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토피아 남희영 기자]이태원 참사를 수사하는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사고 당시 현장 지휘 책임자였던 이임재(53) 전 용산경찰서장(총경)과 최성범(52) 용산소방서장을 21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이 전 서장은 이날 오전 8시 45분 특수본 조사실이 있는 서울경찰청 마포수사청사에 출석했다. 그는 “다시 한번 경찰서장으로서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 평생 죄인의 심정으로 살겠다”며 재차 사과했다.
최 서장은 이날 오전 9시40분께 특수본이 있는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 출석하면서 "일단 조사에 응하겠다"라고 했다. 참사 당일 정확한 대응 2단계 발령 시점과 경찰의 공동대응 요청을 무시한 이유 등을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최 서장은 사고 당일 안전 근무조로 근무 장소를 지키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입을 닫은 채 청사로 들어갔다.
그는 참사 발생 28분 뒤인 10시 43분 현장지휘팀장에게 지시해 1단계를 발령했다. 2단계와 3단계는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각각 오후 11시 13분과 오후 11시 48분 발령했다. 대응 2단계는 10명 이상, 3단계는 20명 이상 인명피해가 발생할 때 각각 발령한다.
특수본은 오전 10시부터 최 서장을 상대로 피의자 조사를 한다. 특수본에 따르면 최 서장은 참사 직전 경찰의 공동대응 요청에도 출동하지 않고 사고 직후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아 인명피해를 키운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를 받고 있다. 특수본은 최 서장이 경찰 공동대응 요청에 응하지 않는 등 현장 상황을 적절하게 판단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참사 당일 대응 조처를 캐물을 방침이다.
특수본은 용산소방서가 핼러윈을 앞두고 작성한 ‘2022년 핼러윈 데이 소방안전대책’ 문건을 토대로 사고 당일 안전 근무조가 근무 장소를 준수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날 조사는 참사 발생 24일, 그들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지 16일만 이뤄지는 조사다. 특수본은 이날 최 서장과 이 전 서장에 대한 조사를 끝으로 수사 초기 입건한 6명에 대한 1차 피의자 조사를 모두 마무리할 방침이다. 수사를 받다가 지난 11일 숨진 정모 전 용산서 정보계장에 대해서는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한편, 최 소방서장이 피의자로 입건됐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말도 안 된다”며 분노하거나 “국민 모두가 지켜보고 있으니 기죽지 말라”며 격려 글을 올리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는 “마이크를 잡은 손을 덜덜 떨며 말하던 당시 최 서장의 모습이 떠오른다”며 “표창을 줄 분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한 건 말이 안 된다”는 분노의 글들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