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피아 정인옥 기자]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기리는 현충일에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를 내걸어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던 부산의 한 아파트 주민이 비난 세례를 의식해 뒤늦게 욱일기를 철거했지만 공분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7일 뉴시스 등 복수의 언론과 부산 수영구 등에 따르면, 현충일이었던 지난 6일 수영구의 한 주상복합건물 고층 창문에 내걸렸던 욱일기 2개가 당일 밤늦게 철거됐다. 현재는 두 개의 욱일기 사이에 걸려 있던 '민관합동 사기극'이란 문구가 적힌 현수막만 붙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늘 자 전범기 건 부산의 한 아파트'라는 제목으로 게시글이 올라왔다. 사진을 접한 누리꾼들은 "현충일에 전범기라니 너무 충격적“, “매국노인가”, “법적으로 제재하는 방안이 필요할 듯”, “보기만 해도 화가 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한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로도 항의가 빗발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지방자치단체까지 나서 욱일기 게양 주민을 설득하려 했지만, 집 앞에는 '여행 가서 아무도 없다'는 내용의 종이가 붙은 채 아무도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자 누리꾼들이 '신상 털기'에 나섰다. A씨로 추정되는 인물의 이름과 직업 등이 온라인에서 퍼지기도 했다. 욱일기를 내건 A씨는 지방자치단체와 법적 갈등을 빚는 문제를 공론화하려고 욱일기를 걸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제헌절, 광복절에도 욱일기를 게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이처럼 욱일기를 건 주민의 이름은 물론 살고 있는 아파트명과 호수, 직업이 의사라는 사실까지 공개됐다. 현재 해당 주민의 현관 앞은 오물과 비난 글이 쏟아지기도 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현관에 음식물로 추정되는 오물이 묻어있고, '나잇값도 못 한다', '토착외구' 등이 써진 종이가 현관에 도배된 모습이 담겼다.

주민들에 따르면 해당 건물에는 지난달 중순에도 일장기가 여러 차례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5월18일에도 아파트에서 일장기를 걸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현재 경찰과 지자체는 옥외물광고법 위반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주민이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