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작은 고추가 맵다?
[칼럼] 작은 고추가 맵다?
  • 정인호 칼럼니스트
  • 승인 2015.06.3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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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인호 칼럼니스트
VC경영연구소 대표, 삼성경제연구소 전문강사, 한국표준협회 수석전문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협상의 심리학』,『HRD 컨설팅 인사이트』, 『다음은 없다』, 『소크라테스와 협상하라』, 『상대와 소통하고 설득하는 법』이 있다.

[뉴스토피아 = 정인호 칼럼니스트] 서울 시청 인근에 유명한 족발집이 있다. 퇴근 시간 후에 가면 기본 30분 이상은 대기를 해야 한다. 기다리지 않고 먹으려면 적어도 오후 5시 이전에 가야 한다. 서울에서 꽤 유명하다고 하는 장충동 족발보다 더 인기가 많다. 그래서 그 맛의 의문을 풀기 위해서 직접 찾아 나섰다. 여전히 손님은 만원이었고 늦은 시간까지 손님의 발걸음은 끝이 없었다.

장사가 잘 되는 이유는 음식이 나오고 30~40분 지날 때 알게 되었다. 그 답을 제시하기 전에 다음의 질문에 답을 찾아보기 바란다. “족발을 먹을 때 불편한 점은 무엇인가?” 또는 “족발을 먹을 때 뭔가 아쉬운 점은 없었는가?”

보통 족발은 편한 사람들과 자리하며 술과 함께 1시간 내외의 대화로 이어지다보면 족발이 식게 된다. 이런 경우 종업원을 불러 다시 데워달라고 하거나, 귀찮으면 조금 먹다가 반 이상은 남기게 된다. 그런데 유명한 족발집은 족발의 맛은 기본이고, 자체 개발한 열판 테이블과 의탁자, 그리고 방짜접시에 온족을 담아 시간이 지나도 따뜻함을 유지하며 마지막 한 점까지 따뜻하게 먹을 수 있었다. 게다가 떡 만둣국은 온족의 깊고 색다른 맛을 느끼게 해주었다. 지금 이 브랜드는 서울을 비롯하여 전국 매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은 고객에게 뭔가 큰 것을 주기 위해서 애쓴다. 얼마 전까지 이마트의 대형 피자, 롯데마트의 통큰 치킨이 인기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대형 피자나 통큰 치킨을 사먹을 때 진정성이 느껴졌는가? 싸니깐, 가격에 비해서 양이 많으니깐, 워낙 방송에서 이슈화되니깐 사먹지 않았던가?

예전에는 전략이나 마케팅이 하나의 임팩트 있는 큰 가치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면, 이제는 고객이 전혀 인식하지 못했던 작은 욕구 또는 필요를 찾아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작은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을 진정으로 감동시키는 전략이 대세다. 예를 들면 병원 다인용 입원실에 개인 TV와 이어폰 설치, 샤워할 때 물의 온도를 체크해주는 LED 컬러 체인징 샤워 헤드, 주부들의 애벌빨래를 하는데 불편함을 제거해주기 위한 삼성 액티브워시 세탁기, 인도의 풍도병인 뎅기 바이러스를 퇴치하기 위한 LG 에어컨 등은 전형적인 작은 가치를 주기 위한 제품이나 서비스다.

호텔은 규모와 서비스 수준에 따라 등급이 나누어진다. 만약 같은 등급의 호텔이라면 고객은 가장먼저 어떤 서비스에 자체적인 수준이나 등급을 매길까? 바로 호텔 입구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도어맨이다. 도어맨은 고객의 차문을 열어주고 벨맨에게 짐을 운반하도록 지시하고 입구의 주차관리와 호텔에 관련된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1인 다중역할을 한다. 도어맨은 호텔의 첫 인상이자 마지막 인상이다. 고객이 서비스를 접하는 제1 관문이 바로 도어맨이다. 도어맨이 고객의 특징을 먼저 알아보고 맞춤서비스를 해준다면 이미 고객은 작은 행위에 만족감을 느끼며 호텔로 들어설 것이다. 호텔의 주요 기능은 물론 숙박이다. 하지만 최근 메리어트 호텔을 비롯한 글로벌 호텔들이 이 본래의 기능에서 점차 벗어나 보다 작고 다양한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고객에게 제공하는 작은 만족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본질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다만 본질을 사용하기 전에 작은 행위에 만족감을 줌으로 인해 본질도 함께 만족하게 된다. 이 전략이 먹히는 이유는 ‘제품 평준화 현상’ 때문이다. 지금의 현 시대에 출현되는 다양한 제품은 더 이상의 기능적 차이가 없이 상향평준화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고객은 뭔가 크고 대단한 것을 원하지 않는다. 작지만 고객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아주 작고 사소한 행위이어도 충분하다.

서울 시청에 장사 잘 되는 족발집, 이제 당신도 가능하다.


[뉴스토피아 = 정인호 칼럼니스트 / ijeong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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