번지 술집’(퍼플 ebook)

[뉴스토피아 = 남희영 기자] 판타지 장편소설 ‘잭의 모험 이야기, 새의 나라’를 쓴 권준형 작가가 4년 만에 단편집 ‘이방인’(도서출판 푸른향기)을 출간했다.

여섯 편의 단편소설은 마치 여섯 가지 맛이 다른 음식을 한 식탁에 차려놓은 듯하다. 벼랑 위에 피어 있는 꽃처럼 위태로운 믿음 ‘나무 여인’, 삭막한 도시에서 서로에게 타인이 되어가는 ‘이방인’, 상처받은 당신에게 따뜻한 사랑을 전하는 ‘하얀 문’, 마지막 이별 여행에서 만난 ‘하얀 사슴’, 짝사랑하는 당신을 내 사람으로 만들 수 있을까 ‘그녀의 사랑’, 까페 검은 고양이 속 다양한 인간의 군상 ‘Goodbye sadness’. 소설 속 인물들은 세상에서 상처받고 소외된 사람들이지만 인간 본연의 따뜻함을 잃지 않으려 한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우리는 서로에게 이방인이지만 그 속에서 삶의 빛을 발견하고자 하는 희망을 말하고 있다. 소설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따뜻하고 부드러운 바람이 온몸을 감싸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벼랑 위에 피어 있는 꽃처럼 위태로운 믿음 ‘나무 여인’
호숫가 통나무집에 살고 있는 여인은 매일 아침 퐁테뉴 숲으로 가서 검은 나무에 기도를 드린다. 여인은 믿고 있다. 검은 나무가 자신의 전부인 두 아이를 지켜준다고. 여인의 두 아이인 아덴과 리브는 알고 있다. 그 믿음이 벼랑 위에 피어있는 꽃처럼 위태롭다는 걸. 악마의 하수인 에밀이 두 아이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폭풍우가 치는 날 밤. 통나무집의 문을 거칠게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고 여인은 두 아이를 데리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퐁테뉴 숲으로 들어가는데….

삭막한 도시에서 서로에게 타인이 되어가는 ‘이방인’
이름 대신 숫자로 불리는 그는 자신의 이름을 잃어버린 채 의지할 곳 없는 도시에서 방황하며 하루하루 힘겹게 생존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식어버린 태양은 더 이상 그를 비추지 않는다. 풀 한 포기 자라기 힘든 삭막한 도시에서 삶의 뿌리가 흔들리는 그는 자신의 조상이 있는 바다로의 귀향을 꿈꾼다. 딸의 작은 소원조차 들어주지 못하는 현실에 절망하고, 자신의 전부이자 마지막 희망이었던 딸마저 자신을 등지고 하늘로 떠나자 그는 딸이 남긴 흔적을 들고 바다로의 귀향을 준비한다.

상처받은 당신에게 따뜻한 사랑을 전하는 ‘하얀 문’
백혈병을 앓고 있는 7살 나영이. 주식투자로 전 재산을 날린 40대 가장. 더 이상 영감이 떠오르지 않는 30대 여류화가. 건물 신축으로 꽃집에서 쫓겨나 길거리로 나앉게 될 처지에 처한 60대 꽃집 여주인. 번번이 취업에 실패하는 서른을 눈앞에 둔 백수. 부모가 이혼 위기에 처한 19살 왕따 여고생. 그들은 서로에게 작지만 따뜻한 사랑을 전한다. 그 사랑이 비루한 현실을 빛나게 한다. 삶의 종착역에서 나타난 하얀 문은 그들을 또 다른 세계로 인도한다.

마지막 이별 여행에서 만난 ‘하얀 사슴’
‘나… 더 이상 널 사랑할 자신이 없어. 이쯤에서 정리를 하는 게 맞는 것 같아.’ 그렇게 사랑이 끝났다. 사랑과 함께 그녀의 삶도 끝났다. 쳇바퀴처럼 돌던 답답한 현실과도 이제 안녕이다. 일탈의 방아쇠를 당겨야 할 때가 왔다. 가족과의 추억이 어린 바다로 그녀는 떠난다. 파란색 미니쿠퍼만이 그녀의 슬픔을 달래준다. 마지막 이별 여행을 떠나는 길에서 만난 하얀 사슴. 그 사슴은 그녀에게서 삶의 무게를 지우고 그녀를 하얀 세상 속으로 인도하는데….

짝사랑하는 당신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 ‘그녀의 사랑’
바람이 분다. 그녀의 가슴에 이는 야릇한 기분을 어떤 말로 표현을 해야 할까. 단순한 짝사랑이라고 하기엔 그 강도가 진하다. 그녀는 자신의 가슴에 사랑의 불씨를 심어준 사람을 그녀만의 남자로 만들기 위해 도사를 찾아간다. 그녀의 짝사랑을 한눈에 꿰뚫어 본 도사는 그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비법을 전한다. 도사가 전한 이상한 이야기에 반신반의하면서도 그녀는 도사의 말대로 한다. 과연 그녀의 사랑은 이루어질 것인가.

까페 검은 고양이 속 다양한 인간의 군상 ‘Goodbye sadness’
까페 검은 고양이. 싸이코 술꾼들의 영원한 안식처이자 낙원. 입가에 피를 흘리면서 주문을 받는 드라큐라 아저씨. 비틀거리며 서빙을 하는 입이 사나운 좀비 언니. 삐거덕거리며 로봇 걸음으로 서빙을 하는 마네킹 삼촌. 개성이 강한 싸이코 술꾼들의 별난 이야기가 흐르는 까페. 그들이 벌이는 광란의 댄스파티 속에 밤이 깊어간다. 세상에서는 루저일지 모르나 이곳에서는 빛나는 사람들. 한 잔의 술과 함께 슬픔은 안녕!


[뉴스토피아 = 남희영 기자 / nhy@newstop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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