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터미널’ 톰 행크스 실존인물...18년 살았던 파리 공항서 숨져
영화 ‘터미널’ 톰 행크스 실존인물...18년 살았던 파리 공항서 숨져
  • 고천주 기자
  • 승인 2022.11.14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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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출신의 77세… 심장마비로 사망
1988년부터 2006년까지 18년간 공항에서 노숙생활을 한 메헤란 카리미 나세리(사진)가 샤를 드골 국제공항 터미널 2층에서 사망했다고 미국 워싱턴 포스트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ap
1988년부터 2006년까지 18년간 공항에서 노숙생활을 한 메헤란 카리미 나세리(사진)가 샤를 드골 국제공항 터미널 2층에서 사망했다고 미국 워싱턴 포스트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ap

 

[뉴스토피아 고천주 기자]프랑스 파리공항에서 무국적자로 18년을 산 독특한 이야기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톰 행크스가 주연한 영화 ‘터미널’에 영감을 준 메헤란 카리미 나세리가 77세를 일기로 파리공항 터미널에서 숨졌다.

12일(현지시간) AFP 통신은 이날 이란인 메흐란 카리미 나세리가 샤를 드골공항 2F 터미널에서 자연사했다고 보도했다. 사인은 심장마비다.

나세리는 1988년 8월부터 2006년 7월까지 공항 출국장에 거주했다. 이란 출신으로 알려진 그가 이역만리 파리의 공항에서 살게 된 이유에 대한 근거는 그가 한 말 외엔 남은 게 없다. 생전 그는 자신이 이란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1945년 태어난 이란인이며, 1970년대 이란의 왕정 반대 운동을 하다가 여권 없이 추방됐다고 주장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나세리는 1986년 유엔 난민 기구로부터 난민 지위를 부여받았다. 하지만 벨기에에서 거주하던 나세리는 1988년 영국인인 어머니가 사는 영국에 가던 도중 서류 가방을 도난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국 이민 관리에게 여권을 제시하지 못해 출국했던 프랑스로 돌아가야 했다.

프랑스 당국은 처음에 나세리를 추방하려 했지만 무국적 상태인 그를 어디로 보내야 할지 몰라 공항에 방치했고, 결국 그는 무려 18년간 공항에서 노숙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란은 당초 그를 추방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공항에서 지내는 동안 자신을 '알프레드 경'이라 칭했고, 공항의 작은 플라스틱 벤치가 그의 영역이 되었다. 샤를드골 공항에서는 비공식적인 지원 네트워크가 형성돼 직원들이 그에게 음식과 책, 라디오 등을 제공했으며 의료적 지원도 있었다.

그의 삶은 스필버그 감독을 통해 2004년 '터미널'이란 이름으로 영화화되었다. 톰 행크스가 연기한 주인공은 모국인 가상의 동유럽 국가에서 쿠데타가 일어나는 바람에 서류가 무효화돼 미국에 입국하지 못하면서 뉴욕 존 F 케네디공항에 머무는 것으로 그려진다. 제작사 드림웍스는 나세리에게 판권으로 수십만 달러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세리는 프랑스 보호시설과 호텔을 전전하다가 숨지기 몇 주 전 다시 공항에 돌아왔고 사망 후 그에게서 수천 유로(수백만원)의 현금이 발견됐다.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전 세계의 누리꾼들은 댓글로 추모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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