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먹고살기 너무 힘들어!
[칼럼]먹고살기 너무 힘들어!
  • 정인호 칼럼니스트
  • 승인 2015.09.18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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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인호 VC경영연구소 대표는 한국경제 및 중앙경제 칼럼니스트, SERI CEO[성공을 부르는 협상의 기술] 전문강사, 한국표준협회 수석전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글로벌 기업 및 공기관 등 1,000여 곳의 기업과 기관에 강의를 하고 있다. 그의 대표 저서는 《협상의 심리학》, 《소크라테스와 협상하라》, 《다음은 없다》, 《HRD 컨설팅 인사이트》 등이 있다.

[뉴스토피아 = 정인호 칼럼니스트] “먹고살기 너무 힘들어!” 이 말은 늘 들어왔지만 요즘같이 먹고살기 힘든 때도 없다. 1963년에서 1991년까지 연평균 9.5%의 고성장을 구가하던 한국 경제가 1992년부터 2011년까지는 연평균 5.1%의 성장률로 떨어지더니 2012년 이후에는 2%의 성장밖에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원인은 세계경제의 부진뿐만 아니라 내수 부진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가계소비의 비중은 2002년 이후 GDP대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전체 가계의 평균 소비성향 역시 60%로 하락했다. 2015년 6월 기준, 가계부채는 1,071조원으로 사상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산술적으로 국민 1인당 2000만 원 이상의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 기업들의 투자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부의 각종 규제 등으로 인해 국내시장의 매력도가 점점 낮아지고, 노동생산성 또한 낮은 데다 대단히 높은 고비용 구조를 보이고 있다. 더군다나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가들의 급속한 추격은 국내보다 해외 투자에 눈을 돌리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저성장의 기조에도 불구하고 생존을 넘어 성장해야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게임의 판을 바꿔야 한다. 고도 성장기에는 소비자들 스스로도 제품에 대한 지식과 소비경험이 부족했다. 그 결과 공급자인 판매원에게 많이 의존하게 되었고 결국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소비자가 부담하게 되었다. 더구나 고도 성장기는 과시적인 소비와 명품 소비가 늘어났고 높은 판매가격을 용인하게 되었다.

하지만 저성장기가 되면서 소비자들은 소득이 줄어들게 되었고 더 이상 높은 가격을 감내하지 않는다. 소득이 빠듯하니 오히려 저가 제품을 선호하게 되어 이월 상품이나 저가 가격으로 형성된 아울렛 매장, 다이소 등이 각광을 받게 되었다.

그 결과 고도 성장기에는 낮은 제품 판단력과 고가격 선호 성향을 보이던 소비자들이 저성장기가 되면서 높은 제품 판단력과 저가격 선호로 분산되었다. 때로는 가격 파괴적인 제품과 프리미엄 상품을 선호하기도 한다.

이는 저성장기가 되면서 소비패턴이 단순화에서 다양화의 변화를 의미한다. 고도 성장기에는 10인 1색, 즉 10명의 소비자가 1가지 소비 패턴을 보이다가 저성장기기 되면서 10인 10색, 즉 10명의 소비자가 10가지 각기 다른 소비성향을 보이고 있다.

저상장기의 히트한 상품들을 살펴보면 절약형 상품 또는 가격 파괴적인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아울러 고가형 상품인 프리미엄 상품도 선호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고가 아파트, 고가 자동차, 귀금속, 디자인 카페, 해외여행 등 고가형 프리미엄 상품이 히트치기도 하고 편의점의 삼각 김밥과 도시락, 치킨과 맥주, 파리바게트 등의 절약형 상품이 히트치기도 했다. 아울러 저성장 생활에 찌든 자신을 위로하기 위한 상품이나 고령층을 위한 시니어 전용상품들도 각광받기 시작했다.

위와 같이 저성장기기 되면서 소비자의 기호가 다양해지면서 기업들의 마케팅 활동을 하기가 대단히 힘들어졌다. 고도 성장기에는 매스 마켓에 맞는 제품을 출시하면 먹히는 시대였지만 지금은 저성장시대가 되면서 소비자의 구매욕구가 워낙 다양해지고, 트렌드도 급변하게 변화되면서 먹고 살기가 힘들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되었다.

결국 10인 10색을 위한 게임의 판으로 접근해야 한다. <패션의 제국>의 저자인 프랑스의 철학자 질 리포베츠키(Gilles Lipovetsky)는 “현대 모든 산업은 패션 산업화 되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패션 산업화는 건설, 전기, 화학뿐만 아니라 병원 같은 서비스 업종도 10인 10색으로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요즘 소비자들은 많은 것, 큰 것을 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생각지도 않은 큰 것을 소비자에게 건네주면 의심부터 한다. 작은 것부터 진정성을 갖고 접근하면 된다. 예를 들어 병원에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소독약 냄새가 진동하는 게 아니라 향긋한 커피향이 반겨준다면 환자나 고객은 한결 편안한 기분으로 병원을 자주 찾게 된다.

저성장기에는 제품의 본질적 요소만으로 차별화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10인 10색에 맞는 작은 가치를 통한 세심한 배려를 제공해보기 바란다.


[뉴스토피아 = 정인호 칼럼니스트 / nwtopia@newstop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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