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피아 정상원 기자]지난 1월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 규모인 45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 급감에 따른 '최악' 무역 성적 여파다. 상품수지는 역대 최대 적자를 면치 못했으며, 여행수지마저 적자 폭을 불리면서 최악 경상수지 적자에 기여했다.
10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올해 1월 경상수지는 1년 전보다 67억6000만달러 줄면서 45억2000만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달 26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한 후 한 달 만에 다시 적자 전환한 것이다. 이번 경상수지 적자는 한은이 통계를 편제한 1980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세부 항목별 수지를 보면 상품수지가 74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90억달러나 급감했다. 수출이 480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억8000만달러(14.9%) 줄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특히 반도체(통관 기준 -43.4%), 철강 제품(-24.0%), 화학공업 제품(-18.6%)이 부진했다. 반면 수입은 55억6000만달러로, 6억2000만달러(1.1%) 늘었다.
서비스수지를 자세히 살펴보면 운송수지 흑자 폭이 축소되고 여행수지 적자 폭은 불어났다. 1월 여행수지는 14억9000만달러 적자로 전월(-11.4억달러)보다 적자 폭이 벌어졌다. 운송수지 흑자는 전월(1.7억달러)보다 줄어든 1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본원소득수지의 경우 배당수입 증가 등으로 인해 전월(47.9억달러)보다 확대된 63억8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앞서 한은은 올해 1월 무역수지가 역대 최대 규모 적자를 내면서 경상수지 악화가 불가피하지만 올해 연간 전체로는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한은은 지난 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최근의 무역적자에 대해 "수출 측면에선 반도체 가격 급락, 수입 측면에선 동절기 에너지 수입 지속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기인한다"며 "무역수지 악화로 인해 경상수지도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이후 동절기 에너지 수요의 큰 폭 둔화, 중국 리오프닝, IT 경기 반등에 힘입어 무역수지가 개선되며 (경상수지는)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