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또 다시 이스라엘의 전쟁범죄 외면한 한국
[논평] 또 다시 이스라엘의 전쟁범죄 외면한 한국
  • 참여연대
  • 승인 2014.07.26 21: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7월 23일 제네바에서 열린 제21차 유엔인권이사회 특별세션에서 한국 정부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조사 결의안에 기권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무차별 군사공격을 즉각 중단하고 인권침해 조사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이번 결의안은 찬성 29, 반대 1, 기권 17로 최종 채택됐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는 이스라엘의 전쟁범죄를 외면하고 유엔인권이사회 이사국으로서의 책무를 포기한 한국 정부를 강력히 비판하는 바이다. 

한국 정부는 표결에 앞서 “참을 수 없는 고통을 겪게 된 무고한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자들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으나 막상 표결에서는 기권표를 던졌다. 이스라엘의 집단학살 행위의 진상을 규명하고 더 이상의 살상을 중단시키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외면한 것이다. 정치적 이해 앞에서 한국 정부가 그토록 강조하는 보편적 인권은 설 자리를 잃었다. 국제사회 일원으로서의 책임을 운운하는 정부가 정작 온 세계가 경악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반인륜적 범죄를 중단시키는 데에는 동의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6년에도 한국 정부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민간인 살상과 집속탄, 백린 사용 등에 대한 유엔인권이사회의 조사위원회 구성에 관한 표결에서 기권한 바 있다. 

이중적 잣대를 보이는 것은 한국만이 아니다. 미국은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으며,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도 기권표를 던졌다. 한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들이 내세우는 인권의 보편성은 수많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죽음과 경각에 달려 있는 이들의 생존권 문제 앞에서는 실종되어 버렸다. 그동안 이스라엘의 학살행위가 아무런 제재 없이, 방해받지 않고 계속될 수 있었던 이유이다. 지난 2008-9년 가자 공습에서도 1,400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희생된 뒤 유엔 인권위원회는 독립적인 국제조사위원회를 출범시켰으나 이스라엘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인해 조사위원회는 제대로 활동하지 못했다. 또한 이스라엘은 2009년 9월 유엔에 제출된 조사위원회 보고서에 적시된 민간인 학살을 포함한 전쟁범죄 행위를 일체 인정하지 않았다. 국제사회의 따가운 눈길을 무시하는 이스라엘의 배후에는 친이스라엘 일방정책을 펴는 초강대국 미국이 있고, 미국의 눈치를 보며 이스라엘 전쟁범죄 비판에 소극적인 한국과 같은 나라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결의안 채택은 이스라엘의 즉각적인 학살 중단으로 이어져야 한다. 또한 광범위한 진상조사를 통해 그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 관련하여 참여연대는 지난 7월 16일 한국 정부에 이스라엘의 집단학살 행위에 대해 유엔인권이사회 이사국이자,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서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인지 질의한 바 있다. 아직 정부는 답변을 주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번 표결을 통해 정부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고 학살행위를 방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우리는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최소한의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한국정부의 각성을 촉구하며, 앞으로의 행보를 지속적으로 지켜볼 것임을 밝혀둔다. 


-->
  • 경기도 파주출판도시 문발로 203 사유와문장 2층
  • 대표전화 : 02-562-0430
  • 팩스 : 02-780-4587
  • 구독신청 : 02-780-4581
  • 사업자등록번호 : 107-88-16311
  • 뉴스토피아 / 주식회사 디와이미디어그룹
  • 등록번호 : 서울 다 09795
  • 등록일 : 2013-12-26
  • 발행인 : 정대윤
  • 편집인 : 남희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 남희영
  • 뉴스토피아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토피아.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tpress@newstopia.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