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죽었는지 확인해야겠다” 숨진 교사 장례식까지 찾아간 학부모
“진짜 죽었는지 확인해야겠다” 숨진 교사 장례식까지 찾아간 학부모
  • 정인옥 기자
  • 승인 2023.08.14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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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선택한 초임교사, 사망 직전까지 학부모 민원 시달려...숨진 후에도 문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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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피아 정인옥 기자]2년 전 경기도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 2명이 연달아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이영승 교사 장례식에는 일부 학부모가 ‘죽은 게 맞는지 직접 확인하겠다’고 찾아오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기교사노조 등 5개 경기지역 교원단체는 연대 성명서에서 "사망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유사 사건에 대한 철저한 실태조사를 즉시 실시하라"며 "악성 민원 방지와 악성 민원인 업무방해 고발 등 구체적인 대책을 즉각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14일 경기도교육청과 MBC 등에 따르면 해당 초등학교 5학년4반 담임 교사였던 고(故) 이영승(당시 25세)씨는 2021년 12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씨는 교대를 졸업하고 해당 학교에 처음 발령받은 5년 차 초임 교사였다.

이씨는 학부모 항의와 민원에 지속적으로 시달려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의 휴대전화에는 사망 직전에도 부재중 전화가 두 통, 숨진 직후에도 문자 메시지가 와 있었다. 장기결석 중인 학생의 어머니 A씨였다. 생전 이 교사가 해당 학부모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는 400건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신이 없자 A씨는 이씨가 숨진 다음 날 학교로 찾아와 “‘갑작스럽게 작고하셨다’는 동료 교사의 설명에도 ”거짓말하지 말라”며 소란을 피운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당시 상황이 담긴 녹취록에 따르면 A씨는 이씨의 죽음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장례식장을 찾아가 “인사하러 온 거 아니다”며 “제가 못 올 데를 왔나봐요. 그렇죠?”라며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A씨는 조문을 하지 않고 장례식장을 떠났다.

또 부임 첫해인 2016년 수업 도중 한 학생이 페트병을 자르다 손을 다친 사건과 관련해 해당 학생 측 부모는 학교안전공제회 보상금 200만원을 지급받았으나 교사에 계속 연락해 3년 넘게 배상을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 측은 휴직 후 군복무를 하던 선생님에게도 직접 해결하라고 문제를 떠넘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캡처본)
(사진=MBC 뉴스데스크 캡처본)

 

학부모들의 민원을 혼자 감당해야 했던 이영승 교사는 ‘이 일이랑 안 맞는 거 같다. 하루하루가 힘들었다’는 글을 남기고 그렇게 생을 마감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25세였다.

경기도교육청은 "다시는 이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경기교육 가족분들의 보호자 역할을 하겠다"며 "더 이상의 고통과 외로움을 혼자 감당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교직원, 학생, 학부모 간의 신뢰와 지지가 회복되고 선생님들이 교육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경기교육 현장을 바꿔나가겠다"고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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