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피아 정상원 기자]국세청이 변칙적 수법으로 세금 징수를 회피하는 고액 체납자 557명에 대한 재산 추적 조사를 강화한다고 23일 밝혔다.

국세청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납세의무를 회피하면서 호화생활을 누리는 악의적 고액 체납자는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는 대다수 국민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초래하고 건전한 납세문화 정착을 심각하게 저해한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재산추적조사는 정부기관 최초로 합유등기를 악용한 체납자, 복권 당첨자, 지역주택조합 분양권 취득자를 기획분석해 선정한 261명과 가족·친인척 등의 명의를 이용해 재산을 숨겨놓고 호화생활을 영위하는 체납자 등이다.

국세청이 재산추적조사 대상으로 꼽은 이들은 고액 복권 당첨 체납자 36명, 합유등기·허위근저당설정 135명, 지역주택조합 분양권 취득 체납자 90명을 비롯해 호화생활을 하는 고액 체납자 296명이다. 이들 557명의 전체 체납세액은 3778억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103억원을 최근까지 징수했다.

 

국세청이 밝힌 바에 따르면 고액복권 당첨 등 납부 여력이 있음에도 고의로 체납세금을 납부하지 않는 사례도 있다. 동행복권 포탈에 따르면 지난해 로또 1등 당첨자는 668명에 달한다. 로또와 연금복권 등 2등 이상 당첨자 가운데 체납자는 36명이다.

특수 관계인과 허위근저당을 설정해 강제 징수를 회피한 주택건설업자도 있었다. 임대사업자가 임대 부동산을 양도한 이후에 양도내금으로 자녀와 함께 ‘합유’형태로 건물을 취득해 소유 부동산의 직접 압류를 막기도 했다.

이처럼 합유등기·허위근저당 설정을 이용해 강제 징수를 회피한 체납자가 135명, 세금납부를 회피하며 지역주택조합 분양권을 소유한 상습 체납자도 90명이나 있었다. 특히 가족 명의로 재산을 편법 이전·은닉해놓고 호화생활을 이어가는 체납자가 296명에 달했다.

국세청은 재산은닉 혐의가 있는 고액 체납자에 대한 거주지 수색 등 현장활동을 강화해 지난해 총 2조5629억원을 현금징수 및 채권확보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강제징수를 회피하며 호화생활을 하는 고액체납자에 대해서 숨긴 재산을 끝까지 추적해 징수하는 한편,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생계형 체납자에 대해서는 압류·매각의 유예 등 적극적인 세정지원도 실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