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피아 정대윤 기자]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아빠 찬스’ 논란 끝에 23일 결국 자진 사퇴했다. 지난달 10일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지 43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마친 지 20일 만으로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두 번째다.
정 후보자는 이날 오후 9시 30분쯤 복지부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국민 눈높이에 부족한 부분이 제기되고 있고 그런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자 한다”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하고, 여야 협치를 위한 한 알의 밀알이 되고자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정 후보자는 자녀 두 명이 모두 자신이 병원장으로 근무했던 경북대 의과대학에 편입해 ‘아빠 찬스’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서는 “인사청문회를 비롯한 많은 자리를 빌어 자녀들의 문제나 저 자신의 문제에 대해 법적으로 또는 도덕적·윤리적으로 부당한 행위가 없었음을 설명드린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다시 지역사회의 의료전문가로 복귀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겠다”며 “저로 인해 마음이 불편하셨던 분들이 있다면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며, 오늘의 결정을 통해 모든 감정을 풀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의 자진사퇴는 지난 20일 한 총리 인준 때부터 예견됐다. 민주당이 총리 인준에 협조하면서 윤 대통령으로서도 정 후보자 거취를 ‘카드’로 활용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가 이날 정 후보자에 대해 임명 반대 의견이 많다면서 처음으로 자진 사퇴를 공개 압박한 점도 사퇴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 후정 후보자의 거취에 대해 “거취 문제를 본인이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당내 중진 및 다수 의원으로부터 의견 청취 결과 ‘정호영 후보자의 장관 임명은 곤란하지 않냐’는 (임명) 반대 의견이 많았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이 의견을 대통령실에 전달했다고도 밝혔다.
하태경 의원도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 당의 의사는 전달이 된 것 같다. 자진사퇴 쪽으로”라며 “본인의 결단, 그리고 대통령의 결단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지명 직후부터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학 등 ‘아빠 찬스’를 비롯한 각종 의혹이 제기돼 ‘낙마 1순위’로 예상돼왔다.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부원장·원장을 지낸 시기 두 자녀가 경북대 의대에 편입학하고 아들이 ‘4급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는 과정에서의 특혜 의혹이 제기되는 등 ‘아빠 찬스’ 논란에 휩싸였다. 정 후보자 본인도 논문 표절, 편법 절세, 경북대병원장 시절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 등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