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머특집] 20년 연속 스테디셀러 <쥐>, 합본판
[썸머특집] 20년 연속 스테디셀러 <쥐>, 합본판
  • 이애리 기자
  • 승인 2014.08.0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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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 구겐하임상,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수상작이자 그래픽 노블의 영원한 고전!!

▲ 퓰리처상, 구겐하임상,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수상작이자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중앙독서교육원 필독도서 <쥐>, 합본판 발간ⓒ지은이 아트 슈피겔만(Art Spiegelman)│옮긴이 권희섭, 권희종│쥐(원제 THE COMPLETE MOUS)│아름드리미디어
[뉴스토피아 = 이애리 기자] 

# 그래픽 노블의 영원한 고전 『쥐』합본판!!

1992년 만화책으로는 유일하게 퓰리처상을 수상한 『쥐』가 1, 2 두 권으로 우리나라에 처음 출간된 것은 1994년이어서 올해로 발간 20주년을 맞는다. 미국에서 <RAW>지에 연재되던『쥐 1』이 8년 간의 작업 끝에 단행본으로 발간된 것은 1986년이고, 『쥐 2』는 그로부터 6년 후인 1991년에 발간되었다. 그리고 다시 2010년에 미국에서는 발간 20주년을 기념하여 1, 2권을 묶어 『THE COMPLETE MOUS』를 발간하게 되었다. 그것도 만화로서는 드물게 하드커버의 고급스런 장정과 만화답지 않게 예술적인 표지 디자인으로!

사실 이런 형태의 변화는『쥐』라는 만화 하나가 미국 만화계와 전세계 만화 문화에 끼친 엄청난 영향의 결과를 잘 보여준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미국에서도 『쥐』1, 2권이 발간될 당시만 해도 만화는 대중이 접근하기 쉬워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큰 경우라 해도, 결국은 허황된 이야기, 우스갯소리, 혹은 풍자 등을 통해 대중의 말초적인 감성을 자극하는 하류문화, 저급한 대중문화의 하나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아트 슈피겔만이라는 한 젊은 만화가가 14년 간 공을 들여 그린 『쥐』라는 만화가 나오자 만화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변하기 시작했다. 분명히 만화인데도 어떤 다큐멘터리나 실화보다 더 사실적이었고, 어떤 소설이나 영화, 예술작품보다 더 섬세하면서도 묵직한 감동을 주었기 때문이다.

만화가들은 『쥐』가 개척한 만화의 새로운 가능성, 새로운 영역에 ‘그래픽 노블’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1992년에 『쥐』가 코믹북 사상 유례가 없는 퓰리처상을 수상하자, 이 새로운 흐름은 만화 문화에서 돌이킬 수 없는 분명한 조류의 하나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래서 미국에서 『쥐』가 발간 20주년을 맞아 그 예술성에 걸맞는 고급스런 외관을 하고 합본판이 발간되었을 때, 이를 어색하게 여기는 사람은 더 이상 없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쥐』한국어판이 발간되고 난 이후의 상황도 비록 미국보다 몇 년 뒤처지긴 했지만, 유사하게 전개되었다. 만화책 전문 출판사가 아닌 출판사들에서 해외작가나 국내작가의 작품성 있는 단행본 만화들이 발간되기도 하고, 또 우리나라 만화계에도 그래픽 노블이라는 분야가 형성되기 시작하여, 이미 여러 편의 작품과 작가들이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려가고 있다.

그리고 이제 『쥐』는 한국어판 발간 20주년을 맞게 되었다. 출판사는 오래도록 소장할 수 있고, 『쥐』의 작품성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합본 판형으로 개정하는 것이 그간 『쥐』를 사랑하고 아껴준 국내 애독자들의 고마움에 답하는 방법이라 생각하여, 지난 6월 새로운 개정판 『쥐 : THE COMPLETE MOUS』를 발간하였다. 아름드리미디어 출판사는 원서의 원형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애쓴 이 합본판이 아무쪼록 『쥐』의 작품성과 예술성을 최대한 살려주면서, 독자들에게 더 큰 감동으로 다가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 유태인 출신인 동시에 유태인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온몸으로 거부하는 작가 슈피겔만, 그가 탄생시킨 만화책 유일의 퓰리처상 수상작 『쥐 : 한 생존자의 이야기』

사실 이 만화는 두 개의 이야기를 유기적으로 엮은 소설적 구성으로 꾸며졌다. 하나는 죽음의 올가미를 구사일생으로 빠져나온 아버지 ‘블라덱 슈피겔만’의 피맺힌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작가인 아들과 극한 상황을 경험한 아버지가 빚어내는 가치관과 생활양식의 충돌에 관한 일상이다. 작가는 두 개의 플롯을 긴밀하게 뒤섞음으로써 홀로코스트의 참혹했던 기억을 구체적으로 현재화하는 효과를 창출한다.

경제적 성공을 바라는 아버지의 요구를 거부하고 그림을 택한 아들은 아버지와 함께 살면 자신이 살아남지 못할 거라고 생각할 정도로 아버지를 못 견뎌한다. 그런 아들이 어머니의 갑작스런 자살 후 죄의식 속에서 방황하다 아버지를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시도로 아버지의 아우슈비츠 경험을 만화로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또 하나 이 책의 표현 양식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유태인이 쥐로, 독일인이 고양이로 그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알다시피 인류 역사에서 쥐란 동물에게 관대했던 문화는 그리 많지 않다. 다시 말해 전세계 다수인들에게 쥐는 당연히 박멸시키고 멸종시켜야 할 해충과 같은 존재, 존재 자체가 ‘악’으로 터부시되어 온 생물종이다. 그래서 나치가 유대인들에게 인간의 이미지를 부정하고 쥐의 이미지를 덮씌운 것은 한 인종의 존재를 손쉽게 말살할 수 있는, 인종주의자들의 효과적인 심리전술이라 할 것이다.

작가는 이 만화에서 유대인을 쥐로, 독일인을 고양이로 묘사함으로써 사람들이 인종주의자들의 이런 심리전술에 얼마나 무력하게 넘어가는지를 소리 없는 웅변으로 증명한다. 『쥐』가 전하는 메시지가 단순히 나찌의 유대인 대학살이라는 과거 사건이나 생존자들이 심각한 후유증을 겪는 개인사에 국한되지 않고, 인간이 인간을 차별하고 무시하고 상대의 존재를 말살시키려는 모든 경우―지금도 전세계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는―에 해당되는 보편성을 가질 수 있는 건 이 때문이다.

<자료제공 : 아름드리미디어>


[뉴스토피아 = 이애리 기자 / aheree@newstop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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