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호텔 뒤 숨겨진 청소년 노동의 그늘
화려한 호텔 뒤 숨겨진 청소년 노동의 그늘
  • 김영식 기자
  • 승인 2014.10.09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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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호텔·웨딩홀 아르바이트 실태조사 결과발표 기자회견 열려

[뉴스토피아 = 김영식 기자] 청소년유니온, 청년유니온,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실은 10월 9일 목요일 오전 11시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소년 호텔·웨딩홀 아르바이트 당사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태조사의 결과를 발표했다. 실태조사는 호텔, 웨딩홀, 연회장(뷔페)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수도권(서울·경기·인천) 만 15-21세 아르바이트 청소년 120명(유효표본)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많이 종사하는 호텔·웨딩홀·연회장에서 근로기준법의 가장 기본적인 사항들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음이 드러났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것(74.2%)을 시작으로 유급휴일수당을 지급받지 못한 비율이 무려 90.2%, 법정근로시간에 초과하는 근무를 했음에도 연장근로수당을 지급받지 못한 비율 또한 88%에 달했다. 이에 따른 유급휴일수당 및 연장근로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임금체불액 총액은 185억 8천만 원으로 추산된다. 법정 최저임금 미달도 17.6%라는 높은 수치가 드러났다. 

오늘 기자회견은 실태조사 발표와 더불어 호텔·웨딩홀 아르바이트에 종사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 당사자의 이야기와 공인노무사의 법률적 검토,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 전국민간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등 각계 인사들의 발언, 아르바이트 당사자들의 퍼포먼스 등으로 진행되었다. 

이 자리에서 청소년 유니온 조합원이자 연회장에서 주말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있는 유수정 씨는 "호텔의 화려함과 고급스러움은 알바생에게만큼은 전혀 해당되지 않는 얘기였다. 30분으로 정해져 있는 식사시간이 지켜지지 않은 적도 있었고, 심지어 어떤 날에는 쉴만한 시간이 없어서 물을 마시거나 잠깐 화장실을 갈 시간도 없이 계속 일을 해야만 했던 적도 있었다.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은 적도 있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청소년을 아르바이트로 받아주는 곳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라며, "이렇게 힘들게 일을 시켰으면, 제대로 돈이라도 주어야 하는데, 마땅히 받아야 할 몫을 전혀 못 받았다. 매번 일을 할 때마다 준비시간이라는 명목으로 원래 일을 한 것보다 30분에서 1시간 정도에 해당하는 임금을 떼였으며, 주휴수당이나 연장수당 같은 것들도 단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 임금이 늦게 지급되는 일 역시 다반사였다. 처음에 일을 하고서 임금이 입금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2주가 지났는데도 임금이 들어오지 않은 적이 있다. 돈을 언제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려 했으나, 계약서도 체결한 적이 없고 나를 고용한 곳이 호텔인지 중개업체인지를 몰라서 한참동안 고생한 적 또한 있다."라고 전하며 호텔에서 일하고 있는 많은 청소년 알바들의 상황 역시 이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현실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들이 구할 수 있는 일자리는 지극히 한정적이다. 청소년 아르바이트의 가장 대표적인 업종 중 하나는 호텔·웨딩홀·연회장으로, 주말에 단기로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며, 노동강도가 높고 처우 수준이 낮은 사업장들로 평가된다.

일일근로계약(일용직)의 형태로 주말의 하루 이틀을 활용해 호텔·웨딩홀·연회장에서 일하고 있는 많은 청소년 노동자들이 법이 보장하고 있는 최소한의 권리들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강력히 비판하며, 오늘의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앞으로 노동보호의 사각지대에 있는 호텔·웨딩홀·연회장 아르바이트 청소년들의 권리보호와 처우 개선을 위해 공동의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뉴스토피아 = 김영식 기자 / kys@newstop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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