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T사람]뮤지컬 배우 조풍래의 연기는 " ...ing! "
[NT사람]뮤지컬 배우 조풍래의 연기는 " ...ing! "
  • 김미주 기자
  • 승인 2014.01.22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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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단계씩 성장하며 내 연기의 진정성을 보여주고 싶어요.”

▲ 뮤지컬 배우 조풍래 (사진= 뉴스토피아 변성진 기자)
사극 뮤지컬 <풍월주>에서 운루 최고의 풍월인 ‘열’역을 맡은 배우 조풍래. 그는 깊은 눈동자에 중저음의 목소리를 가진 매력적인 배우였다. 인터뷰를 하면서 사람들이 왜 그토록 <풍월주>의 ‘열’역의 배우 조풍래에게 주목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는 갑자기 나타나 주인공이 된 것이 아니라 혼자서 연구하며 연습하고 도전해 자신만의 연기 인생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연기자다.

★ <풍월주> 다른 사람을 마음에 품고 있는 그대여…

- ‘열’이라는 역할을 맡으셨잖아요. 그 역할이 진성여왕뿐 아니라 많은 여인들이 원하는 역할인데 이런 매혹적인 역할을 어떻게 소화하셨는지 궁금해요.
“진성 여왕이 한 기생에게 빠져야 하는데 ‘어떤 매력 때문에 빠졌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여왕 주위에 잘생긴 남자는 많이 있었을 것 같았어요. ‘그러면 도대체 뭐지?’ 묻고 또 물었어요. 여왕의 위치에서 겉모습인 외모적인 것을 보고 열에게 사랑에 빠진 건 아닐 거예요. 열의 ‘따뜻한 마음, 따뜻한 눈빛’이 진성여왕의 마음을 건드렸던 것 같아요.”

- 구체적으로 설명 해주세요.
“여왕을 국가적 지위보다 한 사람으로 한 여자로 대하는 태도가 여왕에게는 다른 남자와는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을 거예요. 하지만 '열'은 '진성'을 사랑하지는 않았거든요. 그런데도 ‘따뜻한 사람이다’ 느꼈는지... 진성여왕이 열 그리고, 사담과의 사건 사고들을 보게 되는데 그때 사담에게 대하는 열이의 사랑을 보면서 더 마음이 갔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 사랑 나도 받고 싶다’ 이런 거 있잖아요. 그래서 ‘열 役은 이렇다’고 설명하는 특정한 행동보다 역할에 푹 빠져서 열이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고 했어요.”

- 개인적으로 가슴에 와 닿는 트랙이나 장면이 있었다면 무언지 궁금해요.
“저는 풍월주 노래 전체가 마음에 들어요. 전체 극을 이끌어가는 힘도 그렇고 MR에서 나오는 국악기 소리도 정말 좋아요. 그 중 4중창으로 네 명의 속마음을 표현하는 ‘앞날’이라는 노래가 어려우면서도 좋아요.”

- 어떤 내용이에요?
“여왕이 옷을 주며 부군이 되라고 하는 부분에서 열이가 노래해요. ‘내가 바꿀 수 없는 길이다. 내가 원하지 않는 길이다. 내가 사실은 담이를 원하는데 말할 수 없는 나, 부를 수 없는 너. 내 맘 속 깊은 곳엔 단 한 사람 밖에 없다.’ 이 부분이 좋아요. 가장 좋다고 하기에는 다 좋은 곡이라 애매하지만 지금은 이 곡이 좋다고 떠오르네요.”

- 사랑하는 상대가 ‘사담’역인 남자배우잖아요. 서로가 감정 몰입하기가 힘들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풀어나갔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푸른 눈 박연> 때문에 연습 참여를 잘 못했어요. 거기다 모두들 작품으로 처음 알게 된 배우들이어서 서로 어색한 사이었어요. 친한 장면을 연출해야 하는데 실제 생활에서 그렇지 못하면 작품에서 잘 나오지 않잖아요. 그래서 처음엔 조금 힘들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대화도 많이 하고 친해졌어요. 모두 좋은 분들이라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어요. 그러면서 이런 모습들이 연기에 자연스럽게 묻어나왔어요. 사랑이란 장면을 굳이 표현하려고 하지 않았고 내용의 역할을 따라가려고 했어요. 배우 조풍래가 아니라 신라시대 기생으로 갔어요. 동성애까지는 아니고 정말로 이 사람이 내 인생에 있어 버팀목이다. 이 사람이 없으면 살아가는 의미가 없고 흔들릴 것 같다고 생각을 하고 연기를 했어요.”

