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토피아 = 남희영 기자] 검찰이 도핑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박태환(26) 선수가 '네비도(NEBIDO)' 주사를 모르고 투약받은 정황증거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병원장에 대해 과실 책임을 물어 사법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이두봉)는 박 선수가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담긴 네비도(NEBIDO) 주사를 투약한 T병원의 김모 원장에게 항의하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을 입수·분석중인 것으로 4일 알려졌다.
녹음파일에는 지난해 10월 박 선수가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금지약물로 분류되는 '테스토스테론'에 대한 양성판정 결과를 통보받자 김 원장을 찾아가 "문제가 없는 주사약이라고 하지 않았냐"며 항의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녹음파일과 관련 정황, 압수물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박 선수가 자신이 맞은 주사가 '네비도'인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고, 관련 설명도 듣지 못한 채 주사를 맞았다는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김 원장이 도핑테스트의 양성 판정을 받을 것을 알고도 네비도를 고의적으로 투약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박 선수는 2013년 말 김 원장으로부터 네비도를 맞았지만 지난해 초 실시된 도핑테스트에서는 양성 판정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다만 김 원장이 고의성은 없었더라도 의사로서 과실이 드러난 만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조만간 불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네비도 주사약의 설명서에 '도핑 테스트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명시됐음에도 박 선수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고 주사한 것도 업무상 과실에 해당한다고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김 원장 측은 박 선수가 네비도 처방전이 포함된 약품 리스트를 전달받았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과실치사상 책임의 경중에는 영향을 줄 수 있어도 책임 자체를 면제해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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