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피아 정대윤 기자]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은 후 잠행을 이어왔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자신이 현재 광주에 머무르고 있음을 알리는 근황을 공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초에 왔던 무등산, 여름에 다시 한번 꼭 와봐야겠다고 이야기했었다”며 “원래 7월에는 광주에 했던 약속들을 풀어내려고 차근차근 준비 중이었는데 광주시민들께 죄송하다”고 했다.
이어 “조금 늦어질 뿐 잊지 않겠다”며 “앞으로도 무등산의 자락 하나하나가 수락산처럼 익숙해질 때까지 꾸준히 찾아와서 오르겠다”고 전했다.
사진 속 이 대표는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 운동화 차림으로 산을 올랐다. 안개가 자욱한 무등산을 배경으로 서석대(瑞石臺)에 기대어 있는 이 대표는 땀으로 머리가 젖은 듯한 모습의 사진도 올렸다.
이 대표가 머물 곳으로 호남을 택한 배경에는 지난 두 차례 선거 기간 본인이 공언한 호남 공략, 이른바 '서진(西進) 정책'을 상기시키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이 대표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시절부터 당이 공을 들여온 친호남 정책을 계승함은 물론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앞서 이 대표는 대선을 앞둔 지난 2월 1일 무등산에 올라 호남 득표율 20%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 의원들과 5‧18 기념행사에 참석했는데, 이 대표의 이런 전략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왔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이 호남에서 보수정당 후보 중 최고의 득표율을 얻는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도 분석됐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당 윤리위가 당대표인 자신에게 당원권 정지 징계를 결정하자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닷새째 잠행을 이어왔다.
윤리위 결정이 나온 지난 8일부터 잠행을 이어가고 있는 이 대표가 자신의 행적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무등산 등반 이후 목포를 거쳐 제주도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