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토하고 또 먹고 토하고”...‘신경성 폭식증’이란?
“먹고 토하고 또 먹고 토하고”...‘신경성 폭식증’이란?
  • 남희영 기자
  • 승인 2024.03.2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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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피아 남희영 기자]TV나 방송에서 음식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인기입니다. 맛있게 먹고 인생을 즐기기를 권유합니다. 한편으로 날씬한 몸매에 대한 사회적 압박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실컷 먹고 싶지만, 먹으면 안 될 것 같은 딜레마 속에서 늘 초조한 마음으로 현대인들은 살아갑니다.

보건복지부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사람이 식욕이나 배고픔을 느낄 때,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관여합니다. 신체적인 상태나 사회적이고 환경적인 변화에 영향을 받기도 하지요. 특히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이러한 복합 작용에 영향을 주며, 일시적 식욕이나 포만감의 변화가 나타나지만 대개는 곧 회복됩니다. 마찬가지로 체중감소를 위한 한시적 식이 조절 역시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음식을 먹는 행위가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이 아닌 다른 의미를 지닙니다. 이때에는 음식을 먹거나 혹은 먹지 않는 행동이, 자신이 벗어나고 싶은 생각 혹은 감정을 조절하기 위한 수단이 되고 맙니다. 신경성 폭식증은 이러한 행동이 병적으로 악화되었을 때 흔히 나타나는 정신적인 문제입니다.

2023년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2018년~2022년) 섭식장애로 진료받은 인원은 5만213명이었습니다. 2018년 8321명에서 2022년 1만2477명으로 약 두 배(49.9%) 증가했습니다. 여성은 2018년 6714명에서 2022년 1만126명으로 50.9%, 남성은 2018년 1607명에서 2022년 2351명으로 46.3% 늘었습니다.

[서울=뉴시스]최근 5년 간 과식과 구토를 반복하는 신경성 폭식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중 20대 여성이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제공)
[서울=뉴시스]최근 5년 간 과식과 구토를 반복하는 신경성 폭식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중 20대 여성이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제공)

 

섭식장애 혹은 식이장애 (Eating disorder)는 먹는 행동과 관련해서 심각한 문제가 나타날 때,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신경성 폭식증(bulimia nervosa)은 어느 순간 지나치게 많이 먹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배고프면 많이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경성 폭식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경우 자신의 체중과 체형에 대한 걱정이 과도한 편입니다.

이들은 평소에는 엄격하게 식사량을 조절합니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힘든 순간들이 있고, 이 순간 폭식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충동을 못 이겼을 때 발생하는 심각한 죄책감, 허무함, 우울감이 들기 때문에 이들은 과도한 운동을 하든지, 스스로 손가락을 넣어서 토하던지, 설사제, 이뇨제, 관장제 등을 복용하여 살찌는 것을 막으려 합니다. 이러한 행동은 보상행동(purging behavior)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보상행동은 건강에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폭식증의 어원(bulimia)을 살펴보면, 그리스어 bous는 황소를, limos는 배고픔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폭식증은 황소처럼 먹는다는 뜻에서 기원합니다. 1세기 로마 귀족들은 음식을 많이 먹고 배부르면 스스로 구토를 유도한 기록이 있지만, 이시기까지는 배고픔에 대한 기록이 더 많았습니다.

중세에 들어와서 폭식증과 관련되어 관심 깊게 볼 수 있는 것은 로마 카톨릭 교회가 폭식을 7개의 대죄중의 하나로 보았다는 것입니다. 그 당시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족한 식사를 했습니다. 그래서 지나치게 많은 식사를 하는 것이 죄로 여겨졌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참회의 방법으로 구토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합니다. 17세기 이후에는 종종 과식의 예가 발견되었고,

20세기에 들어서 1930년대에는 폭식의 문제는 가난한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났지만, 그 때까지의 폭식장애의 양상은 지금과 달랐습니다. 1970년대에 이르러 날씬함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 증가함과 동시에 폭식과 구토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타났습니다. 이때부터 폭식과 구토를 사람들이 우울, 불안, 무기력 등의 심리적 고통이 심각하며,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는 사실이 많은 연구를 통해 확인되었습니다.

신경성 폭식증이나 식욕부진증 같은 식이장애는 ‘그러다 말겠지’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거나, 의지만으로 달라지기를 기다릴 문제가 아닙니다. 식이장애는 당사자와 그 가족에게 정서적, 사회적, 직업적으로 다양한 삶의 영역에서 심각한 정신적, 신체적 부작용과 후유증이 수 년간 지속될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응급 상황도 종종 발생하므로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신경성 폭식증은 치료를 받지 않으면 만성화될 위험이 높습니다. 따라서 조기 진단과 치료가중요합니다. 신경성 식욕부진증 혹은 거식증보다는 예후가 좋고 외래에서도 치료가 잘 되는 편입니다. 치료를 받은 환자는 폭식과 하제 사용이 50%이상 완화되었고, 5년 이상 호전상태가 잘 유지되는 경과를 보였습니다. 신경성 폭식증에는 여러 치료법이 있으며 약물치료와 정신치료(특히 인지행동치료)를 같이 받는 것이 가장 좋은 효과를 나타냅니다.

신경성 폭식증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서는 증상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1. 자신의 상태를 알리고 주변에 도움을 구하세요. 2. 자신의 신체상에 대하여 객관적인 인식을 키워야 합니다. 3. 자기 자신에게 관대해져야 합니다. 4. 규칙적이고 계획적인 식사를 하세요. 5. 기분과 섭식행동에 대한 일기를 작성해보세요. 6. 영양학적 검사를 통하여 영양 불균형이 있다면 이를 보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7. 주기적인 치과진료를 받아보며 구토 후 비 산성 치약으로 깨끗이 닦아 냅니다. - 과다한 산성 음식이나 음료는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8. 과도한 운동 대신 규칙적인 운동을 하세요.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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