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피아 정인옥 기자]지난 2020년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정인이'의 추모 공간을 설립한다는 명목으로 후원금을 받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유튜버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모욕 혐의와 관련해선 유죄로 판단돼 벌금형이 내려졌다.
21일 뉴스1에 따르면 서울북부지검 형사5단독 이석재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정모(43)씨의 횡령·기부금품법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정씨는 지난 2021년 7월26일부터 약 한 달간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하지 않고 98회에 걸쳐 1600만원 상당의 후원금을 자신의 계좌로 모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가운데 '정인이 갤러리' 설립 명목으로 받은 돈은 909만5000원으로 조사됐다. 정씨는 59차례에 걸쳐 이 중 260만8000원을 식비·통신비 등 다른 용도에 썼다는 의혹도 받았다.
현행 기부금품법상 1000만원 이상 금액을 모금할 경우 모집계획을 작성해 관할 시장·도지사에게, 10억원 이상은 행정안전부에 등록하도록 돼 있다.
재판부는 "추모 갤러리 설립 목적으로 받은 900만원은 기부금품에 해당하지만 나머지는 후원 목적이 확인되지 않아 기부금품이라 단정할 수 없다"며 "이미 해당 계좌에 개인 예금이 있었고 기부금과 혼재된 상황에서 별도로 쓴 260만원이 기부금품에서 사용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횡령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정씨가 유튜브 방송 도중 특정인이 성희롱이나 스토킹 문제로 당에서 제명됐다는 등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모욕)는 유죄로 인정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한편, 검찰은 이에 불복해 지난 19일 항소장을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