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피아 = 김영식 기자] 서울시립미술관(관장 김홍희)은 오는 7월 8일부터 8월 10일까지 서소문 3층 프로젝트 갤러리에서 <생명수업: 세상에게>展을 선보인다. 세월호 참사를 비롯한 크고 작은 재난들로 얼룩진 시대 상황 속에서 차승언, 이혜인 두 명의 젊은 여성작가들의 작업을 통해 시대의 트라우마에 대해 숙고하고 예술이 건네는 어떤 위로의 가능성들을 가늠해 본다. 특히 이번 전시는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어른과 아이를 위한 <낭독회>와 어린이예술교육프로그램 <세상의 생명>를 함께 진행함으로써 전시의 주제에 대해 일반 시민들이 함께 참여해 생각을 나눠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지속 가능한 삶은 가능한가', '자본주의의 이후 삶의 대안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이번 전시는 Mundi Vita, 세상 속에서의 생명을 살펴보는 것에서 출발한다. 근원적인 생명의 본질을 묻기에 앞서 이 시대 예술가들은 지금 우리 앞에 있는 세상 안에서 생명의 의미에 대해 묻는다. 그리고 세상 속 생명이 남기는 온갖 종류의 틈, 흔적, 기억, 이미지들을 통해 생명의 부재, 한없이 연약한 실존을 증언한다. 이 시대 미술가들은 기꺼이 그 생명을 위해 끊임없이 부재를, 틈을, 흔적을, 기억을 더듬는 촉수를 뻗는다.
이혜인은 허용되지 않는 빈 주소와 같은 이 시대 예술가, 그리고 회화의 위치와 의미에 대해 기록해왔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예술가적인 기시감을 보여주는 2010년 작 <유령선>을 비롯하여 이번 참사에 대한 예술가적 탐색과 응답을 보여주는 블라인드 페인팅(blind painting) 신작을 통해 위험과 공포가 가득 찬 세상에 한줌의 예술이 던지는 성찰과 기록의 목소리와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차승언의 실과 천으로 이루어진 작업은 일종의 '애도'이다. 생명의 부재라는 현실 자체에, 끊임없는 위협을 가해오는 온갖 종류의 위험에 직면해서, 그리고 그 위험의 본질이 바로 우리 자신에서 유래했음을 목도하면서 오는 트라우마를 감당해내야 하는 것에 대한 애도이다. 특히 서울시립미술관 3층 복도 공간에 펼쳐지는 장소특정적 설치작업은 그 애도로서의 생명의 균열과 흔적들을 공간 속에 펼쳐 보이며 위로를 건넨다.
이번 전시는 보다 실천적 모색의 일환으로 '낭독회'와 어린이를 위한 예술교육강좌를 연다. 인문학자(도정일), 시인(오은), 미술가(이혜인), 디자이너(권준호)가 읽어가는 낭독회를 통해 현 시대와 사회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수업, 잘 알려지지 않는 소수민족 신화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생명의 의미를 일깨우는 <세상의 생명> 수업을 통해 여전히 인간의 목소리, 육성이 만들어내는 힘, 예술이 일으킬 수 있는 아주 작은 변화들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뉴스토피아 = 김영식 기자 / kys@newstop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