▲ 뮤지컬 배우 조풍래 (사진= 뉴스토피아 변성진 기자)
- 사담, 열, 진성, 운장 네 명의 사랑방식이 각자 다르잖아요. 배우 조풍래의 사랑 방식은 어떤 가요?
“저는 사랑을 많이 해 보지는 않았어요. 사랑보다는 우정을 좋아하는 타입이에요. 친구들이나 남동생과 진지한 고민이나 장난스런 대화를 나누는 것을 좋아해요. 사랑은 한번 하면 길게 하는 편이고 그만큼 이별의 아픔도 긴 편이에요. 그동안 잦은 사랑보다 깊은 사랑을 했어요. 생각해 보면 저는 묵묵히 지켜보는 스타일이어서 운장의 사랑 방식에 가까운 것 같아요. 상대가 나를 좋아하냐 아니냐에 따라 진성의 방식도 나오기도 하고... 네 명의 방식이 골고루 나오는 것 같아요.”

- 풍월주 공연이 첫 외부 작업이었잖아요. 외부 작업을 통해서 배운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서울예술단 작품을 했을 때는 예술단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오세요. 작품 자체보다 ‘예술단’에 초점이 맞춰져요. ‘예술단 공연’을 기다리고 보러오시는 분들이에요. 그런데 외부 작업을 하다 보니 ‘작품 자체’를 보러 오신다는 것에서 새로운 시각이 열렸어요. 또 예술단 안에서 배운 것과 또 다른 차별성 있는 연기를 보면서 다양한 것을 배웠어요. 이렇게 해서도 감동을 줄 수 있고 저렇게 해서도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배우면서 바라보는 연기의 폭이 넓어졌다고 할까요? 이것을 믹스해서 나만의 것을 탄생시키고 싶어요.”

★ <배우 조풍래> 끝나지 않은 그의 연기 이야기

- 조금 식상한 질문이지만 배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언제부터 하셨어요?
“ '연기를 평생 하고 싶다!'가 아니라 '연기를 한 번쯤 해보고 싶다!' 에서 시작했어요. 연기학원을 갔다가 극단 골목길 대표이신 박근형 선생님께서 연출하시고 박해일 배우가 나오는 '청춘예찬' 연극을 갑자기 보러가게 됐어요. 조그만 소극장에 자리가 꽉 차고 빈 공간에 방석 깔아서 보더라고요. 저는 맨 앞에 방석을 깔고 배우 연기를 가장 가까이에서 봤어요. 그 모습을 보고 ‘한 번쯤은 해 보고 싶다’ 생각했어요. 고등학교 때 탈춤도 하고 남들이 안 하는 것을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군대 다녀와서 연기를 본격적으로 하자고 해서 중앙대학교 창작공연학부 음악극과에 들어갔게 됐고 4학년 재학시절 첫 오디션에 붙어서 여기까지 왔어요.

- 배우라면 항상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 고민해야 발전한다고 생각해요. 요즘 연기에 대해 가장 고민하고 있는 점은 뭔가요?
“대극장은 3000석이면 3000명에게 나의 연기로 감동을 줘야하니까 크게 동작을 해야 해요. 하지만 지금 하고 있는 <풍월주>는 소극장이라서 손가락의 움직임 하나, 눈 깜빡임 하나도 다 보여요. 동작의 크기가 작아지다 보니까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할지 고민이에요. 동작, 표정, 톤 하나하나 대극장에 맞춰 있다 보니까 소극장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어렵더라고요. 사실 처음에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쉽지 않았어요. 이정도면 되겠지 했는데 너무 과할 때도 있고 너무 모자랄 때도 있었어요. 그래서 작품과 상황에 따라 자유자재로 변화하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어서 요즘 그 선을 찾는 고민을 하고 있어요.”

