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엉뚱한 상상력, 기발한 창조성, 다양한 테크놀로지의 실험으로 현대 공연예술계의 ‘이단아’ 혹은 ‘천재’로 불리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인기 안무가 겸 연출가 필립드쿠플레(Philippe Decouflé, 1961년 생, 프랑스)가 자신이 이끄는 DCA(Decoufle’s Company for the Arts, 1983년 창단) 무용단과 함께 14년만에 내한 공연을 갖는다.
필립드쿠플레는 춤, 연극, 서커스, 마임, 비디오, 영화, 그래픽, 건축, 패션 등을 뒤섞은 화려한 비주얼과 멀티미디어 효과로 복합 예술 공연의 선두주자로서 무용의 미래를 앞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프랑스 문화의 아이콘으로,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그의 작업이 워낙 독특해 ‘드쿠플러리’(Decoufleries: 드쿠플레 방식의)란 신조어가 생겨났을 정도이다.
이번에 내한하게 될 <파노라마>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그가 지난 30년간 무용단을 이끌면서 만들었던 대표작을 모은, 그의 변화무쌍한 작품 스타일과 경향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드쿠플레는프로그램 노트에서 “스물 한 살, 무용단을 만들었을 때의 특유의 호기심과 에너지, 즐거움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싶은 마음과 함께 젊은 예술가들과 내가 가졌던 발상들이 시간이 흐른 지금 어떻게 달라졌는지 작업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파노라마>에는 드쿠플레 무용단의 초기작으로 초연된 후에 한번도 재공연된 적이 없는 작품<텅빈 카페(Vague Café>(1983)와 댄스 비디오 프로젝트 <(Jump)>(1984)와 함께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트리통(Triton)>(1990), <Decodex>(1995), <샤잠(Shazam!)>(1998) 등의 주요 장면들이 녹아있다. 그러나 드쿠플레는<파노라마>가 단순히 기존 작품들의 발췌가 아닌 “현재 무용수들의 재능과 능력에 따라 안무를 재구성하고, 여러 작품들의 특성들을 배합한 독자적인 작품”이라고 설명한다.
<파노라마>에는 유명 디자이너 필립기요텔(Philippe Guillotel)이 디자인한 화려하고 파격적인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이 줄에 매달려 서커스를 벌이는 듯한 춤을 추기도 하고, 스크린에 투사된 영상과 무용수가 그림자 놀이를 하기도 하며, 무용수들이 기이한 동물로 변신하기도 하는 등 시종일관 코믹하고 익살스런 장면들이 펼쳐진다.
2012년 초연된 후, 유럽 전역을 투어한 이 작품에 대해 “무용수의 움직임, 시각적 효과, 코믹한 요소들이 절묘하게 어우러졌다.”는 평과 함께 무엇보다 재미있고 유쾌하다는 평이 압도적이다. 공연애호가뿐만 아니라 예술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신선한 자극이, 무언가 쉽고 즐거운공연을 찾고 있는 관객들에게도 적극 추천한다. 90분이 어떻게 흘러가는 지 모를 만큼 흥미진진한 모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