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피아 남희영 기자]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국민의 삶을 국민이 책임져야지 왜 정부가 책임지느냐"고 발언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여당은 물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 삶을 책임지지 않을 거라면 대선에는 왜 출마했느냐는 것이다.
같은 당 대선주자인 하태경 의원은 11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것은 대통령의 기본 책무"라며 "국민의 삶은 국민 스스로도 책임져야 하지만, 당연히 정부도 책임을 져야 한다. 정부가 져야 할 아무 책임도 없다면, 최 후보님은 도대체 무엇을 책임지기 위해 대통령 선거에 나오셨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국민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부정하는 분이 과감하게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게 그저 의아스러울 뿐"이라며 "국민의힘 경선 레이스가 실언 레이스가 되어가는 것 같아서 너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앞서 최 전 원장은 지난 11일 당내 초선의원 공부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에 강연자로 참석한 자리에서 "현재 이 정부의 목표 중에 제일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게 '국민의 삶을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이는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며 "국민의 삶을 정부가 모두 책임지겠다는 게 바로 북한 시스템"이라고 비판했다.
최 전 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같은 당 태영호 의원이 "민주당 후보들은 지속가능한 나라를 만들겠다면서 얼마씩 주겠다, 주택 많이 짓겠다 얘기하는데 가능하지 않다", "지속 가능하려면 국민연금도 더 걷고, 긴축재정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물은데 대한 답변으로 나온 발언이다.
그러면서 최 전 원장은 "판을 깔아주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민간 부문에 대한 정부 개입은 줄여야 하고 세금도 전체적으로 부담을 줄여야 한다"며 다만 "뒤처지는 국민에 대한 책임, 이건 국가가 기본적으로 해야 한다.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용빈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가가 국민을 책임지지 않으면 국민은 어디로 가야 하느냐. 이젠 기가 막혀서 말도 안 나온다"며 "국민의 삶에 대한 국가의 책임마저 부정하는 사람이 대통령 선거에 나온 이유는 뭔가"라고 반문했다.
또 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 캠프의 배재정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국민의 삶을 책임질 생각도 없고, 그렇게 하는 게 북한 시스템이란 분이 대체 대선에는 왜 나온 것인가"라며 "웬만한 현안은 준비가 안 돼 있지만 '국민을 책임질 수 없다는 자세'만은 철저히 준비된 모양"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