- 처음에 사담역을 준비했는데 열역으로 캐스팅됐잖아요. 앞으로 내가 하고 싶은 역보다는 사람들이 보기에 어울리는 역을 맡길 때가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맡고 싶은 역할이 많아요. 외모에 따라 캐릭터를 만들기보다 분장과 의상, 소품을 활용하기도 하고, 부족한 부분은 제가 캐릭터를 연구해서 몸을 구부릴 수도 있고 펼 수도 있고 걸음걸이나 동작도 연구를 많이 해서 어떤 역할도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원하는 캐릭터보다 무대에 계속 설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 뮤지컬 배우 조풍래 (사진= 뉴스토피아 변성진 기자)
- 풍월주 외에도 다양한 작품을 하셨는데, 지금까지 맡은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역이 있다면?
“작품에서 이 역할을 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하면서 너무 좋아진 것이 <잃어버린 얼굴>의 민영익 역할이에요. '휘'라는 가상의 인물과 실존하는 인물 민영익이 명성황후라는 존재를 두고 좋은 면과 나쁜 면, 친척관계의 사람과 백성의 입장에서 보는 시각의 차이를 두고 얘기를 하게 되요. 여기서 민영익이나 휘가 극을 같이 이끌어가지 못하면 명성왕후가 빛나지 못하게 되요. 말하자면 받쳐주는 역할인데 내가 못하면 작품이 죽고, 내가 잘하면 작품이 산다는 책임감이 너무 뿌듯하고 좋았어요.”

- 서울예술단으로 소속되어 첫 작품, 기억나세요?
“2010년 5월 26일에 예술단에 왔는데 이틀 뒤인 28일에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에 들어가게 됐어요. 어떨 결에 무대에 서게 되고 지시하는 대로 하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근데도 아마추어에서 프로로서 첫 작품을 하게 됐다는 것에 너무 설렜어요. 이때의 감정을 자주 생각하곤 해요.”

- 롤모델이 있나요?
“황정민 배우처럼 어디하나에 국한되지 않고 영화, 연극, 뮤지컬도 하고. 그렇게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황정민 배우는 주변에서 모두 인정하는 배우잖아요. 저도 그렇게까지 되기 위해 연구를 완벽히 하려고 노력할 거예요.”

-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인간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인간관계를 그리 잘하는 편이 아니에요. 이 말은 두루두루 친하게는 못 지내는 편이라는 거예요. 하지만 내 사람이다 싶으면 오래 가요. 꿈도 주변 사람이 없으면 이루기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많이 아는 것보다 깊이 아는 내 사람과의 인간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살아가는 것이 인간과의 관계이고, 연기의 바탕이 인간관계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해요.”

- 배우로서 자신만이 가진 강점이 있다면 뭐라고 생각하세요?
“공연할 때 무대에 서 있는 힘이 좋은 것 같아요. 공연 안에서 무대 위에서 붕 떠다니지 않고 바닥에 꽂혀있는 느낌. 안정적으로 무대와 일체된 느낌이 있어요. 이걸 저만의 강점으로 만들어 보려고 해요.”

- 뮤지컬을 하고 싶다고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자기가 하고 싶으면 하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뮤지컬 배우라는 꿈을 두었으면 정상을 보기보다 한 단계씩 나아간다는 생각을 해야 되요. 그러다 보면 자신이 그리고 있는 위치에 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부족한 모습이 있다면 자신이 자신을 보는 시각을 빨리 만들어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라고 하고 싶어요. 사실, 저도 아버지가 처음엔 반대했는데 지금은 제일 좋아하셔서 뮤지컬도 거의 다 보러 오세요. 나만의 소신으로 꿋꿋이 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아버지가 마음을 돌리신 것 같아요. 지금은 누구보다도 저를 믿어주시는 분이고 저에게 힘이 되어 주시는 분이죠.”

- 10년 후의 모습은 어떨까요?
“한 가정의 가장,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 있겠죠? 그리고 배우를 하면서 뮤지컬뿐만 아니라 다른 장르에도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을 것 같아요. 나이가 있지만 계속 준비하고 도전하고 싶어요. 초반부터 내 이미지를 보여주기보다 내 길을 가면서 진국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시간이 가면서 내 모습의 진정성을 보여주고 싶어요.”

- 연기 철학이 있다면요?
‘나라면 이렇게 했었을 텐데...’를 많이 생각해요. 그리고 그 역할을 찾아가는 스타일이에요. 어떤 배우는 캐릭터를 보면 처음부터 확 변하는데 저는 서서히 녹아드는 타입이에요. 또, 설명 안 했으면 좋겠다! ‘나는 무대에서 이런 사람이다. 악역이니 이렇게 한다.’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사람 자체의 모습, 캐릭터의 모습을 인위적이지 않게 보여주고 싶어요. ‘모든 것을 설명 안 했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으로 연기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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